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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학 SF가 아이디어와 창의력의 보고보단 페1미니즘을 버무린 리얼리즘의 현장이 되어버렸다는건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긴하지만
그래도 나름 작품으로서의 의미만큼은 조금이나마 챙겨줄줄 알고 샀던 수상작품집
대체 내가 왜 너희보다 잘 쓴 해외작가들이 몇십년도 전에 써놓고 그려놓은 주제를 그대로 옮겨적은 글을 돈 주고 읽고
그 작품들에 비해 주제 의식의 깊이도 얕으면서 니네 하고 싶은 말만 집어넣은 소설을 읽어야하는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읽어봤었던 기억이 남
근데 그때는 무슨 생각을 하면서 읽었는지 기억이 안나서 옛날에 적어놓은 메모를 읽어봤는데
루나: 왜 대상일까
김혜윤: 왜 우수상일까
김쿠만: 읽을만했다
김필산: 소설 참 잘쓴다. 왜 가작일까
성수나: 애매하게 재미없다
이멍: 이런 씨발
성수나의 평가가 그래도 괜찮다로 바뀐것을 제외하면 지금 감상이랑 정확히 똑같았음 ㅋㅋㅋㅋ
일단 일차적으로 장르소설이 지녀야할 재미가 없다는걸 지적하고 싶음
소설을 왜 읽냐고 물어보면 여러 대답이 있겠지만 결국 재미를 기대하고서 읽는 것이라고 생각함. 참신함과 전문성, 주제의식. 재미만 있다면 다 필요 없다. 근데 나는 이 친구들이 노벨피아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저능아 버튜버 나데나데물보다 재밌는 점을 단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다.
특히 두 작품이 빛나는데, 이멍의 <후루룩 짭짭 맛있는>과 대상이랍시고 내놓은 서윤빈의 <루나>
루나는 이게 대상감이 맞는지 아닌지 정말로 긴가민가하다 못해 어이가 없었지만 일단 반전 덕에 흥미는 돌았으니 넘어가고
욕을 갈겨놓았던 이멍의 작품은 문장으로 소개를 대신하겠다.
'국수라면 몰라도 곱창을 후루룩 먹지는 않죠. 내가 왜 그렇게 말했을까요.'
'나는 후루룩 먹는다는 말이 듣기 좋은데요. 양희씨라면 정말 후루룩 먹을 것 같아요.' 이정도 수준의 문장만으로 쓰여진 작품이다. 정말 아름답다. 너무 재밌다.
씨발 이게 이념으로 상을 주는게 아니면 뭐냐고 대체 이런걸 처올리고 앉아있는게
이게 순수하게 장르소설로써 재미를 지닐 수 있었던 작품인지 진짜 의문임
돈을 낸 이상 잘 쓴 글을 보고 싶고, 그 작품이 상을 수상하기까지 했다면 기대가 커지는게 당연한거라고 생각하는데
이 작가들은 내 기대를 정말로 산산조각 내주었음..
주제나 필력에 관해 길게 이야기하자고 해도 답도 없는게 <루나>, <블랙박스의 인터뷰>, <후루룩 짭짭 맛있는> 여섯 작품 중 세 작품이 이념에 물들어있거나 그냥 글을 못씀. 강하게 말하면 재미가 없어서 이념에 의존하는 수준일정도로 재미가 없음
칭찬할 작품들이 아예 없냐고 물어보면 그건 아니긴함. 김쿠만의 <옛날 옛적 판교에서는>은 읽으면서 작품에 향수란 주제가 조금은 녹아들어있다는 생각이 들어 좀 쓰는구나.. 하며 끔찍했던 기분을 좀 누그려트려주는 작품이였음
근데 이번엔 책 뒷켠에 써있던 김보영의 평론 때문에 화가 났던게, '현실감 넘치는 게임 개발 현장 묘사와 창작 AI에 대한 통찰이 발군인 소설.' 도저히 눈에 들어오지도 않던 두 주제가 이 작품이 가작에 오른 이유가 되어있었음..
내가 달리 읽은걸수도 있지만 정말 눈에 들어오지도 않던 이야기였는데, 이게 수상 이유라.. 혹시?
그래도 딱 한명 욕할거리 하나 없이 재밌었던 작가가 있었는데, <책이 된 남자>의 김필산. 위의 평가들과 정반대로 이념도 싹 빼고 재능도 넘치는 작가라고 생각함
개인적으론 하드 SF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중세 시대로 넘어가서 그려내는 하드 SF 특유의 깊은 통찰과 불멸에 관한 해석, 단편임에도 살아있는 인물들 덕분에 아주아주 재밌게 읽을수 있었음. 이게 내가 원하던 참된 과문상 작가가 아닌가 싶은데 끝나고 보니 가작이였음
루나를 대상 주고 이 작품을 가작줬다. 한국과문상이 썩어있다는걸 방증해준다고 생각함. 책이 된 남자가 여기서 대상감이 아니였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읽었으니 잠깐이나마 평가를 남겨보자면
서윤빈의 <루나>
우주해녀라는 소재에서 유추할 수 있을 그 맛. 반전이 있으나 전체적인 소설의 재미가 없음..
김혜윤의 <블랙박스와의 인터뷰>
주제도 어디서 봤고 글도 어디서 본 느낌. 제목인 블랙박스는 주제의 반복을 의미하는걸까?
김쿠만의 <옛날 옛적 판교에서는>
SF에서 향수라는 주제를 다뤄줘서 그 덕에 흥미로웠음. 다만 작품 자체가 재밌었냐고 물어보면 그닥..
김필산의 <책이 된 남자>
역사에 SF를 섞어 흥미를 챙기고, 주제와 문장으로 재미를 챙긴 이 작품 하나의 값어치가 6천원이였다면 기꺼이 지불할만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괜찮은 작품이였음. 다른 겉절이들은 이거 읽고 반성 좀 했으면 좋겠음
성수나의 <신께서는 아이들을>
글 자체는 괜찮았는데 SF..? 잘 모르겠음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함
이멍의 <후루룩 짭짭 맛있는>
만약 자기가 출판소설 SF를 읽고 싶다면 레이 브레드버리의 <화씨 451>이나 그의 단편선, 혹은 PKD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나 마찬가지로 그 단편선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테드창도 좋고 아시모프도 좋고 솔 켐벨도 좋고 다 좋다. 이 사람들의 작품들은 전부 돈을 낼 가치가 있는 작품들이라 생각하고 취향에 안맞더라도 최소한 도서관에 가서 빌리는 노력을 할 가치는 차고 넘치는 작품들이라 생각함.
다시 생각해도 김필산이 아니었다면 진짜 단편집을 태워버렸을지도 모르겠네..
해외 sf 작가 중에도 이런 성향이 많나? 삼체랑 필립딕만 읽어서 모르겠음
성향이 많다기보단 주제가 그쪽이랑 비슷한 느낌?
소신발언)) 2022가 한과상 중에서 젤 수준높다
근데 솔 켐밸은 축구선수 아닌가…?
@ㅅㄱㅅㄱ 아 나 왜 솔켐벨이라고 적었지 ㅋㅋㅋㅋㅋ 존 켐벨임
사실 김필산 뽑아서 밸런스 맞춘 거임
@창궁 김필산 중편 6천원이면 납득가능 진짜
@PKD 2023도 2024도 서사와 재미to는 있는데 김필산 같이 하드한 건 아닌지라...
한국과학문학상 걸러라. 이거 걍 젊작상이랑 동급임
이후로는 집어본적없음 너무 실망해서
ㄷㄷ 상대적 선녀 김쿠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