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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후반 30년대 초반에 걸쳐 진행된 꿈 분석 세미나를 글로 옮긴 책이고
대상은 융이 분석했던 한 환자의 사례가 됨
그 남자는 40대였나? 건실하게 성공한 사업가이고, 건강염려증이 있고, 아내와의 사이가 소원한데
무의식적으로 섹스, 성에 관한 문제를 겪고 있었고, 때문에 일탈도 해보았지만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음
그래서 취미삼아 신비학 등에 빠져살다가 심리학, 칼 융까지 찾아오게 된 사례임
수년 동안 주기적으로 내담을 하면서 그 남자가 꾼 꿈을 통해 그의 무의식적 문제를 해결했던 과정을
이 세미나에서 연구 및 해설의 사례로 쓴 것임
꿈 분석, 꿈 해석이 사실상 1,2권으로 분권된 형태로 나와있고
세미나가 중간에 끊긴 걸 보니까 환상 분석, 환상 해석 시리즈까지 세미나 내용에 포함인가 봄
융은 읽을 때 마다 재밌음
꿈을 분석하고 해설할 때 연상 작용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데
하나의 문제에 대해 종잡을 수 없을만큼 빠르고 갑작스럽게 카테고리를 바꿔가며 해설을 전개함
그래서 갑자기 왜 이런 흐름으로? 라고 당황하는 순간, 연상에 의한 설득력 덕분에
그 서로다른 카테고리가 같은 문제를 다루기 위함이란 걸 알게 됨
그렇게 돌고 돌다 어느 한 지점을 딱 맞추면
어느새 그가 던진 아이디어에 공감하고 동의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됨
융은 이 과정을 꿈, 신화, 종교, 개인의 삶, 사회적 통념, 언어, 문화, 예술, 과학 등 정말 온갖 분야를 넘나들며 진행하고
폭 넓은 분석을 진행하다가도 혼자의 독단에 빠지지 않기 위해 그 흐름의 틀을 꿈 자체와 환자 스스로 열어가는 연상 작용으로 국한 시킴.
그래서 최종적으로 해석은 정확히 한 지점을 가리키며 끝나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이해를 통해 환자는 무의식적 변화를 겪고 그게 다음 번 꿈으로 나타남.
이걸 계속 반복하며 환자 스스로 문제와 해결책을 깨닫게 하는 것이 융의 치료법.
역자분이 쓰셨는지 누가 쓰셨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융 기본저작집 1권 서문에 "융의 글은 독수리처럼 하늘을 뱅글뱅글 돌다 갑자기 먹잇감에 발톱을 팍 꼽아 낚아채는 느낌이다" 라고 쓰신 게 기억남
너무 매력적인 사상가임
개인적으로 융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 연상 기법이 굉장히 훌륭한 아이디어 전개법이라는 점도 있음 ㅎㅎ
예전에 독갤 감상문 쓸 때도 많이 애용했고 지금도 내 사고에는 이 기법의 영향이 남아있음
그리고 어느 명제나 사고방식에 대해 뒤집어서 제시하기를 즐기는 것도
융의 매력이자 내 사고에 큰 도움이 됐던 부분 중 하나임
(이 점에서 융은 프로이트를 비판하는데
프로이트는 도식을 정해놓고 기계적으로 꿈을 해석하며, 연상 기법도 무절제하게 쓰는 경향이 있다는 것)
"우리는 모든 역사의 여명기에, 문명의 시작에 인간이 한 가지 기능을 집단 무의식으로부터 처음으로 떼어놓은 때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말하자면, 인간이 무의식적이었던 정신의 일부를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이용하는 데 성공한 순간이 있었다는 뜻이다."
알고리즘이 맞춤형 배급을 넣어주면서 의식이 알고리즘에 갇혀버리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요즘
과거의 시대가 저물고 A.I 알고리즘 시대에 들어선 우리는 또 어떤 무의식적 기능을 분화시켜야 할까?
라는 고민을 하게 됨
"그들이 춤을 추는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그것은 현대적 도시에서 벌어지는 놀라운 일이다.
이런 것들은 정신과 의식보다 앞서 기원한다. 처음에 행위가 있고,
행위가 있은 뒤에야 사람들은 그것에 관한 의견 또는 교리를,
자신들이 하고 있는 행동에 대한 설명을 날조한다."
현대인, 깨어있고 합리적인 인간을 자처하는 우리들..
이제껏 우리 스스로도 이유를 모른 채 반복해왔던 어떤 행위들, 혹은 인식들이
이제는 설명되어야 하고, 의식적 기능으로써 분화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개인적으로는 영성이라는 단어를 종교인들의 개념이나, 한 때 흘러갔던 유행적 사상에 국한시킬 수 없게 된 것 같고
의식 또한 유물론이나 형이상학이 아닌, 아예 새로운 관점에서 탐구될 필요가 있는 것 같음
대가리 깨서 기절시키면 의식이 사라졌으니까 의식은 없는겁니노~ 하는 개짜친 논리 보다
차라리 메타 인지의 단계들이 하나로 정렬 될 때 그 중심에서 초첨 맞춰진 무언가가 바로 의식이라는 설명이 나에겐 더 매력적이고 실용적이다
만약 영성 혹은 무아, 혹은 다른 어떤 인간 정신의 상태가 의식의 단계로 분화될 수 있다면
융이 늘 지적해왔던 삼위일체라는 상징 구조에 빠져있는 네번째 기능이 새롭게 도입될 수 있으리라 생각함
알고리즘에서 깨어나느냐, 알고리즘 안에서 꿈을 꾸느냐
인류는 그 갈림길에 서있을 지도
그리스도를 평범한 인간이라고 가정했을 때,
"그리스도는 인간의 향상을 위해 노력하면서 정신의 자유를 이루었던 인간이라는 사실이 확인된다.
그는 의식의 확대와 인간들 사이의 보다 훌륭한 이해, 보다 큰 사랑과 보다 넓은 인식을 원했던 인간이었다."
라는 융의 말이 인상 깊음
"그런데 교회가 그런 가르침을 갖고 한 것을 보라!"
ㅋㅋ
칼융 개추 - dc App
너 리뷰를 아주 매력적으로 하는구나...
융이 매력적이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