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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 있는 것부터 골라 읽어서 현재 <시를 쓰는 소년>과 <온나가타> 두 편 읽음. 의외로 격렬하거나 자폐적인 글은 아니었음. 독갤에서 갤주를 처음 접했고, 글을 읽기 앞서 그의 기이한(?) 삶을 알았기에 글도 그럴 줄 알았거든. 예전에 앞부분만 찍먹해본 <금각사>가 그런 분위기의 소설이기도 했고.
그러나 이 두 소설은 내가 예상했던 내용을 다 피해 감. 물론 미시마 답게 두 소설 다 현실로부터 도피해 예술과 타인에게 자신의 환상을 투영해서 사는 인물이 주인공이긴 함. 그런데 그들은 각자 어떤 사건을 계기로 주변인의 이면을 목격하게 됨. 그 이면은 주인공의 이상과는 먼, 하지만 지극히 인간다운 모습이었음. 이로인해 주인공은 환멸을 경험함. 그렇게 꿈에서 깨어났고 상심하나, 동시에 주인공의 내면에 변화가 움트며 희망의 여지를 주고 끝남. 이런 식으로 글을 마무리함으로써 독자가 주인공의 앞날을 상상하게 함.
그런데 미시마의 삶은 알다시피... 음... 두 소설을 다 읽자마자 자연스럽게 소설의 엔딩을 미시마의 최후와 비교하게 되었음. 뭐랄까. 이런 소설을 쓴 사람이 끝까지 극단주의에 매달린 게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함.
별개로 추상적인 관념을 글로 형상화하는 능력은 참 탁월하다는 인상을 받음. 단순히 머리에 둥둥 떠다니는 이미지들을 글로 옮기는데 그치지 않고 미문으로 적어낸 것도. 과연 남들을 배 아프게 하고 표절하게 만드는 재능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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