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현, <상냥한 폭력의 시대>
정이현. 나에게는 첫사랑 같은 작가다. 제일 좋아하는 작가를 꼽으라고 하면 생각할 것도 없이 정이현이다. <삼풍백화점>을 읽고 처음 한국 소설의 맛을 알게 되었다. 이후 그녀의 작품이 나오는대로 소설이건 수필이건 가리지 않고 다 읽었다.
정이현의 신작이 오랜만에 나왔다. 그 동안 발표했던 단편들을 모은 소설집이 나온 것이다. <상냥한 폭력의 시대>를 예약해서 구입했다. 선착순으로 친필 사인을 해서 준다고 했기 때문이다. 표지 안쪽에는 '지금, 여기, 함께 / 2016 가을 / 정이현'이라고 예쁘게 쓰여 있었다. (나중에 인터넷을 하다보니, '지금, 여기, 우리'라는 젝스키스의 노래가 있다고 해서, 혹시 정이현은 사실 젝키의 팬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런데 책을 받고 나서 다시 교보문고에 들어가보니, 이제는 사인본+노트인지, 연필인지 사은품까지 준다고 한다. 내가 살 때는 이벤트가 하나 뿐이었는데, 지금은 이벤트가 네 개나 달려 있다. ㅜㅜ 그래도 나는 일찍 구매해서 사인본 받을 수 있었다고 스스로 위로하고 있다.
책 표지가 보들보들하다. 처음 보는 책표지인데, 감촉이 너무 좋다. 보들보들하지만, 어쩐지 상처받기 쉬운, 책 내용과 잘 어울리는 재질이다. 하늘색 표지를 두르고 있는 분홍색 띠지에는 '도시기록자 정이현, 9년 만의 새 소설집!'이라고 쓰여 있었다. 아래에는 작게, "예의 바른 악수를 위해 손을 잡았다 놓으면 손가락이 칼날에 쓱 베여 있다. 상처의 모양을 물끄러미 들여다보다가 누구든 자신의 칼을 생각하게 된다." 라는 작가의 말이 발췌되어 있다. 정이현만이 발견할 수 있는 감각이 아닐까 한다.
책의 제목이 글 모음의 주제를 말해준다. '상냥한 폭력의 시대'라고. 작가가 지은 제목이라기 보다는 어쩐지 소설집을 읽고 난 평론가가 지은 제목처럼 느껴진다. 오랜만에 나오는 단편집이고, 세 편은 이미 문학잡지나 다른 책에서 읽은 글이다. '영영, 여름', 밤의 대관람차', '서랍 속의 집'이 그것이다. '영영, 여름'이 신선했다.
9년만에 나온 글들은 정이현의 세월 역시 9년이 지났음을 알게해준다. (그런데도 정이현의 미모는 여전히 소녀 같다) 결혼을 앞둔 20대 말~30대 초의 여성의 이야기는 어느 새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30~40대 중산층 여성의 이야기로 바뀌어 있다. '안나'는 20년이 지난 '삼풍백화점' 같았다. 두 글의 구조가 꽤 유사하다. 원래는 그냥 얼굴 정도만 아는 사이였지만, 몇 년만에 우연히 다시 만나 어느 새 마음을 털어놓을 만큼 가까운 사이가 되어버린 서로 다른 형편의 두 여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화려한 백화점과 고급 영어유치원은 결국 무너져버리고 말 '유리의 성'이다. '삼풍백화점'이 정이현의 자전소설이었듯, '안나' 역시도 그녀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자전소설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서 나오기를 기다린다, 정이현의 다음 장편이. (개인적으로 <너는 모른다>, <안녕, 내 모든 것>을 좋아한다)
정이현은 평타이상은 침
제목이 마음에 든다
저번에 문예수업 들은적이 있는데 여자소설가 왓따는 하성란이란 소리들ㅅ은적 있음 그걸 잘 이어받은 작가가 정이현 흠 근데 정이현 요즘 작품활동 안하지 않납? - dc App
삼풍백화점 읽고 끝내준다 싶어서 정이현 소설 좀 읽어보려 했는데 남자가 읽기엔 좀 그렇더만. 그리고 비슷비슷한 정서와 캐릭터를 재생산한다는 느낌
정이현 소설엔 한국 여자소설가들 특유의 빈티, 궁기, 피해자의식이 없다는 것과 문장이 명료하고 잘 읽힌다는 건 훌륭하고
김애란하고 정이현은 그림자의 색깔이 많이 다르지.
정이현 좋아하는 갤러들 많네. 나는 낭만적 사랑과 사회만 읽고 별로라고 생각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