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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산. 또 산. 이어간 산줄기와 굽이치는 골짜구니. 영겁의 정적.


멀리서 보면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이 골짜구니가 마치 푸른 모포를 드리운 것 같이 부드러운 빛깔로 보였다.


그러나 골짜구니를 뒤덮고 있는 관목의 가지와 잎사귀에 가리어, 험한 바위가 짐승처럼 엎드리고, 담그면 손목이 끊길 것 같은 차디찬 냇물이 그 밑을 흐르고 있었다.


- 『소드 아트 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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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나이가 그 기준이 되지만, 우리 삶의 어떤 부분을 가리켜 특히 그걸 꽃다운 시절이라든가 하는 식으로 표현하는 수가 있다. 그러나 세상 일이 항상 그렇듯, 꽃답다는 것은 한번 그늘지고 시들기 시작하면 그만큼 더 처참하고 황폐하기 마련이다.


- 『역시 내 청춘 러브코미디는 잘못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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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굵지만 어둔한 그리고 귀에 익지 않은 음성이 대문을 들어섰을 때, 내게는 문득, 검고 차디차고 눅눅한 땀만 흘리며 보낸 지난 몇 달이 그 소리가 나는 순간에 종지부를 찍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종지부가 아니면 적어도 휴지부쯤은 틀림없었다.


-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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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폭은 이 며칠 동안 조금도 메워지지 못한 채 넓게 나를 압도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돌아가버린 화실은 조용해져 있었다. 나는 새 담배에 불을 붙였다.


- 『나는 친구가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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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코를 흘리고 다녔다. 콧물이 아니라 누렇고 차진 코여서 훌쩍거려도 잘 들어가지 않았다. 나만 아니라 그때 아이들은 다들 그랬다. 어른들이 아이들을 싸잡아서 코흘리개라고 부른 것만 봐도 알 수가 있다. 여북해야 내가 엄마가 되고 나서 내 아이들에 대해 제일 이상하게 생각한 것은, 감기가 들지 않고는 절대로 코를 안 흘린다는 것이었다.


-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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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꿈이었을까.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어쨌든 악몽이었던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늘 깨고 보면 잊어버리는 일상의 꿈일 뿐이었다.


꿈속에서 그는 이것이 분명 꿈이라는 것을 이미 알아차리고 있었다. 그래서 이건 어차피 꿈이니 마음 편하게 먹자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었다. 심장이 뛰고 필사적으로 짓누르는 꿈의 무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그는 몸을 비틀었다.


-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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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그곳을 사막이라고 하고 자기들을 불시착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어떻게 내가 그 불시착한 사람들 틈에 끼어 그 사막에서 살게 되었는지 이건 대단히 중요한 일이란 생각이 들면서도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사람은 어디엔간 있어야 하는 법이다. 에스키모는 북극의 설원에 있어야 하고, 인디언은 아마존의 유역에 있어야 하고, 틴디가는 탕가니카의 밀림 속에 있어야 한다. 이들에 비하면 그 사막 속의 나의 존재는 필연성이 훨씬 덜한 것 같지만 인생이란 일조(一潮), 깨어보니 하룻밤 사이에 천하의 명성을 차지한 바이런 같은 경우가 있고 이렇게 나처럼 불시착한 무리들 틈에 끼어 있는 자신을 어느 날 돌연 발견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 『책벌레의 하극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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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 한 마리가 떨어지는 것도 섭리라고 한다. 그럴지도 모른다. 상징적 의미에서가 아니라 실제로 그럴지 모른다는 얘기다.


만일 사람의 눈에 뜨이는 길바닥에 떨어지게 된 참새 한 마리가 풀숲에 떨어지게 된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될까? 당신은 말할 것인가--"까짓것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나겠소?"라고? 만일 참새 한 마리가 딴 곳에 떨어지는 문제가 아니고, 국왕의 목을 겨눈 자객의 칼날이 한 자 옆으로 비끼어 떨어지는 문제라면?


- 『86 -에이티 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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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솔이 부락으로 뚫어나간 긔내를 따라 개울녘 둔치에 들어선 미루나무 잎새들이 반짝거리고 볶이며 내뿜는 훈김에도, 파슬파슬하게 타들어 간 물길 옆의 갈밭에서는 빈 차 지나간 장길처럼 익은 흙이 일었다.


전부터 묵힐 땅은 있어도 놀릴 터는 없다던 동네를 놀미라고 일렀으니, 사람 곯리느라고 그새 소나기 한 죽만 있었더라도 봄것 거둔 터에 뒷그루로 푸성가리를 부쳐, 벌써 여러 뭇 솎아 가용푼이나 해 썼을 거였다. 그러나 못자리 버무리며 무살미하기 앞서, 그나마 날포를 못 넘기며 긋던 가랑비만 서너 물 한 뒤, 보리누름해서부터 입때껏 구름마저 드물었으니, 일 반찬 하게 열무라도 삐어본다고, 아무리 씨앗을 배게 부어도 푸서리 틈에 개똥참외 움나듯 씨 서는 게 드물어, 아예 한갓지게 버림치로 돌려 묵정이 만들고, 그 위에 호랑이 새끼쳐도 모르게 깃고 욱은 바랭이 개비름 따위나 베어다가 돼지 참 주는 집만 해도 여러 가구였다. 그럼에도 밭 놀리기를 남우세스러워하던 사람은 없었다. 버린 자리로 몰라라 했다가 칠석물이라도 비치면 그때 가서 갈아엎고 김장이나 갈리라고 미뤄두었던 것이다.


- 『늑대와 향신료』











며칠 전에 만들어봤는데 조금 이상한 것 같아서 세 개 정도만 바꿔봤음..

아 근데 다시 하고 있으니까 현타 씨게 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