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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시마 유코-<빛의 영역>, 서지은 옮김, 마르코폴로를 읽었다.

주인공 ‘나’는 딸을 홀로 키우며 남편과 이혼을 하고 싶어하는 여성으로 설정된다. 작중에 혼자서 오롯이 딸을 키우며 이런 저런 고초를 겪는 부분이 잘 묘사돼 있다. ‘나‘는 딸만 보고 자신을 바라 보지 않는 남편에 실망해 이혼을 결심한 것으로 사료된다. 반대로 ’나‘도 딸만 생각하고 남편은 생각하게 되지 않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늦잠을 자게 돼, 직장에 늦게 출근하는 일이 잦고, 딸을 유치원에 제 시간에 맞춰 보내는 것을 잘 하지 못한다. 이 작품에는 ‘빛’과 ‘꿈’에 대한 묘사가 많다.

1. 빛
빛이 이 작품에서는 긍정적인 의미로 쓰이지는 않은 듯하다. 주인공의 부정적인 심리, 상태, 상황이 돋보일 때라던지, 다른 등장인물들과 갈등을 겪을 때 주인공은 빛을 지긋이 바라본다. 아직 밤이 오지 않은 저녁 노을, 창틀로 비추어지는 밝은 빛... 남편과 별거를 시작하고 나서 늘 ’나‘와 딸과 가까이 자리해 있는 빛은, 남편과의 이혼이 법적으로 완료되고 ’나‘가 빛이 들지 않는 집으로 새로이 이사를 가면서 멀어지게 된다. ’나‘에게서 ’빛‘은 쉽게 멀어질 수 없지만, ‘나’가 반드시 거리를 두고 싶어 하는 대상이다.

2. 꿈
‘나’는 꿈을 많이 꾼다. 꿈에서 ‘나’는 과거에 알고 지냈던 사람들을 여럿 조우한다. 하지만 꿈의 내용은 대다수 어둡고 부정적이다. 작품 속 ‘나’의 보편적인 심리 상태를 간접적으로 드러내주는 장치는 또한 ‘꿈’이 아닐까 한다. 알고 지내던 사람들을 여전히 기억하지만, 그들과의 관계가 썩 좋지는 않았던 ‘나‘...

3. 건강
’나‘와 딸, 남편, 그리고 주위의 등장인물들의 몸과 정신건강은 썩 좋지 못하다. 우선 ’나‘는 매우 어두운 심리상태가 기본적이다. 딸은 그런 어머니의 영향을 크게 받아서인지, 기분이 좋았다가 슬펐다가 할 때가 많다. 그리고 보통의, 정상적인 사고를 한다고 생각하기 힘들다. 남편은 ‘나’에 의해 ‘나’와 딸을 자주 보는 것을 거부당해, 어쩌다가 가끔 그들을 보지만, 무언가 지쳐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외에도 조금 비중이 있는 다른 등장인물들도 어딘가 마음이 아픈 구석이 있고, 가라앉아 있는 분위기를 띄고 있다. 그리고 ‘나’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은 이런저런 크고 작은 싸움이 잦다. 그런 분위기에 맞춰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우울하고 한껏 침체된 감성을 띄고 있다.

그리고 이 작품은 장면 전환이 빈번하고, 시점에 대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상황이 잦은데, 그 만큼 엄마 혼자서 어린 딸을 키우는 것에 대한 어려움과 정신 없음을 간접적으로 읽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결혼, 이혼, 그리고 육아... 주인공 ‘나’가 싱글 워킹맘으로서 삶을 헤쳐 나가기에는 벅찬, 녹록지 않은 현실을 잘 읽었다. 쓰시마 유코 작가는 이 책으로 처음 읽었는데, 이 책으로 읽게 돼 만족스럽다. 역자 후기에서는 역자 선생님께서 작품의 ‘나’와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끼고 계신 것 같아 마음이 먹먹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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