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에 거른것까지 포함하면 대략 7~8권쯤 됨 근데 실질적으로 다 읽은 시집은 세권뿐인듯.
물류창고, 우리에게 잠시 신이었던, lo-fi의 세 권은 분명히 다른 시집이고 말하는 주제도 조금씩 다른데, 시인들이 서로 친구인건지 뭔지 읽으면서 자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앞의 두 권은 다 읽었는데 lo-fi는 단어만 바뀌고 시 패턴이 똑같다시피해서 넘 지루해가지고 중간에 덮었다.
나는 잠시 설웁다, 라는 시집도 읽었는데 내 취향은 아니라서 역시 덮었다. 근데 마음에 들었던 부분도 꽤 있어서, 다음에 다시 읽지 않을까 싶음. 다른 시집보다 좀 더 자연의 사물들을 이용한 표현들이 많았고, 어떤 막연한 우울감? 같은 감정을 표현한 점은 앞의 시집들보다 좋았음. 딱 제목에 걸맞는 시집이 아니었을까.
그밖에 읽은 애들은 제목도 기억이 안난다. 시 한두개만 읽고 덮었던 애들임.

이번달에 가장 좋았던 시집은 심보선의 \'오늘은 잘 모르겠어\'였음. 서양시처럼 길고 딱딱한 문어체를 사용하는데, 그러면서도 우리나라의 현대시 정서를 잘 살려서 엄청 고급진 느낌이었다. 이런 스타일은 난 처음이라 무척 인상깊었음. 시집을 읽으면서 떠오른 키워드는 아무래도 \'무의미\'가 아니었을까. 형을 떠올리며 쓴 시지만 정작 실제로 형은 없다든지, 브라운이라는 같은 이름이 있는 상대방이 자기 부모일지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냥 필명이었다든지 하는거. 시의 화자는 어떤 것에 의미를 부여하거나 그 의미를 추측하지만 실제로 그것은 아무것도 아님. 근데 이렇게 무의미한 것을 가지고 어떤 것을 상상하거나 표현하는 것이 바로 문학의 순간이 아닐까 싶음.
8월의 허접한 감상이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