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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했던 내용과는 좀 달랐고 융의 해설에 대해서도 이해 못 함 청년으로 남았지만
융 책 답게 이번에도 상당히 흥미로운 것들을 얻어갈 수 있었음
동시성에 대해 잘 알려진 일화로 황금 풍뎅이 꿈 일화가 있는데
굉장히 합리적인 세계관과 지적 수준을 지니고 있던 여성 환자가 있었음
그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녀 입장에선 비합리적인 무언가를 받아들여야 했는데
그녀가 가진 데카르트적 세계관이 너무 단단했기 때문에 융이 그런 부분을 도저히 침투시키기가 어려웠음
그런데 어느 날은 여자가 고대의 황금 풍뎅이 장식품 꿈을 꿨다고 함
그 꿈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창문 뒤에서 그 풍뎅이와 비슷하게 생긴 풍뎅이가 착 달라붙음
그래서 그 풍뎅이를 잡아다가 이게 당신 스캐럽이군요 하고 건내줬다 함
융이 어떻게 해도 깰 수 없었던 합리적인 세계관이 그 사건으로 인해 깨지고
그녀의 상담도 진척이 생겼고 문제가 해소되었다고 함
이 외에도 하루 동안 물고기와 관련된 5,6가지의 서로 무관한 사건과 인식들을 경험한다던지
우연들이 축적되는 경험적 사건들을 제시하고
과거의 문헌들에서는 이것을 어떻게 설명하고 어떤 식으로 인식했는가를 분석하면서
동시성이라는 개념을 구체화함
좀 미심쩍긴 하지만 인과로 설명하기가 불가능하면서
우연으로 치부할 수도 없는 유의미한 통계적 결과에 대해
기존의 인과적 세계관 바깥에 다른 무언가가 존재함을 긍정해야 한다 지적하고 있고
곧 동시성은 단순히 아직 설명되지 않은 현상에 불과한 게 아니라
인과성에 대응하는 또 하나의 카테고리로써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함
실제로 미시 세계에서는 거시 세계의 인과 법칙이 무너진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인과관계가 제거될 수 있는 영역을 긍정하는데
이는 양자 역학과 거시 세계에서의 우연성을 물리학적으로 연결지으려는 의도가 아니라
우연의 축적이라는 경험적 현상 앞에서 인과 관계 라는 게 절대 법칙이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기 위함임
즉 융은 동시성이라는 현상을 물리학이 아니라 심리학으로
정신이 이 현상을 어떻게 인식하는 것이고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느냐를 설명하려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물리학의 인과성이 제거되는 것이지
그런 우연의 일치와 축적이 일어나는 원인을 물질 세계에서 찾으려는 게 아님
여러모로 흥미로운 논의들이 많았지만
본인 스스로가 이 책이 동시성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려는 시도에 국한될 뿐임을 인정하고 있고
증명하는 것이 아님을 고백하고 있음
왜냐면 우연의 일치의 축적이라는 현상 자체가 관측하기도 계량해서 실험하기도 어려운 영역이기 때문이고
현대인들에게 인과가 제거된 질서라는 것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임
그래서 자신 또한 오직 경험적인 기반이 있을 뿐이며 이것을 검증해보려는 시도, 제시해보려는 시도라고 이해해야 한다고 함
하지만 정신과 심리, 인식의 관점에서
물리학이 하나의 부분으로 범주화될 때
인과성에 대응하는 동시성이라는 범주가 존재할 수 있고 존재해야 한다는 지적은 옳아 보임
이제 융은 잠시 미뤄두고 SF 명예의 전당 2권 들어간다
오 흥미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