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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부터 존재했던 보드게임 배틀테크 시리즈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소설 시리즈. 배틀테크라고 하면 대부분 모르겠고, "멕워리어 시리즈" 라고 하면 아는 사람이 그나마 좀 있을지도 모르겠음. PC게임 쪽으로도 상당히 전개를 하다가 요새는 간신히 명백만 유지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기본적으로 31세기에 로봇이 전장의 주역이 되는 세계관을 기초로 한 시리즈다. 이하 평가는 어쨌든 '게임 소설'이란 범위 내에서의 평가.
그레이 데스 리전 시리즈는 80년대 중후반에 배틀테크 IP의 소설화의 스타트를 끊은 시리즈인데, 나름 인기를 얻어서 이후 소설화가 계속 진행될 수 있었다. 장점으로는 책을 읽는 사람이 세계관에 대해 알 거라는 가정을 하고 있지 않은 상태라 세계관 내에서 중요한 개념들을 꽤나 꼼꼼히 설명한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설명조로 가는건 아니고, 이야기의 상황과 잘 엮어서 설명하는데 이러한 부분은 상당히 잘 되어 있어서 세계관을 설명하는 소설 시리즈로는 꽤 훌륭하다.
반면 이야기 자체는 그냥 평범한 펄프 픽션. 많은 교육을 받아왔고 재능도 있지만 껄렁하게 살던 주인공이 자신의 가족과 집을 잃고 숨겨진 재능이 각성하여 적들이 일으킨 음모를 전복하고 탄압을 막아내면서 자신의 용병단을 키워간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음. 수많은 재밌을거 같은 복선이나 언급을 해 놓고 제대로 쓰지도 않고 날려 버리기도 하고, 묘사가 어려울거 같으면 그냥 중요한 내용을 스킵해 버리거나, 3권 내내 동일한 이야기 흐름을 반복한다던가 이런 점은 역시나 그냥 평범한 장르 문학이라고 느끼게 함.
굳이 따지자면 2>=1>3권 순으로 재밌었다. 2권 초반에 대기권 진입중에 벌이는 전투씬은 꽤 몰입해서 볼만했고, 1권은 세세하게 전투 묘사를 하는 점이 좋았다. 3권은 세계관적으로는 중요한 사건을 다루지만 내용은 구멍이 참 많았음.
그 외에... 80년대의 미국식 바이브가 강한 점은 그냥 특징적으로 재밌었음. 국가중에 일본이 컨셉인 국가가 있는데 점령지역을 학대하거나 음모를 꾸미고 뒷통수를 치고 그러면서도 자기들은 자신만의 기준 내에서 강직하게 살아가는 분위기로 표현하는데, 너무나 80년대식 미국 대중 매체의 일본 표현이랑 비슷해서 지금 보면 좀 코믹할 정도다. 초반엔 완전 악역으로만 나오다가, 중후반 가면 어느정도 아군으로서의 비중을 주는 것 역시 80년대스러웠음.
이 책들 이후로는 한국에서는 그나마 워크래프트 소설 등으로 알려진 스택폴 등이 쓴 Warrior 시리즈 나왔고, 이야기는 훨씬 더 유려하단 평가를 받는다. 그리고 장르문학에서도 상당히 괜찮은 급에 속한단 언급이 있는 Wolves on the Border 같은 책도 있다. 하지만 아무튼 이 시리즈가 없었으면 세계관적인 기반을 쌓기는 어려웠을거란 점에서 시리즈 내에선 상당히 중요한 트릴로지.
하지만 배틀테크 세계관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도 않기도 하고.. 게임 소설로서는 워해머나 D&D(이쪽은 드리즈트 사가가 6권까지 국내 발매된적이 있음)가 더 유명할 듯. 80년대 미국 바이브가 강한 게임 소설을 읽어보고 싶다, 내용은 쉬웠으면 좋겠다, 영어로 읽어보고 싶다, 라는 매우 제한적인 조건 내에서라면 추천해볼만 하겠네.
아.. 어릴 때 맥워리어 게임 해봤어요!! 이게 보드게임 기반인지는 또 소설도 있는지는 몰랐네요.
워크나 스타 소설은 읽어봤고 요즘엔 헤일로 시리즈가 망해서인지 워해머 40k가 영향이 커지는 것 같아보이더라구요 지인 중에선 d&d를 많이 하는데 TRPG에서 정말 유명해서 소설보다도 더 친숙한 거 같아요.ㅋㅋㅋ
워해머 소설은 팬들이 자가번역하는경우도 많다고 해서 좀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