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천의 작품 중 엔트로피를 번역할 적에 항상 "무질서도"라는 표현에 긁혀왔음.
'평형에 도달하기 위해 질주하고 결국 평형에 도달한 것이면 완벽한 질서로의 회귀아닌가?'
하는 그런 망상, 혹은 그런 느낌의 생각.
근데 재수하고 생각해보니까 무질서도란 표현이 오히려 정확할 수도 있을 것 같음.(필자는 화학 2 선택자임)
화학반응에서 평형은 부동적이고 질서적인 평형이 아님. 오히려 도달 불가능한 지향점을 향해 투쟁하는 입자들의 교착 상태임.
그런 의미에서 아귀도를 그리는 무질서한 입자들은 진정한 의미로 무질서하게 향하는 것이 아닐까.
반응 초기에는 하나의 지향점을 향하여 질서있게 반응하다 결국 두 반응속도가 일정해져 무질서한 평형에 다다르는 비극적 운명을 맞게 되기에,
무질서도 라는 표현을 쓰는, 그런 매력적인 번역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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