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즈베리 안단테
그녀는 느리게 돌길을 걷는다
느리게 가는 시계와 초점이 돌아가는 전광판 그리고 좁은 골목을 지나,
찢어진 앞치마를 두른 사람이 쳐다보는 가운데
굉장히 느린 인사와
루틴한 날짜의 의례적인 대답이 오고간다
"타협하는 사람은 멋이 없다"는 그러한 대답
문득 뇌리를 스친,
라즈베리가 올려진 핫케이크
그녀는 굉장히 느린 호흡을 하는 여자였다
"여자는 일을 해야하지요?"
"네 하지만 아무 일은 해선 안되죠"
누군가가 화려한 저녁을 만드는 냄새가 났다
손과 발
회색의 건축물들이 나를 둘러싸고, 나는 그것을 바라본다
나를 부정하는 것은 오로지 투명한 뮤즈
뮤즈는 나의 발을 닦고 그것으로 일어서려 하고
검은 것의 활자에 일으켜진 것은 무(無)
그것은 지나갔던 과오를 생각나게 하고
잊혀졌던 그런 것은 투명한 뮤즈
거대한 건축물, 부서지는 뮤즈
사라지는 웃음
나의 얼굴마저 무너지자 나는 눈을 감고
투명하고, 얇아 떠다니는 영감의 신
형용하기 어려운 아름다움과
짙은 얼굴색이 물가에 어리는데
노벨라
짧고 차갑게, 나를 남처럼 대하지 말라는 말
그것은 세계의 종말
아무도 그렇게 이별을 상상하지는 못했고
모든 사람들의 욕정을 두고, 그는 이를 갈면서 말하는데
그때 바이올린 선율 흐르고, 그것은 단순한 호기심
살짝 어지러워하는 나의 동물
박자로 흐르는 선율
그 가운데에
가장 아름다운 단어를 골라, 그것은 들숨과 날숨
나는, 나의 너와 같은 단어들
가슴을 울리는 마음들
눈을 떠보니, 어슴푸레한 새벽이네
벌써 푸른 하늘이 동이 트고
바이올린을 혼자서 연주하는 강아지
지루해 보이네
빈 집
긴 반지
내 머리는 새로운 오일을 발라 깨끗하고
모든 것이 편리한데
발은 차갑고, 방은 깨끗하고,
서투른 나는 옷을 갈아입고
곧 낙엽이 떨어질, 시월의 초인데
노트를 펴고, 무언가를 쓰는데
침묵
나는 그것을 보았다. 오백평의 논. 들은 푸르고 벼가 자라고 나는 길을 걷고 있다. 진흙은 발에 들러 붙고 우거지는 새는 없다. 그리고 그는 땅을 바라보고 있다. 그 사람이 꿈결에 문리버를 불러 준 날 밤이 지나 간 후, 나는 타자판을 바라보면서 성질을 냈고, 그렇게 풍족한 삶을 그렇게 핑계되어야만 했다. 타자판이 없으면 어쩔 수가 없어, 빌어먹고 사는 인생을 구차하게 여기면서, 그렇게 나는. 빌어먹을, 쇳소리를 내는데
그는 나에게 눈을 반짝이면서 다가왔다. 왜 눈을 반짝였나요
어젯밤 꿈에요, 나를 봤나요
그래서 나는 다가가 입을 맞추고
날은 비추고 우리는 쳐다보지 않았다
협곡 1
오백가지의 바람을 바라보다,
푸르고 묽게 불어오는 바람 무심히 몰아치네
암흑의 소리가 그렇게 나를 뒤덮으면
주파음이 울리고, 나는 초원을 걷는데
여자의 걸음은 늘어지고, '또 찾아와' 라는 목소리
목을 아프게 하는 오래된 송신기
나의 손에는 갓 받아온 커피가 있고
나는 그것을 손쉽게 쥐어버리네
방에는 텔레비전이 켜져있고
그리고 점철된 나의 삶에 비추는 당신의 모습들
나는 그것들을 바라본다, 그리고 도난하고
나는 관대한 사람
언제나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사람
거리를 걷는다, 어딜가나 그곳은 회색
넓은 평야가 보이고, 양떼가, 풀을 짧게한다
동물들은 뜬 눈을 하고
나는 낡은 도시를 지나간다
협곡 2
바위틈에는 읽혀지지 않은 글자가 있고
주변에는 신을 찬양하는 군단이 있네
배가 고파지지 않고
도로 뱉지 않아도 이상하지 않네
좋은 정취와 무수한 알곡
손으로 그은 항아리를 깨는 사람들
잘게 부서진 조각들이 흙먼지를 내며 사그러지고
사람들은 그에게 신에 관해서 묻는다. 신은 어떻게 신이 되는 거지요? -동물의 가호를 받는게지요, 동물은 어떻게 만들어 내지요? -그것들을 위해 살을 도려내는 것 뿐이죠.
나에게 씌어진 굴레
그리고 나의 찢어진 올가미를 잡은 손
데킬라 샷을 하겠냐던 친구가,
내일로 약속을 미루자고 한다
시야가 흐려지고, 다시 이 편안한 곳에 눕는다
구름
거창한 것
그것은 뜻있는 것이나 의로운 행위
끈으로 그것은 땋아 올려 나의 목을 들어올리고
그렇게 머리를 한쪽으로 묶은 소녀, 거리를 지나가네
무언가가 나를 향해 옭죄는데
지겨워진 삶
점심 때에 먹을거리를 고민하는 삶
음악을 듣는 삶
풀밭을 걸어다니는 것
하지만 구름, 그것은 태양이 작열하면 기류를 타고 올라가고
음악과 영화, 책과 의식
무언가를 응시하는 것과
다시 무언가가 되는 것의 찰나의 간격 사이에
다시 구름은 타고 흘러가고
나는 떠나오는데
안단테 좋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