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좋아하지만 독서를 너무 하는 바람에
사람들과 소통할 유행거리도 없고 말주변도 없어져서
심오하고 본질적인 것들을 탐구한답시고
세상의 아름다움에는 눈을 돌리진 않았나 싶어짐

책에도 물론 세상이 있지만
책에도 다채로움이 있고 소리가 있고 대화가 있지만..

세상은 내면이 아니라 저 밖에 있는데!!
흄은(이 아니라 버클리) 감각이 내면의 반응이라고만 말하고
그렇지만 이 눈과 코와 귀는 책을 읽기 위해서만 만들어졌나? 입은 벙어리로 살게 만들어졌나?
이 멍청한 나는 독서로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세상은 정작 바깥에 있는데 오래된 먼지묻은 기억들을 너무 오래 살펴본건 아닌가 싶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크게 후회할건 없긴 하다..
20대 초반 연애도 안하면서 프랜시스 베이컨의 <신기관>을 보고 경탄을 금치 못한 일을 후회하진 않는다..
인생의 희노애락 옆에서 비록 큰 도움은 못되더라도 공허하지 않게 잔잔히 옆을 지켜준 프루스트의 세상을 보는 관점이라든가.. 여러가지가 있을텐데

그래도 책에 빠져 지난 세월이 문득 어리석게 느껴져서 써봄.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10대때 말이 생각남. "주님, 저에게 절제와 정결을 주십시오ㅡ 하지만 아직은 아닙니다."

강유원의 <책과 세계> 일단 생각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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