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원고는 불타지 않소"
아마 거장과 마르가리타 하면 떠오르는 가장 유명한 문장이 아닐까 싶다. 나도 이 문장 볼려고 이 책을 읽게 되었으니 말이다.
우선 저자인 불가코프의 인생을 간단하게 훑어보자. 러시아 제국 치하의 우크라이나에서 전통적 지식인으로 자란 그는 내전이 터지자 백군에 군의관으로 참여한다. 그리고 이 선택은 이후 그의 창작 인생에 악영향을 미친다. 그의 백군 경력은 이후에 소련의 지식인들이 그를 비판하는데에 큰 영향을 미쳤고, 그의 작품들은 금지 당하게 된다. 그러나 이때 받은 비판은 그가 거장과 마르가리타의 집필에 집중하게 만들어주는데에 중요한 동기가 된다.
일단 이 소설에서 내세우는 주인공은 거장이다. 그러나 책을 읽어보면 사실상 주인공은 볼란드와 빌라도 그리고 마르가리타라고 할 수 있다.
작중에서 모스크바를 누비는 볼란드는 악마이기에 당연히 선역이라 부르기엔 무리가 있다. 그렇다고 단순하게 볼란드를 악역으로 치부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그는 일행과 함께 모스크바를 누비며 당시 소련 사회를 통렬하게 폭로한다. 그리고 마르가리타와 거장이 구1원받게 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빌라도는 거장이 써낸 소설의 주인공이자 예수아를 해방시키고자 하나 권력과 양심 사이에서 헤매이다 영원한 저주를 받게된다.
마르가리타는 거장을 구1원하고자 한다. 그녀는 볼란드를 통해 마녀가 됨으로써 거장을 구1원하고 거장과 함께 영원한 안식을 누리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단순하게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거장과 빌라도는 끝끝내 구1원받긴 했지만 마르가리타는 사랑을 위해 마녀가 되는 것을 택했고, 베즈돔니는 시인을 포기했으며, 매년 한 번씩 발작을 일으키는 신세로 전락해 아내에게서 수면제를 처방받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불가코프는 빌라도가 고통에서 해방되었던것 처럼 자신에게도 고통의 해방을, 거장에게 자신을 투영해 구1원을 그리고 볼란드를 통해 자신을 비판한 지식인들의 위선을 폭로했지만, 베즈돔니를 통해 이것이 완전하지 않음을 알1리며 우리에게 쓸쓸함을 안기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건 우리가 억압과 검열을 잊지 않는다면, 불가코프와 거장과 마르가리타는 빌라도의 이야기처럼, 불타지 않을 것이다.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