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의 아해 시 해석 중에 이상 시를 항일 의지와 그렇지 못한 현실의 좌절과 공포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던데 수필이나 소설 읽어보면 정신분석학적으로 내면으로 파고 들었지 딱히 항일의지 같은 건 없어 보임...
그렇다고 포기나 순응도 아니고 그냥 그 시대에 ‘적응’한 존재 같음.
근대나 서구 문명에 대해서는 긍정적, 과학적 도락을 즐김(언어유희), 사회 현상에 분석적, 폐쇄적으로 몰두해서 개성 획득... 개인에 집중하는 경향과 ‘도시 문명‘ 에 서식/기생하는 생물같은 관점, 시대나 사회상도 일제 시대 특)이라기 보다 보편 문명으로 접근함
-안경을 많이 쓰는 어린이들 / 규격화 된 책가방을 매고 학교 가는 어린이들
-대학병원의 진료 풍경
-교도소 풍경
-신문 사회면에 나온 치정사
-백화점 및 도시 풍경
-공동주택(멘션)의 풍경
등등 .. 100년이 지나도 지금도 그래! 하는 여느 시대의 여느 도시 생물로서의 공감을 할 수 있더라...
아무튼 거진 십수년을 파고 들고 보니 오히려 이상이야 말로 사회현실 시대상에 좌절하는 지식인, 그로 인한 한국문학의 패시미즘에서 제일 자유롭다는 생각이 들었음. 그의 권태나 우울은 그냥 ‘도시 문명’ 자체에서 오는 소외고 또 동화 과정에서의 도태감이라고 봄.
<권태>도 <날개>도 항일을 못해서 걸린 우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항일은 아닌데 식민지 콤플렉스로 분석할 순 있음. 김현이 이상 비평한 적 있는데 내면적인 초점을 맞추면서 이상이 어떻게 내면적 합치(세계와 화해였나 여튼 그런 표현이었던 걸로 기억)를 이루는지 분석함, 동화 황소와 개구리 빼고는 모든 작품에서 그게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이루어짐. 여기서 연장하면 이상의 성정 문제라고만은 여겨질 수 없는 것들이 존재함
이상이 근대를 다룬다고 했을 때 근대 자체가 한국(특히 경성)에선 전혀 다른 의미로 올 수 있기도 하고
이상도 문명의 산물이고, 그 문명도 결국 식민지 현실이 바탕이니 시대상이나 현실에서 완전히 자유롭진 않겠지만 김승옥(419혁명)이나 그런 작가에 비해 그 우울이 시대의 영향이 크진 않은 것 같음... 시 쪽으로는 완전히 초현실 다다이즘으로 자유를 추구했고
확실히 이상이 한국 문학에서 독특한 위치를 보유하는 건 맞고, 고루한 민족주의 담론(애초에 이게 포착할 수 있는 작가가 얼마 없음)으로는 포착되지 않는 재밌는 작가긴 함. 애초에 한국 문학은 우울하다 라는 전제도 어느 정도 한정된 시선이기도 하고...
@ㅇㅇ(219.255) [ ] 근데 모더니즘이 리얼리즘보다 형식주의적이라고 할 때 식민지 모더니즘이 일본 고현학으로부터 형성된 것, 이상의 건축학이 근대 건축물로 유래된 것, 동아시아 특유의 의붓 문화로 형성된 어린 시절 성정, 또 동경 유학에 이르기까지 이야기랑 최후까지도 생각해볼만함. 고유-보편이란 게 워낙 얽혀있어서 풀기 힘든지라
당연함 모더니즘이나 예술지상주의는 인간의 운명같은 보편성을 다루는 문학이지, 특정 시공간이나 시대정신을 다루는 리얼리즘의 특수성하고는 다름
한국은 리얼리즘 문학이 더 발달한 걸까? 한국문학 특유의 우울함-이라고 하는데서 자연히 시대 현실을 떠올라서
@ㅇㅇ(219.255) 상대적으로 그런 편?이지만 꼭 그런 건 아님 김동인이나 김동리는 예술지상주의고 초기 서정주는 탐미주의고 이청준 박상륭은 관념적이고 최인훈 같은 실존주의도 많고
김동리 초기엔 예술지상주의라 해도 나중엔 사회에 적극 개입하고 동화되는 쪽으로 전개되었고 서정주도 그 탐미의 찬양이 친일의 양상을 보였고 이청준은 당신들의 천국만 봐도 소록도라는 한국 특수 사회 현실, 최인훈이야말로 시대 현실에서 제일 괴로워 한 지식인들을 그려왔잖아.... 이상만큼 문학 형식과 개성을 유지한 사람이 없는듯. 물론 박명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