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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된 계기는 나무위키에서 스포당해서이다.
나쓰메 소세키의 묘소에 어떤 씹새끼가
'마음의 등장인물인 K가 살자하고 묻힌 장소'라는걸 적어놔서 내내 찝찝하던 찰나였고, 추리소설을 연타작으로 읽으니 그냥 문학작품이 보고싶어서 마침 마음이라는 작품을 읽게 되었다.
사실 여름에 마쓰야마 여행에 가기전 읽었던 소세키의 '도련님'이 기대 이상으로 너무나 재밌었던지라 기대가 굉장히 컸다.
도련님은 사실상의 성장소설로서의 매력이 탁월했고, 거기에 나온 기요할머니의 존재가 너무나도 좋았어서 전혀 슬픈 소설이 아니지만 소설을 읽고나서 눈물을 흘렸다.
(나이를 조금씩 먹다보니 뭔가 슬픈 소설보다는 슬프지 않은 소설에 눈물이 나게되는 경우가 많다.)
아무튼 이번에는 마음이란 책을 읽었다.
결론만 먼저 말하자면, 도련님과는 다른 매력이긴 하지만 왜 나쓰메 소세키가 존경받는 문학가인지 깨닫게 되는 진짜 명작라인에 들어갈만한 작품이었다.
1. 이 책을 퀴어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난 이 소설이 퀴어라고 생각되지는 않았다.
다들 그런다고 생각하지만, 인생이란걸 살아가다보면 (남자인 내 입장에서 보면)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또한 뭔가 운명이다고 생각하는 그런 느낌이 있다.
성적인 면이 아니라, 그게 아저씨건 동갑내기이건 할아버지이건 건에 자꾸 눈에 밟히고 뭔가 그 사람에 대해 알고싶어하는 그러한 경험들이 다들 있으리라 생각한다.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정말 뜬금없게도 나의 성적지향과는 전혀 무관하게 '아 뭔가 저 사람하곤 좀 친해지고 싶다'라는 순간이 분명 존재하고
마음이라는 작품속의 '나' 또한 그런 부류라는 생각이 든다.
선생님의 유언속 선생님과 K의 관계또한 퀴어적인 면이라고는 생각하진 않는다.
시대적으로 여성의 교육이 낮았던 시대였고, 좀 딥한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지식이 높았던 남성과 깊은 관계(성적인것은 배제한)를 맺는게 자연스러운 시절이라 그렇지 않았나 싶다.
2. K라는 인물에 대해.
솔직히 말하면 승려의 자식으로 태어나, 머리가 좋고 정진을 통해 금욕적인 생활을 하며, 본인의 친구에게조차 과묵한 K라는 인물에 대해
뭐라 말 할수 없는 복합적인 감정이 든다.
K는 선생님이 하숙집딸에게 마음이 있던걸 알았을까?
오히려 이런 사랑과 같은쪽은 문외한이라 몰랐을까?
K라는 인물에 대해선 책을 다 읽은 지금도 수수께끼가 정말 남는다.
뭔가 텍스트로 설명하기 힘든 인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3. 당시의 시대상
1914년에 1912년을 배경으로 쓰여진, 지금보다 100년은 더 넘은 소설인데 뭔가 지금과 크게 다를바가 없어서 좀 신기했다.
멍청한 소리긴 하지만, 그 시절에도 여름에는 해수욕장가서 아이스크림 먹고
부모님 세대랑 가치관이 안맞는거며
진짜 뭐 일상적인거(동네 주택가를 산책한다거나, 졸업논문을 쓰고 번화가에 가서 술을 마신다거나, 커플들이 공원을 산책한다거나, 젊은 여성이란건 별거아닌 일에도 잘 웃는다는 대
목이라거나, 기념품을 산다거나, 요새는 취직이 힘들어 졌다거나)
사실 당연한건데 뭔가 100년 전에도 지금이랑 똑같이 사람사는 모습이라는게 좀 신기하게 느껴졌다.
사람 사는거 100년전이나 지금이나 다 비슷비슷 하구나.
4. 선생님이라는 존재
작은아버지에게 금전적 사기를 당하고 나서 인간에 대한 불신에 빠졌으나, 하숙집 딸에게 사랑에 빠지고 결국 단짝친구인 K를 죽음에 몰아넣게된 선생님이
본인이 그렇게 싫어하던 인간의 부정적이고 교활한 마음이 자신에게도 있었다는걸 알게되고
평생을 고통받으며 살아왔다는게 참 뭐랄까...
선생님이 K에게 느낀 질투라는 감정이 2025년 지금에 와서도 되게 현실적이라서 와닿는다고 해야할까...
결국 그 고리를 끊는건 살자라는 방법밖에 없고
참 뭐라해야하나 복잡한 감정이 든다.
이 이야기를 사모님에게 할 수 없었던 마음도 이해가 간다.
인간을 싫어하는 선생님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동정하는 사모님에게, 차라리 있었던 사실을 죄다 고해성사를 하는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사모님에게 정말 어둠을 주고싶진 않지만, 사실 저런 삶을 사는 사모님또한 이미 어둠이 아니었을까?
사모님에게 어둠을 보여주고싶지 않았던 선생님이었지만, 이미 사모님 또한 무언가가 결여되어있는 결혼생활에 충분한 어둠을 겪고있고, 부부간의 마음이란 신뢰와 의지라는걸 선생님
이 알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사실 사모님의 마음을 진실하게, 그리고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고 혼자서 그 과거를 마음에 담아두고 사는 선생님의 마음은 어떻게보면 끝까지 이기적이었다고 본다.
5. 아버지와 나
사실 이 파트에 대해서 언급하는 사람들이 되게 적긴하다만
뭔가 요즘 사는 세상이랑 별다를것도 없고 뭔가 부모님이 '나'의 취업에 대해 걱정하거나, 좀 시골사람들과 가치관 충돌이라거나
사이가 딱히 좋지않았던 형과 손을 맞잡는다거나 이런거 공감도 많이되고 그래서 은근 찡한 파트였다.
6. 그래서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소세키가 독자에게 맡긴 '나'는 결국 어떻게 되었을까 싶기도 하다.
평생을 죄책감이라는 '마음'에 고통받다가 결국은 이기적이라고도 볼 수 있는 선생님.
가장 불쌍한건 역시나 사모님이 아닐까 싶다.
다정한 남편이지만 결국 알맹이 없는 결혼생활을 통해 뭔가의 공허함을 느끼고 있고 이 작품에서 가장 불쌍한 인물같다.
'나'는 어떻게 될까?
어디서 보니까 '나'도 선생님과 같은 결말을 맞이할거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ㄷ
걍 나는 '나'라는 인물이
본인의 마음에 조금더 솔직해져서 인생을 잘 살아갈거라고 본다.
인간의 마음이란게 진짜 여러가지가 담겨있는데
여기에 나온 마음이란게 '사랑' '질투' '후회' '고통' 정도를 표현하는데
'나'라는 인물은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나서 본인의 마음을 좀 더 잘 들여다보고
친구를 사귀건 애인을 사귀건 마음의 소리에 귀를 잘 기울이면서, 선생님과는 다른 삶을 살아갔다고 생각한다.
결론
도련님의 키요할머니와 같은 그런 찡한 느낌은 없고, 되게 마음이 좀 답답해지고 무거워지는 그런 작품이다.
나는 주위 인물들에게 어떠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왔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하나 생각할 수 있게된 명작 그 자체라고 본다.
4.5 / 5
퀴어로 보는 의견은 솔직히 개에바라고 생각함 ㅋㅋ
내가 말한 그런 경험을 안해본 사람일수도 있음. 그냥 살다가 뜬금없이 동성의 인물에게 뭔가 끌림을 느끼는(성적인거 전혀없이).
나도 100년 전의 시대상이 현재랑 다르면서도 비슷한 게 참 웃기더라 ㅋㅋㅋ 그래서 내용이 더 진지하게 와닿았을 수도
맞음 ㅋㅋ 뭔가 부모님이 오라해서 갔는데 세대차이나고... 시골사람 도시사람 차이에다가 졸업논문으로 고통받고 이런게 사실 당연한건데도 엄청 신기했는데 더 와닿았음.
맞아, 자꾸 눈에 밟히고 뭔가 그 사람에 대해 알고싶은 마음이 생기는 사람이 있음. 분명히. 동성이건 이성이건 간에 . 대화가 통하는 사람을 만나는 건 쉽지 않으니까.
딱 눈에 밟히는 사람이 분명있지...ㅋㅋ 뭔가 친해지고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