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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후터키를 위해 쓰여진 책입니다.

 

이 책에서는 신이 실재합니다. 기적을 보이는 신 말입니다. 그리고 적그리스도로 보이는 존재도 또한 암시됩니다. 적그리스도는 부활합니다. 부활은 부활이되 가짜 부활입니다. 그는 타인의 존재를 이용해서 자신의 안위를 꿈꾸며 자신만이 그들에게 구'원을 줄 수 있는 것인양 행동합니다. 적그리스도에 의해 타락하는 마을 사람들과 그들의 죄를 단죄하는 식으로 이야기는 진행될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에, 사실은 사회주의의 탈을 쓰고 개인을 억압하는 사회의 무서움을 보여주는 내용으로 소설의 분위기는 변합니다. 그리고 적그리스도가 속해있어서 적그리스도의 행동을 규제하는 조직이 있다면, 그 세력은 적그리스도보다 무서운 존재가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는 시점에 내용은 다시 바뀝니다. 의사라는 존재를 통해 이 모든 이야기는 한 작가의 상상력에서 비롯된 것일 뿐임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마지막 챕터의 내용은 다시 첫 내용으로 돌아오면서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이 책이 쓰여진 시기는 아직은 냉전체제가 유지되던 때입니다. 개개인의 힘은 무시되던 시절입니다. 그 억압의 끝에 사람들은 신을 찾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신의 무력함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모든 것들은 인간이 만들어낸 이야기일 수도 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신 또한 인간이 만들어낸 이야기이며, 사회주의의 탈을 쓰고 인간성을 억압하는 것 또한 인간이 만들어낸 존재입니다. 모든 이야기는 의사의 집중력이 만들어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시 후터키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원이 닫히다'라는 챕터 제목은, 원이 완성됐다는 뜻입니다. 원이 완성되었으니 순환구조에 따라 다시 첫 챕터로 돌아와서 후터키의 시점에서  책을 읽게 됩니다. 후터키는 의사에 의하면 죽음을 두려워하는 존재이며, 적그리스도에 의하면 유일하게 위험한 인물이지만 겁이 많기 때문에 걱정할 것은 없는 존재입니다.

 

이 책은 아마도 당시에 존재하던 수많은 후터키들에게 용기를 가지라고 쓰인 책일 것입니다. 당신이 겁을 내지 않는다면, 그 위대한 억압세력이 당신을 겁먹어야 할 것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후터키는 사회의 모순을 깨달으면서도 죽음이 두려워 침묵을 선택한 지식인일 것입니다. 작중에서 그는 유일하게 적그리스도의 본모습을 꿰뚫어보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모르긴 몰라도 이 책을 쓰고 작가는 적당한 고초를 겪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종의 계몽소설이 아닐까 싶어요. 두 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