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글 단편적으로 몇 개 훑어봤는데 나중에 안 본 문학책 추천 받아야겠다...

지금 나는 전공 서적이나 관련 논문은 아마 많이 본다고 생각하는데... 예전에 좋아했던 문학과는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라서 이참에 문학도 틈틈이 읽어야겠다...

예전 고등학생 때는 수능이고 뭐고 신경도 안 쓰고 정말 많이 읽었는데... 원래 그때부터 철학(특히 서양철학) 공부하고 싶었지만 당시 고등학생인 나의 수준에서 철학서들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래서 대안책으로 3년 내내 문학 작품 위주로 봤는데 각종 명작 소설 읽었던 것이 진학에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 적어도 명작들은 그 시대에 전달하고 싶은 특정 메시지가 공감을 얻었기에 명작 반열에 오른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은 사상과도 긴밀한 연관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생각하고 사유하는 법이 소설 속 주인공들의 내적 묘사와 닮아지기 시작했고 점차 그런 습관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시대적 배경과 철학사적 연관점들을 알게되니... 어쨌든 문학작품들은 이런 부분에서 도움이 되었다.

진짜 좋은 문학소설은 어떤 철학적인 경이이나 통찰 같은 게 담겨있다. 아주 어렵지 않게... 소설 속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이나 사건에 우리가 몰두하고 집중하게 되면, 우리의 삶에도 고스란히 그와 비슷한 경이로움과 통찰들을 얻을 수 있더라. 근데 문제는 그게 뭘 이야기 하는지 모를 때가 많다. 즉 개념 정립이 안 되고, 내 사유의 카테고리가 정리가 안 된다. 그래서 내 개인적 사유체계 안에서 지혜의 단편 조각으로 저장된다. (물론 그 지혜의 조각은 매우 중요한 퍼즐조각이다.)

나는 철학이 우리가 우리 스스로 잘 모르는 사유체계들은 정리해주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지식들이 중구난방 체계 잡히지 않을 때, 철학은 개념들을 정리해준다. 그리고 그런 방법은 절대 지식으로 배울 수 없다. 이런 건 수동적으로 주입되지 않기 때문에 내가 끊임없이 사유해서 익숙해져야 한다.

하지만 요즘들어 철학서의 딱딱함과 거리를 두고 싶을 때가 있다. 물론 철학들도 탐미해보면 딱딱하다고 생각되는 건 사유의 과정 상 겉만 그럴뿐이고, 그런 과정 다 거치고 끝에 도달하면 그 철학자의 마음이 느껴지곤 한다. 그런 마음들은 문학에서 내가 느꼈던 것과 비슷한 부분이긴 하지만 철학에서 자주 느낄 순 없다. 철학은 너무도 긴긴 싸움인데다가 나도 이제 내 사유가 정립되다보니 나랑 사유가 다른 철학과 마음 속으로 논쟁을 벌이게 된다. 이게 문제다.

근데 문학작품들은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불편하진 않다. 보바리 부인을 썼던 귀스타브 플로베르가 후기에 남기기를 "내가 보바리 여사다"라고 했을 때 그건 고풍격 느껴지는 사유라기보다는 인간적으로 다가가게 되는 뭔가가 있다. 싯다르타를 보면 나는 전혀 인도철학에 익숙하지 않지만 결말부의 신비스런 묘사만으로도 싯다르타에게 눈물흘리며 절하는 고빈다처럼 나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게 되더라. 헤세 대단한놈...

위에서 언급했던 문학의 중요한 퍼즐조각이 이 부분이다. 정신적으로 관계 없을 대립적인 개념이라고 여겼던 부분을 논리가 아닌 비록 가상이지만 삶의 이야기로 이어준다.

즉 문학작품이나 소설들을 보면 지나치게 관조하고 멀리서 조명하던 습관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건 철학 배운거랑 상관없이, 문학작품에 관심없던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나랑 무관하다고 여겼던 일들이 그렇지 않도록 다가가게 해주는 힘들이 있다. 매우 좁은 인간상에서 자신을 더 넓히려면 문학 작품을 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 dc official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