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간츠판 (1837) -> K.헤겔판 (1840) = 글로크너판 (1927, K.헤겔판을 영인하고 용어사전 추가) = 주어캄프판 (1970, 글로크너판을 기반으로 현대적 주석, 색인 추가한 보급판)

번역본: 권기철 역, <역사철학강의> (글로크너판 저본, 단 용어사전은 포함하지 않음. 즉 K.헤겔판과 동일)


장점: 헤겔 사후 거의 바로 편집되어 지금까지 읽히고 있는 표준판. <역사철학강의>라고 하면 보통 이 판본임.

단점: 헤겔이 한 5번의 강의(1822∼23년, 1824∼25년, 1826∼27년, 1828∼29년, 1830∼31년)를 읽기 좋게 편집해서 하나로 만드는 과정에서 간츠의 해석 대거 개입. 너무 간츠 멋대로라는 평을 받자 헤겔 아들이 개입해 수정한게 K.헤겔판이지만 큰 틀에서는 같은 비판을 받음.


2세대: 라손판 (1917, 1920, 1930) -> 호프마이스터판 (1955)

번역본: 이신철 역, <역사 속의 이성> (호프마이스터판 저본, 서문만 번역)


장점: 5회의 강의에서 나온 모든 필기자료를 수집하고, 헤겔의 친필원고와 제자들의 노트를 엄밀히 구분하기 시작. 호프마이스터판의 경우 서문을 22, 28년 초고와 30년 초고로 완전히 둘로 나누고 서문의 중요성을 강조해 이름까지 새로 붙여 독자 단행본으로 출판함 (그게 <역사 속의 이성>). 그 이유 중 하나는 헤겔의 자필원고가 남아있는게 이 두 개의 서문과 아주 짧은 단편 하나뿐이고, 역사철학강의의 나머지 부분은 다 학생 필기에 의존해 재구성한 것이기 때문임. 20세기 상당기간 학술적 표준판. 20세기 중후반 학술서나 논문에서 <역사철학강의 서문>이라고 하면 <역사 속의 이성>을 말하는거일 가능성이 있음.

단점: 라손판은 마지막 강의인 30-31년 강의가 헤겔의 최종의도라는 판단 아래 이 강의를 중심으로 재구성해 나머지는 거의 주석으로 밀려남. 호프마이스터의 경우, 서문 외 부분은 라손판을 많이 건드리지 않았음. 여전히 ’하나의 판본‘을 만들고자 하니 편집자 해석은 계속 개입될 수밖에 없음.


3세대: 보훔 헤겔 아카이브-펠릭스 마이너 출판사판 (자필원고 [헤겔전집 18], 1995 -> 22/23년 강의 [선별된 강의록 및 원고 시리즈 12], 1996 -> 22/23년 강의 [헤겔전집 27-1], 2015 -> 24/25년 강의 [헤겔전집 27-2], 2019 -> 26/27년 강의 [헤겔전집 27-3], 2019 -> 30/31년 강의 [헤겔전집 27-4], 2020)

번역본: 서정혁 역, <세계사의 철학 강의 (베를린 1822/23)> (‘선별된 강의록 및 원고 시리즈’ 12권 저본)

번역본2: 서정혁 역, <세계사의 철학> (지만지사상선집, 2012; ‘헤겔전집‘ 18권에서 서문 번역)


장점: 보훔에 있는 ‘헤겔 아카이브’에서 내는 <헤겔 전집> 판본으로, 자필 원고와 강의록을 전부 따로 수록한 결정판임. 자필원고는 <헤겔 전집> 18권에 실려있고, 강의록은 28/29년 강의를 제외하고 4개 합쳐서 <헤겔 전집> 27권으로 나와있음. 28/29년 강의의 경우 일관된 필기록이 존재하지 않아 나중에 <헤겔전집> 27-5권으로 나올 부록, 편집보고, 이차전승편에 일부 수록될 예정. 4개의 강의록 중 22/23년 강의는 <선별된 강의록 및 원고 시리즈> 12권으로 선행출간되었음. 어차피 이것도 ’헤겔 아카이브’서 내는거라 <헤겔 전집> 판본과 사실상 동일하다고 봐도 무방하지만, 서정혁이 왜 헤겔전집이 아니라 이걸 저본으로 삼았는지는 모르겠음. 하여튼 22/23년 강의록의 경우 세 편의 필기록, 즉 카를 구스타프 율리우스 폰 그리스하임(Karl Gustav Julius von Griesheim), 하인리히 구스타프 호토(Heinrich Gustav Hotho), 프리드리히 카를 폰 켈러(Friedrich Carl von Kehler)가 작성한 것에 기반하여 엄밀한 문헌학적 비평 및 주석 작업을 거쳐 구성되었음. 당연히 색인도 완벽에 가까움. 다른 어떤 판본에도 없는 내용이 있고, 그걸 근거로 헤겔 해석을 수정하려 하는 논문들이 나왔음. 예를 들어, 22/23년 강의에서는 중국의 가족 제도, 법률, 황제에 대한 매우 구체적이고 생생한(때로는 편견에 찬) 묘사가 다수 발견되어 이론적으로만 빠르게 정리하고 넘어가는 후기 판본과 다름.

단점: 이런 전집 비평작업은 100년을 보고 하는거라 원래 속도가 엄청나게 느림. (27-4까지 나온 것만 해도 대단함.) 남은 3권의 강의록은 언제 번역되어 나올지 모름. 그리고 설령 강의록이 다 번역되어 나온다한들 연구자가 아닌 이상 그걸 다 읽을 사람이 있을까…? 현재 번역된 22/23년 강의록은 최초의 강의라서 이후 헤겔 생각의 발전이 반영되어 있지 않음. 지만지사상선집판은 서문만 번역했다는 점에서 이신철 역과 비교할만한데, 학생의 필기를 추가해놓은 (헤겔 자필 원고와는 다른 글씨체로 구별) 호프마이스터판과 달리 이게 저본으로 삼은 헤겔전집 18권은 헤겔의 자필 원고만 있는 판본임. 마지막으로 학술서다보니 원서는 물론 번역본도 비쌈.



최근에 서정혁, 이신철 역 나오면서 각 세대마다 한권씩은 번역본이 나왔는데 이게 대체 뭔지 <역사철학강의>는 맞는건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히 정리해봄.

덧: 본문에 <헤겔전집> 27권 내용 관련 오류가 있었어서 수정함. 그 사이에 벌써 거의 다 나왔더라고. (12/10)








참고: 헤겔 아카이브의 소개글


<선별된 강의록 및 원고 시리즈> 12권.

세계사의 철학 강의

베를린 1822/23. Karl Gustav Julius von Griesheim, Heinrich Gustav Hotho, Friedrich Carl Hermann Victor von Kehler의 필기록.

Karl Brehmer, Karl-Heinz Ilting, Hoo Nam Seelmann 편. 1996년. X, 626쪽.

내용:

새로운 『세계사의 철학 강의』 판본은, 서로 질이 다른 세 개의 원고로부터 실제 행해진 여러 차례의 강의 가운데 하나의 강의를 가능한 한 진본에 가깝게 재구성해 보려는 시도를 나타내며, 이로써 비로소 헤겔 역사철학의 체계적 구성을 학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이 책에는 추가로 ‘동양 세계’에 관한 방대한 주석 부분이 실려 있는데, 그 안에는 헤겔이 자신의 강의를 위한 자료로 사용했던, 상당 부분 접근하기 어려운 자료들이 자세하게 제시되어 있다.

<헤겔 전집> 

제18권

강의 원고 II (1816–1831)

발터 예슈케 편. 1995년. VI, 462쪽.

내용:

헤겔 철학의 영향사는 상당 부분 그의 강의들에 의해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이 강의들에 대한 원고는, 종교철학 강의 원고를 예외로 하고는, 단편적인 형태로만 전해 내려온다. 종교철학 강의 원고는 부록들과 함께 이미 GW 17에 편집·출판되어 있다.

이 책은 헤겔이 교과서(콤펜디움)를 가지고 강의하지 않았던 강의들에 대한, 현재까지 남아 있는 다른 모든 정리된 원고와 노트들을 한데 모아 싣고 있다. 즉 하이델베르크(1816년)와 베를린(1818년)에서의 취임 연설, 철학사 강의(1820년과 1823년), 미학에 관한 두 개의 단편, 세계사의 철학에 대한 두 개의 서론(1828년과 1830년), 그리고 하나의 ‘신의 존재에 대한 증명들’에 관한 단편이 그것이다. 이러한 텍스트들 가운데 여러 개에 대해서는 텍스트의 독해뿐 아니라 구성과 연대(편년) 역시 바로잡을 수 있었다.

또한 이 책에는 헤겔의 강의 원고들 가운데, 이제는 이차적 전승 형태로만 남아 있는 것들이 부가되어 있다. 즉 세계사의 철학에 관한 하나의 단편, ‘신의 존재에 대한 증명들’에 관한 강의, 그리고 우주론적 신존재증명에 관한 하나의 단편이 그것이다.


제27권, 1

세계사의 철학 강의 I

1822/23년 겨울 학기 강의에 대한 필기록.

베르나데트 콜렌베르크-플로트니코프 편. 2015년. VI, 464쪽.

내용:

헤겔은 1822/23년 겨울 학기에 처음으로 세계사의 철학을 강의했으며, 이는 미학과 종교철학 이후에야 다루어지는 마지막 학과(디시플린)이었다. 그가 이 첫 강의를 위해 작성했던 원고는 유실되었고, 상당한 분량의 단편은 오직 그가 이후의 강의들, 특히 마지막 강의(1830/31)에서 강의한 「서론」에 대해서만 남아 있다(GW 18). 1822/23년 강의는 오로지 필기록을 통해서만 전해진다. 예술과 종교까지 아우르는 이 강의들에서 헤겔은 상세한 서론에 이어, 중국과 인도에서 페르시아와 이집트를 거쳐 그리스와 로마에 이르고, 다시 “게르만 세계”, 즉 민족 대이동에서 비롯된 세계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점차적으로 전개되어 나오는 정신의 자기형성을 묘사한다. 이 판본은 호토(Hotho)의 필기록을 본문으로 따르되, 그리스하임(v. Griesheim), 하겐바흐(Hagenbach), 쾰러(v. Kehler)의 필기록에서 나온 방대한 이문(異文)들로 이를 보완하고 있다. 이후의 강의들, 그리고 편집 보고와 해설적 주석들은 이어지는 다른 분책들에서 이어진다.

제27권, 2

세계사의 철학 강의 II

1824/25년 겨울 학기 강의에 대한 필기록.

발터 예슈케와 레베카 파이만 편. 2019년. 319쪽.

내용:

1824/25년 겨울 학기에 헤겔은 두 번째 세계사의 철학 강의를 했다. 1822/23년 강의에 비해, 여기서는 여러 새로운 중점을 설정한다. 첫째로, 다루는 문화들의 스펙트럼을 확장한다. 그는 이제 세계사의 실제 전개에 앞서 아프리카에 관한 더 긴 논의를 덧붙이고, 중국에 대한 부록에서 몽골의 역사와 종교를 별도로 다루며, 이스라엘 종교와 이슬람, 그리고 기독교가 발생하게 된 정황에 대해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인다. 또한 그는 여기서 처음으로 비잔틴 제국을 다룬다. 둘째로, 그는 역사적 재료에 대한 사유적 관철을 심화시키는데, 예컨대 유럽 중세사의 사회사적 측면을 더 강하게 비추고 근대사의 역사를 보다 상세하게 서술함으로써 그러하다.


제27권, 3

세계사의 철학 강의 III

1826/27년 겨울 학기 강의에 대한 필기록.

크리스토프 요하네스 바우어와 크리스티아네 하켈의 협력으로 발터 예슈케 편. 2019년. 357쪽.


제27권, 4

세계사의 철학 강의 IV

1830/31년 겨울 학기 강의에 대한 필기록.

크리스토프 요하네스 바우어의 협력으로 발터 예슈케 편. 2020년. 42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