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대학의 법학부는 관리양성소라는 느낌이 든다. 거기에서의 법률학은 재판관의 법 이외의 법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 같다. 재판관의 사용에 제공되는, 즉 이른바 실용법학은 재판관이 주어진 일반적인 조문으로부터 개개의 소송사건을 어떻게 재판할 것인가 하는 답을 꺼내야 되기 때문에 일층 많은 판결을 그로부터 연역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가능한 한 일반적인 내용을 갖춘 법규를 재판관의 손에 넣어주어야 되고, 일반적인 법규를 구체적인 경우에 어떻게 적용하는가를재판관에게 지시해 주는 것이라야 되었다. 따라서 실용법학은 추상적 그리고 연역적이 아니면 안 되었다. 그것은 현실과의 어떠한 접촉도 없는 핏기가 없는 것이다. 실용법학은 사실의 고찰, 경험의 집적에 의해서 사물의 본질에 대한 우리들의 통찰을 갖게 하려는 귀납적 방법이 지배하는 모든 진정한 과학과 이 점에서 예리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제는 이러한 실용법학으로부터 독립하며 실용적 목적이 아니고 순수한 인식에 봉사하고, 언어가 아니고 사실을 취급하는 법에 대한 독립의 과학이 성립해야할 시기도 온 것이 아닐까. 이러한 것에 대한 하나의 자극의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서 이 번역서의 공간을 생각해 보았던 것이다.”



출처는 최식의 <법과 사회> 서문. 1959년. https://scholarx.skku.edu/handle/2021.sw.skku/41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