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코킨와카슈. 천황의 칙령으로 10세기 초에 완성된 고금와카집을 한 층 더 발전시켰다는 의미로 여러 가인들을 모아 1205년에 완성시킨 와카집임. 범위는 8세기에 집필된 만요슈 이후로 나온 7가집 고킨슈 이후 센자이슈까지 실린 만요슈의 시는 제외하여 수록했다고 전해짐.
며칠전에 잠깐 시간이 나서 1장 쪽 시만 다 읽고 덮어야지 하며 펼쳤는데 서문 읽느라 시간을 다 보내버려 아직도 1장 초반부에 머물러있음...
그건 물론 내가 능능아인것도 있지만, 일본 전역의 유명한 명소에 관한 표현으로 몇장을 쭉 채워놓은 일종의 산문을 서문에 펼쳐놓은 작자의 잘못이 있다고 생각함. 이런 아름다운 서문을 쓴 작자는 그 유서깊은 후지와라 가문의 요시쓰네 (동시에 구조 요시쓰네). 당시 신코킨와카슈를 집필하던 6명 중 필두였음
당시 명망이 높아 자쿠렌 법사, 후지와라노 사다이에(테이카)를 제쳐두고 요시쓰네가 서문을 쓰게된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요시쓰네는 당시 권세가였던 구조 가문(후지와라의 방계)의 시조 구조 가나자네의 아들이며 후에 섭정을 역임할 정도로 정지척 역량이 높은 이였기 때문이고, 그가 서문에서 써놓은 글솜씨 또한 저들에 비해 밀리지 않기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왔음. 자쿠렌은 집필 중 죽기도 했고.
서문이 길기도 긴데 권의 맨 앞에서 해설이나 간단한 소개를 적어놓는 다른 서문들과 달리, 그냥 자기가 생각나는대로 산문을 적어놓은 느낌임. 그런데 고금와카집을 계승했다는 말처럼, 기노 쓰라유키가 적어놓았듯이 수준이 매우 높은 산문을 써놓은 느낌?
말은 이렇게했지만 실은 고토바인 천황이 말한것을 요시쓰네가 받아적은 느낌이라 고토바인의 감상이라고 봐도 될듯한 서문임. 거두절미하고 일단 시작해보자.
야마토우타는, 옛날 하늘과 땅이 처음 열리고, 인간의 해야 할 일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을 때, 아시하라노 나카쓰쿠니의 언어로써 이나다 히메가 살던 스가 고을로부터 전하여졌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그 길을 흥성하고, 그 흐름은 지금에도 끊임이 없고, 사랑에 빠진 이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여 전하는 수단으로 삼았고, 세상을 다스리고 백성을 위무하는 길로 삼았다.
고킨슈를 읽어본 사람들은 알지도 모르겠는데, 내용을 보면 고킨슈의 서문과 굉장히 유사함. 기노 쓰라유키가 적은 고킨슈의 서문은 이러하다. '야마토우타는 사람의 심정을 바탕으로 하여 그것을 각양각색의 말로 표현한 것이다. 이 세상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일과 빈번히 접하고 살아가기에 그때그때의 심정을 보는 것, 듣는 것에 의탁하여 표현해 낸다. 꽃에서 우는 꾀꼬리, 물에서 사는 개구리의 소리를 듣노라면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생물 중, 어느 것 하나 노래하지 않는 것이 있을까. 힘 들이지 않고도 천지를 움직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귀와 신조차도 감격하게 하며, 남녀 간의 사이를 화평하게 하고 거친 무사의 마음마저도 위로하는 것이 바로 와카다.'
이러한 까닭에 대대로 임금들도 이를 버리지 못하시고, 와카를 선별하여 편찬한 가집은 집집마다 읊고 즐기는 것이 되었기에, 꽃 같은 노랫말이 남아있는 나무는 단단해지고, 이슬이 흘러내려 풀 아래 숨어있듯이 사려 깊은 생각이 이슬처럼 맺힌 노래를 빼놓는 일도 있을 수 없었으리라. 그렇기는 하지만, 이제 바다 맑은 물가에 있는 아름다운 해초는 줍는다 해도 다함이 없고 이즈미의 소마 산에서 채벌하는 궁궐 짓는 나무는 베어내도 그 나무가 다함이 없다. 세상일이란 전부 이와 같다. 가도 또한 이와 같으리라.
만요슈에 사용되었던 와카와 가요의 노랫말을 이용하여 와카의 무궁함과 단단함을 표현하고, 이 신코킨와카슈 또한 그 전통을 잇고있음을 표방하고 있다.
이런 연유로 우에몬의 장관 미나모토노 조신 미치토모, 오쿠라경 후지와라 조신 아리이에, 좌근위 중장 후지와라 조신 데이카, 전 가즈사의 차관 후지와라 조신 이에타카, 좌근위 소장 후지와라 조신 마사쓰네 등에게 분부하시어, 예와 지금을 가리지 말고, 높고 천함을 분별하지 말고, 눈에 보이지 않는 신불의 말씀도, 꿈에서 전한 말까지, 널리 구하고 모으게 하셨다.
각각의 사람들이 골라서 올린 것을 보니, 여름철 잣는 실처럼 한 가닥이 되지 못하고, 해 질 녘의 구름이 어디로 갈지 모르는 것처럼 생각을 정하기 어려운 까닭에, 선동(仙洞)의 꽃내음이 향기로운 아침, 아름다운 뜨락에 바람이 시원한 저녁, 나니와 포구의 흐르는 물을 길듯이 맑고 흐름을 분별하고, 아사카 산의 흔적을 밟아 깊고 얕음을 구별하였다.
만요슈에 들어있는 노래는 이를 제외하지 않고 실었으나, 고킨부터 지금까지 칠대 가집에 들어있는 만요슈의 노래는 수록하지 않았다. 다만, 언어의 뜨락에서 놀고, 문장의 바닷물을 퍼낸다 하여도, 하늘 나는 새가 그 물을 빠져나가고, 물에 사는 물고기가 낚시를 피해 도망가는 것과 같은 일은 옛날에도 없지 아니하였기에, 지금도 역시 알 수 없는 바이다. 모두 모은 노래 이천 수, 이십 권, 이름하여 신코킨와카슈라 한다.
신코킨와카슈의 내용과 편찬과정을 설명하고, 어떤 이들이 집필했는지 고토바인 자신을 제외하고서 해설한다.
봄안개 이는 다쓰타의 산 위에서 처음 피어난 꽃을 그리워하는 정취부터 여름은 아내 그리워 우는 간나비의 두견새, 가을은 바람에 지는 가즈라키 산의 단풍, 겨울은 순백의 후지산 높은 봉에 눈 내려쌓이는 세모까지, 제철에 어울리는 정취를 표현하였다. 뿐만 아니라, 높은 전 위에 올라 멀리를 내려다보며 백성의 사정을 알고, 나무 끝자락 이슬 뿌리가 물방울에 빗대어서 인간 세상의 무상함을 깨닫고, 길가의 이별을 그리워하며, 시골의 먼 길에서 도읍지를 생각하고, 다카마 산봉우리에 걸린 구름을 보듯 먼 발치에서 사람을 그리워하며, 나가라의 다리가 밀려오는 파도에 썩어도 그 이름을 그리워하면서도 감정이 마음속에서만 움직이고 노랫말로 밖으로 표현되지 않는 경우는 없었다. 하물며, 스미요시의 명신은 신전치기의 노래를 남기고, 덴쿄 대사는 자신이 서는 숲에 명가를 달라고 말하였다. 이처럼 모든 옛사람들의 마음도 나타내고, 가서 보지 못한 곳의 일도 아는 것은 단지 이 길인 듯하다.
원래, 나는 옛날 다섯 차례 왕위를 양보한 선례를 쫓아, 천황의 자리에 올랐고, 지금은 세상을 다스리는 임금이라는 자리를 피하여, 선동에 거처를 정했지만, 지금의 천황께서는 임금의 도를 지키시고, 신하들은 정사를 돕는 인연을 잊지 않고, 세상이나 궁중의 일은 옛날과 변함이 없기에, 만인이 가스가 들녘의 풀이 휘날리듯, 기울어 따르지 않는 이 없고, 사면의 바다, 아키쓰시마의 달이 맑듯이 모두가 조용히 살면서 와카 포구의 흔적을 좇으며, 가도를 즐기면서 이 가집을 편찬하여 대대로 즐기고자 한다.
만요슈는 와카의 근원이다. 세월이 흘러 세대가 벌어져서 지금 사람들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엔기의 성대에는 네 명에게 명을 내리어 고킨슈를 편찬하게 하시고, 현제 덴랴쿠 때에는 다섯 명에게 분부하시여 고센슈를 편찬하게 하였다. 그 후. 슈이, 고슈이, 긴요, 시카, 센자이 등의 가집은 모두 한 사람에게 편찬을 일임하셨기에, 빠트리고 두루 보지 못한 바가 있었으리라. 따라서 고킨, 고센의 뒤를 새롭게 잇지 못하였기에, 다섯 명의 편자를 정하여 편찬하여 올리게 되었다.
그리고 임금 스스로가 노래의 좋고 나쁨을 고르고 다듬는 일은 멀리 한토의 시도를 쫓았기에 물떼세가 발자국을 남긴 것 같이 중국에는 전례가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와카가 시작된 후, 대대로 이와 같은 일은 없었다. 이 중에서 임금 자신의 노래를 수락한 일은 옛날에도 이런 일이 있었으나 열 수를 넘지 않았으리라. 그럼에도, 지금 이것저것 좋은 노래를 고르다 보니 서른 수가 넘었다. 이것은 모두 사람들의 눈에 띌 만한 아름다움도 없고 마음에 담을 만한 구절도 많지 않기에, 오히려 어떤 노래가 좋은 구별하기 어렵기에 숲 속에 썩은 이파리 쌓이듯이 수록하였고, 물가의 물풀처럼 긁어 버러기 어려웠던 것은, 가도에 심취하시어 생각이 깊고, 훗날의 조롱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리라.
고토바인의 와카가 절대로 나쁘다고 말하지는 않겠으나, 그렇다고 해서 2천수 중 30수를 가질 정도의 재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차라리 사다이에나 자쿠렌 법사, 그리고 사이교 법사가 그런 분량을 할당받는 편이 나았을텐데. 아직 뒤편을 펼쳐보지 않았기에 모르는 일이지만, 아직까진 평화로운 삶을 예찬하다 반란을 일으켰던 고토바인 다운 오만함이 녹아들어있다고 생각되는 구절이다.
때는 겐큐 2년(1205) 3월 26일 기록을 끝내었다. 눈에 보이는 것을 천히 여기고, 귀로 듣는 것을 귀하게 여긴 나머지, 옛날의 선례에 비해 부끄럽기는 하지만, 와카의 흐름을 따라, 그 원천을 좇은 연유로, 도미노오가와처럼 끊임이 없는 길을 일으켰기에, 시절은 바뀌어도 소나무에 부는 바람에 솔잎처럼 흩어지지 않고, 하늘 지나는 달빛처럼 흐름이 없는 이 시절을 만나는 사람들은 이를 기뻐하고, 이 길을 흠모하는 사람들은 지금을 그리지 않는 일이 있을까.
읽어보면 알겠지만 와카의 전통과 그 다함이 없는 아름다움을 숭상하는 글임. 표현 자체를 거기서 많이 빌려왔다는 점에서 그를 느낄 수 있는데, 개인적으론 문장의 어색함은 둘째치고서라도 굉장히 좋은 글이라고 느꼈음. 이게 와카다 하는 글이 고킨슈의 서문이라면, 이것 역시 와카다 하는 글이 신코킨슈의 서문이 아닌가 싶음.
서문부터 이정도면 대체 본문은 언제.. 여튼 다음엔 해제에 적혀있는 일구기레 이구기레 같이 와카에 관한 형식을 읽는 법에 대하여 알아보거나 바로 본문으로 넘어갈것 같음
아 재밌는데 힘두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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