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인류학이 너무 많이 변했는데 그걸 개괄해주는 책이 한국어로 없기 때문이다.
말리노프스키란 이름을 들어본 사람도 많지 않겠지만, 사실 보통 사람들의 인류학에 대한 인식은 그 시절 어딘가를 떠돌고 있다. 그나마 좀 아는 사람은 레비스트로스를 읽었을 수 있다. 나카자와 신이치의 5권 시리즈가 이 시절 인류학을 잘 다룬다. 좀 더 가면 해리스, 기어츠나 스콧 정도? 근데 그러다가 <숲은 생각한다>나 <식인의 형이상학> 같은 최근 저작을 읽으면 이게 학문인지 내가 숲인지 식인종인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옛 세대의 인류학도 중요하고 사실 그것도 제대로 모르는데 새 세대까지 들이닥치니 정신이 나가버릴 것 같다.
이 사태를 어떻게 해야하는가? 나도 잘 모르겠다. 일단 몇권만 추천해놓는다.
좀 재미없는 교과서 같은거라도 괜찮은 사람이라면 <글로벌 시대의 문화인류학>이 최근 트렌드까지 일부 반영한 유일한 개설서라고 할 수 있다. 모나한&저스트 <사회문화인류학>으로 대체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이 책도 2000년에 나온 책이라 불행히도 그렇게는 되지 않는다. <처음 만나는 문화인류학>도 2000년대 초반에 나온 책이라 대체가 안된다. 둘 다 좋은 책이라 둘 다 읽는걸 추천하지만 저자들이 시간을 달리지 않는 이상 최신의 흐름을 담고 있을리 없다. 다 너무 어렵다면 차라리 최소한의 인류학적 시각을 갖춘 <개미는 왜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투자하는가>를 읽고 다음으로 넘어가자.
인류학사는 지금으로서는 원서가 97년에 나온 <인류학의 거장들>이나 2000년에 나온 <인류학의 역사와 이론>(근데 절판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아니면 <문화인류학의 역사>인데 좋은 책이지만 이 책은 원서가 무려 80년대에 나온 책이다.
그 다음엔 최근에 나온 책 중 상대적으로 더 재미있고 제정신인 책들을 좀 읽는게 낫다. <청킹맨션의 보스는 알고 있다>, <이주, 경계, 꿈>, <인류학자처럼 여행하기> 정도를 개인적으로는 추천한다.
그 다음으로는 <팀 잉골드의 인류학 강의>를 어떻게든 구해서 읽기 바란다. 2018년에 원서가 나온 책이라 최신의 흐름을 담고 있다. 문제는 분량이 짧은데 갖고 있는 배경지식에 따라 얻어가는게 너무 차이나는 책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위의 준비가 필요했던 것이다.
여기까지 왔으면 이제 원하는 책을 읽을 준비가 된 것이다. <세계 끝의 버섯>같이 독서계에서 소소하게 화제가 됐던 작품이나, 잉골드의 <라인스> 등 최근 번역된 작품들을 읽어보자. 이론적으로 좀 더 관심이 있다면 <부분적인 연결들>을 읽거나 multi-sited ethnography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진심으로 관심이 있다면 <Anthropology in Theory: Issues in Epistemology> (2nd edition, 2014)를 참조할 수 있다.
덧: 일본의 민속학은 영미권이나 유럽의 사회/문화인류학과는 독자적인 역사를 가지고 발전해왔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야나기타 구니오이고, 그의 책은 일본민속학의 원점이라 불리는 <도노모노가타리>를 비롯한 여러권이 번역되어 있다. 야나기타에 대해선 가라타니 고진의 <유동론>도 참조할만하다. 그러나 최근 30년간 일본민속학의 쇠퇴에 대한 경고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선 스가 유타카, ‘민속학의 비극’, 사노 겐지, ‘일본민속학사‘ 참조. 이런 문제에 대응해 지역연구와의 접합을 모색한 것이 야노 토루, 문화인류학과 비교해본 것이 <문화인류학과 현대민속학>, 새 시대의 교과서를 써보고자 한 것이 기쿠치 아키라의 <민속학 입문>이다. <민속학 입문> 정도는 관심있는 초심자들에게도 추천할만한 것 같다.
청킹맨션은 좀 별로던데 내가 개론서들을 읽고 나서 읽은 책이라 그런가 다른 것들은 참고할게 고맙다
흠 영어되면 이거 한번 읽어보면 재미있을지도?
https://journal.culanth.org/index.php/ca/article/view/4087
『팀 잉골드의 인류학 강의』를 최근에 읽었는데, 역시 인류학을 모르니까 많이 아쉬운 느낌이 들더라 이 글 보고 딴 책부터 읽고 잉골드꺼 다시 재독해야겠음…
사람들은 뭔가 체계잡힌걸 기대하겠지만 정작 연구자들은 현장가서 지지고 볶으면서 노트 휘갈기고 아 ㅅㅂ... 이걸로 뭐 할 수 있을까 하다가 어떻게 겨우겨우 끝냄. 그래서 책들 제목 다양해도 사실 결과물은 다 같음. 피 땀 눈물...
Ulf Hannerz 말대로 인류학의 미래먹거리는 다양성임. 그래서 입문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놈들은 뭐 이런걸 연구하나 싶을건데 인간군상들이 다양한만큼 그들을 염탐하는 인류학도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 국경 넘어 밀입국 하는 사람들부터 증권가 사람들까지 다 문화인류학안에서 다룰 수 있음.
잉골드 <모든 것은 선을...> 읽고서 되게 들뢰지언 같다는 인상이 강했는데 꽤 건실한가 보네
‘살아있는 세계’에서 출발하는 현장연구를 하는 우리 인류학자가 사변철학자보다 더 철학을 잘할 수 있다 같은 소리나 anthropology contra ethnography를 둘러싼 논란 등등 꽤 논쟁적 인물이긴 한데, 비판하는 사람도 그의 현장연구 짬밥은 무시를 못하기 때문에…..
황금가지 느낌 나는건 없을까? 문학적인
조지프 캠벨 책 읽어
@ㅇㅇ(219.255) 조지프 켐벨 책 읽어 22. 레비스트로스도 <신화학>을 썼는데 문학적이진 않음. 아님 차라리 바슐라르 <공기와 꿈>, <물과 꿈>? 이게 너가 생각하는 문학적인 건지는 모르겠네.
@ㅇㅇ(73.88) 메타 뒤떨어지는건 아는데 역시 조지프 캠벨 말곤 없지?
@ㅇㅇ(220.78) 뭐 사람에 따라선 <세계 끝의 버섯>을 문학적이라고 할 수도 있고 <슬픈 열대>는 확실히 문학적이라 생각하긴 하는데… ‘황금가지 느낌’은 역시 캠벨이지.
@ㅇㅇ(73.88) 아 생각해보니 한명 더 있다. 엘리아데. <종교형태론>이나 <샤머니즘>이 황금가지 느낌 좀 날거고 그 외에도 <영원회귀의 신화> 등 문학적인 작품들이 몇 있음.
학교에서 문화인류학 교양 들었던 생각나네 익숙한 이름들도 있고
오.. 인류학 갠적으로 괸심 있는데 개추
알렉세이 유르착도 인류학자던데 이 사람도 세계 끝의 버섯이랑 비슷한 과인가?
@Fraternite <모든 것은 영원했다, 사라지기 전까지는>만 읽었는데 그거 한정으로는 꽤 다름. 유르착은 담론적 접근을 하는 사람이고 <세계 끝의 버섯>은 존재론적 전회 + 버섯이 이동하는 선을 추적하며 다른 장소에서 버섯이 어떻게 ‘번역’되는지 탐구.
다 읽어 봤는데, 그게 그런 흐름이었구나 ㅋㅋㅋ... 최근에는 기호학 같은 요소들이 섞여 들어가나보넹
기호학 섞여간지는 사실 좀 됐고 ㅋㅋㅋ 최근 흐름 중 중요한 건 위에 썼듯 존재론적 전회와 multi-sited ethnography (얘가 올해로 나온지 30년…) 등등.
제국주의 학문(?)이라 쓰임 다해서 사라져도 이상할게 없는데 착한척하며 반대쪽에 붙어서 연명중인 학문아님 한국에서 기반 약한 이유이기도 하고 서양 학술 흉내내야하는 부분이 있어서 유지되는거지
영어로 읽어야 하나 그냥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