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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학의 GOAT급 작품을 꼽으라면 독갤에서는 보통 김승옥의 <무진기행>, 박상륭의 <죽음의 한 연구>, 최인훈의 <회색인>,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등과 함께 연이어 언급되는 작품이 바로 이 관촌수필이다. 예전부터 읽어야지 생각만 하다가 흐름을 타서 이제서야 읽게 되었는데, 그냥 다른 말이 필요 없이 순수재미가 미쳤다.


저번에 읽었던 <낮선 시간 속으로> 처럼 이 작품에도 깊은 주제의식이 담겨있을 것이 분명하나, 왠지 그렇게 깊게 주제니 소설이 가져다 주는 메세지니 하는 것들을 굳이 들여다보지 않아도 된다는 마음이 앞섰다. 관촌수필은 이름과 다르게 소설이지만 수필처럼 가볍게 읽히는 작품이기도 하고, 소설과 수필 사이 그 모호한 경계를 작가가 의도한 바 대로 유지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른 책들처럼 깊이 파고들어간다면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수필적 특성을 죽이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았다.


이 작품은 8개의 단편을 모은 연작소설이다. 첫번째 작품인

<일락서산> 부터 <공산토월> 까지는 과거의 일을 주로 다루는 토속적, 자전적 느낌이 강한 소설들이고, 그 뒤 3편은 현재의 문제를 중점으로 하는 풍자소설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일단 문장이 참 좋다. 잘 읽히지 않는 문장이 하나도 없으며, 인물들의 사투리를 그대로 써넣어 말 그대로 정말 글의 맛이 풍부하다. 시골의 고즈넉한 풍경에 맞춰진 향토적인 언어들은 배경과 잘 어울림을 넘어서, 독자로 하여금 그 풍경을 멀찍이서 바라보는 것 뿐만이 아니라, 그 구성원이 되어서 시골의 내음을 몸소 느끼게 만들어 준다.

문장 안에 쉴 틈 없이 들어차있는 사투리는 식구들, 이웃 간의 끈덕진 정을 표현하는 데에도 아주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소설은 아주 천천히, 편안하게 진행된다. 읽다 보면 이 책의 제목이 왜 관촌‘수필’ 인지 알게 될 것이다. 여느 소설과는 다른, 관촌수필 특유의 매력이 있는 듯 하다.

작가의 자전적 소설인만큼 작가 자신의 기억에서부터 비롯된 인물, 풍경들을 살아 숨쉬듯 생생히, 고스란히 담아서 각각의 이야기로 엮어내는 것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마냥 수필적인 요소만 있는 건 아니고, 중간중간 인물들의 행적을 통해서 비극적인 면을 주목하여 풀어내기도 한다.

예를 들면 어릴 적 소꿉친구였다가 도둑이 되어 돌아온 대복이라던지, <공산토월>의 주인공인 석공에 대한 회상 등이 있다.

너무 늘어지지 않게끔 하고 서사 속 또 다른 서사를 만들어내는 것 같아서 좋았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이 다른 국문학 작품보다 더 인상깊었던 이유를 말하자면 아무래도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인 사투리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투리는 이 작품이 발표되기 한참 전부터도, 작품이 발표된 후인 현재까지도 우리가 일상 속에서 즐겨 사용하는 것이기에, 한 지역의 사투리와 여러 사람들의 인생, 토속적 향취를 그대로 녹여넣은 <관촌수필> 은 사투리가 영영 소멸되지 않는 한 영원불변한 자신만의 가치를 가진 채로 언제까지고 널리 읽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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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정말 너무 재밌었습니다, 이게 진짜 국문학의 맛이라는 걸 느꼈어요. 작품 뒤에 해설은 반 정도 읽다가 딱히 와닿는 게 없어서 안 읽었어요. 본문에 사투리를 가지고 거의 찬양에 가깝게 쓰긴 했지만 반대로 사투리 때문에 읽기를 주저하시는 분들도 분명 계실거라고 봐요. 게다가 이 책이 미주기도 하고 가나다순 정렬이라 여간 불편한게 아닌데, 처음에는 어려울 수 있어도 나중 가면 어느정도 적응도 되고, 대부분은 뉘앙스로 파악할 수 있는 것들이라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진짜 궁금한것만 보시면서 읽으시는 걸 추천합니다.

아직 안 읽어보신 분 있으면 한번 맛이라도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