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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절창은 아마도 셰익스피어의 오마주같은 느낌으로
연극조의 어투를 사용한 게 신선하기도 하고, 또 나름 다양하고 세련된 어휘를 사용하려 했다는 점에서는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더 완숙했으면 훨씬 극찬했겠지만, 시도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훌륭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색다르기도 했고요. 최소한 제가 읽었던 한국 작품 중에선 희소성이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그런데 재벌의 숨겨진 방계 자식이라는 설정과 조폭과 비슷한 분위기를 보여주고
여주에 집착하는 차도남과 차도남을 의식하는 여주와 미묘하게 남 탓을 하는데 그게 연극조라서 더 매력적이지 않아보였던 독서교사의 모습 등등이 겹쳐서
좀처럼 공감이 가지 않았습니다.
여주는 왜 차도남을 의식하고, 차도남은 왜 여주에게 집착하는가?라는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이번 독서모임은 4명이 만나서 좋았다고 한 사람이 둘이고, 별로였다고 한 사람이 저 포함 둘이었는데
별로였다고 한 분께서는 스타일이 마음에 안 들어서 그랬다고 했으니 그건 좀 넘어가도록 하고
저는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등장인물에게 공감이 가지 않아서 그랬습니다.
그런데 좋았다고 하시는 한 분은, 에둘러서 표현하는 방식이 자신에게 와닿았다고 했고
다른 한분은 장르문학의 공식에 맞추어서 굉장히 잘 쓰여진 책이라 평했습니다.
아무튼, 왜 여주와 남주는 서로에게 집착하는가에 대해서 나름대로 수긍하게 되긴 했습니다.
여자 입장에선 천생고아에 보금자리 없는 입장인데, 보금자리를 제공해주고 보호자 비슷한 걸 흉내라도 내주는 남자라면, 그 남자가 못된 걸 떠나서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테고
당연히 그가 가진 재력과 교양 등도 매력적으로 보이긴 했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걸 단호히 거부하거나 혹은 그것을 초월하는 썸띵이 있어야 여주의 캐릭터성이 더 빛났겠지만,
제 생각에는 천애고아에 부모가 없던 사람이 그런 고귀함에 가까운 덕목까지 있기가 참 어려웠을 것이라 봅니다.
상황은 어려울수록 일관적으로 선택하는 것은 어렵게 되니까요.
그렇기에 오히려 '더욱' 캐릭터에 공감할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평범한 사람이면서도 양심적인 고려를 하는 사람이 우리 대부분의 독자들일테니까요.
그러나 남주가 여주에게 끌리는 건 더욱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일단 남자의 심리가 아예 나오지도 않고, 사회적 지위를 고려할 때 만날 수 있는 여자는 많을테고, 분명히 여주만이 가진 특수성이 있어서 끌리는 걸텐데
그것은 무엇일까? 했지요.
첫째로 솔직했다는 점일 것입니다.
첫만남에서 여주가 겪었던 일을 그는 cctv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입장에 있었고, 그것을 확인했을 가능성이 큰 인물상으로 그려집니다.
솔직할 수 있다는 점은 강하다는 것, 강하다는 것은 순수하다는 것입니다.
남주는 순수함에 끌렸을 겁니다.
둘째로, 남주는 여주에게 다가가지 않습니다. 아니 못하죠.
하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티는 많이 낸 편에 가깝습니다. 이성적으로 그의 행동을 분석해보면 여주를 꽤 귀하게 대했죠.
왜 여주에게 다가가지 못하는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즐겨익는 그가 윤리와 교양 등에 대해서 무지할 리 없으니
그는 그 자신이 행하는 반사회적인 행태와 더불어 그의 출생 등을 통해 자기혐오를 갖고 있을 거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자기혐오를 가진 사람이,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사람에게 다가가지 못하죠. 그 사람이 다가오게끔 유도하는 거 정도가 그의 최선이었을 겁니다.
물론 그 또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회개할 수 있는 선택지가 있지만, 그런 것을 못하는 게 평범한 사람이니 오히려 독자는 그의 심리가 더 이해되었을 겁니다.
저에게는 매력적인 인물로 보이지는 않았지만요.
즉 이 이야기는, 평범한 사람들의 연애이되 상황이 여의치 않아 이어지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이 소설은 사랑을 다루었다는 데에 공감하면서(생각보다는 공감이 더 적절하겠군요.) 충분히 제법 절절하게 그들의 이야기를 다룬 거라 봐야겠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남주가 자꾸 자신을 읽어보라고 요구하는 것 또한 그 답답함의 표현이겠고요. 결국 여주는 남주를 읽게 되었죠.
아무튼 간에, 독서모임을 통해 생각의 저변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인물의 초월성과 상황의 개연성을 기대하고 책을 보는 사람이지만, 어떤 분들은 인물에 공감하는 데 집중하고 싶고, 상황의 특수성을 통해 그들이 된 것처럼 느껴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독서모임의 효용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이 있던데, 나와 다른 것을 이해하는 것은 도움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개추는 안줬죠??
절창 읽고 싶어지자나
어 안 읽은 분이 제 감상문을 읽기엔 스포가 너무 가득한데;;;
@fafa 책은 원래 문장과 문장의 세밀한 흐름을 보려고 읽는 거니까 ㅇㅇ 고전문학은 이미 스포 당하고도 다들 읽자나? 게다가 이번엔 스포한 부분에 이끌려서 보고 싶어진 케이스라서 괜찮음 ㅎㅎ
제 취향의 독서는 아니었는데, 주 독자층에겐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만큼 잘 쓰여진 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여성향 로맨스 특징이잖아. k-드라마에서도 주구장창 나오는 클리셰기도 하고. 거기에 이유가 적절히 들어가면 좋기야 하겠다만 클리셰는 클리셰라 넘겨도 좋을 듯
클리셰를 머리로나마 이해해보려고 한 거죠.
@fafa 장르 규칙은 이해보단 감성의 영역이라고 생각함. 받아들이기 힘들면 그냥 그런갑다 해야지...
ㅎㅎ아무튼 나름 의미있는 시도였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