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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훈이 <태풍> 이후 무려 20년만에 낸 소설이 바로 <화두>임.
최인훈이 가족을 보러 미국으로 건너가는게 초반임.
미국에서 지내는 동안 한국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그게 <광장>의 개작과 아기장수 우투리 설화를 기반으로 한 희곡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를 창작하는 계기가 됨.
이 작품들은 작중에 이름만 바꿔서 그대로 언급됨.
<옛날 옛적에...>는 영어로 번역되어 공연되기도 함.

또 자기 옛날 이야기도 해주는데 중학교 시절 조명희의 <두만강>을 읽고 쓴 감상문이 문학 선생님한테 "이 감상문은 신진 소설가의 작품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다. 좋은 작가가 될수도 있겠다."라는 말을 듣게 됨.
고등학교 다닐 땐 벽보를 붙이는 활동을 했는데 뭐가 문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방과후에 남아서 소년단 간부들과 선생님 앞에서 자아비판을 강요당함. 정확히 대화 내용은 기억이 안 나지만 일단 초 고난이도
미연시라고 생각하면 됨. 선택지 잘못 고르면 1시간 될게 2시간 됨. 얼마나 탈탈 털렸는지 집에 가다가 토함
아무튼 그 사건이 인생에 아주 깊게 남았는데 다른 작품에서도 이 사건은 볼 수 있음. <광장>의 이명준이 경찰들한테 강압적으로 취조받는 장면이라던가 <회색인>에서는 김학이 소년단 간부들에게 취조를 받는다던가 등. 남은 가족은 한국의 정치 현실 때문에 언제 전쟁이 날지 모르니 이민을 권하지만 최인훈은 거절하고 한국으로 돌아옴.

2부는 최인훈의 러시아 여행기임. 고골과 체호프의 무덤도 보고, 조명희의 인생을 추적하기도 함. 앞서 말했듯이 조명희의 소설은 최인훈 인생에 아주 큰 영향을 차지함. 두만강을 읽고 그 뒷내용을 상상해서 소설을 써 낸게 첫 창작의 시작이였기 때문임. 조명희는 월북 작가였지만 다른 작가들과 다르게 소련 지역에서 살았음. 다만 조명희의 최후가 왜곡되어 있었음. 나중에 제자의 도움으로 진실이 밝혀지는데, 스탈린의 고려인 이주 정책 때문에 총살당한 것임.
이 책의 첫 부분도 두만강의 첫 문장을 인용하며 시작함. 과거의 인물을 추적하는 소설이라는 점에선 <아우스터리츠>가 생각이 나기도 함.

서울예대 교수로서의 최인훈, 소설가로서의 최인훈, 희곡 연출가로서의 최인훈, 소년 최인훈, 장남으로서의 최인훈 등 모든 최인훈을 볼 수 있음.

최인훈이 이 소설을 쓴 이유는 작중에 제시되는데, 조명희의 삶을 추적하다 레닌의 죽음에 대한 기사를 읽었기 때문임. 그 레닌이 죽기 전에는 치매에 걸려 '어머니' '간다'등 몇 마디밖에 쓰기 못했다는 기사를 읽고 자신도 기억을 잃어버리기 전에 소설을 쓰겠다고 결심함.

그렇게 나온 것이 북한에서 살던 시절부터 미국, 러시아 여행까지 총 20년의 세월을 다루는 <화두>였음. 소설에 대해 예술과 글쓰기에 대해 한국에 대해 난민과 정착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면서 글을 썼는지 말 그대로 모든 것을 담아냈음.

최인훈쌤 소설 중에는 가장 분량이 길었는데 읽기는 엄청 쉬웠음.
다른 작품들 읽고 갈무리하기 딱 좋은 소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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