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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디어는 이거예요. 인생을 이루고 있는 모든 헛소리들의 실체를 까발리는 거죠.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소설을 쓰던 작가가 등장인물 하나가 없어진 걸 알게 돼요. 펜대 밑에서 슬쩍 빠져나가 버린 거죠. 작업은 중단되고요. 그러다 어느 날, 작가가 우연히 문학 낭독회에 갔다가 자기 등장인물하고 딱 마주치고는 충격을 받아요. 등장인물은 문밖으로 도망치려 하죠. 하지만 작가는—아마 내용이 이럴 거예요—어깨랑 팔꿈치를 이렇게 딱 붙잡고 말하는 거죠. '이봐요, 우리끼리 얘기지만 당신은 사람이 아니야, 당신은...' 결국 그들은 서로 방해하지 않고, 공동의 목표인 '소설'에 전념하기로 합의하고 끝납니다.

작가는 전개상 꼭 필요한 사람을 자기 등장인물한테 소개해줘요. 그러자 그 사람이 매력적인 여자를 소개해주는데, 등장인물이 그녀한테 홀딱 반해버린 거죠. 액자 소설의 남은 챕터들은 고정대 밑에서 튀어나온 종이에 쳐진 타자 글씨처럼 급격히 엉망진창으로 꼬이기 시작합니다.

사랑에 빠진 캐릭터한테서 아무런 원고도 안 나오니까, 작가는 여자랑 헤어지라고 강요해요. 캐릭터는 요리조리 피하면서 시간을 벌려고 하고요. 참다못한 작가는 (전화로) 당장 펜 밑으로 복귀하라고, 안 그러면 가만 안 둔다고 협박하죠... 하지만 캐릭터는 그냥 전화를 뚝 끊어버립니다. 끝."

한 10초 동안, 그 '주제 사냥꾼'은 장난기 가득한, 거의 어린아이 같은 미소로 우리 모두를 쳐다봤습니다. 그러다 이마에 주름이 잡히고 손가락이 수염에 걸렸죠.

"아냐, 그게 끝이 아니야. 결말이 틀렸어. 뭔가 부족해. 나라면... 흠... 생각 좀 해보죠. 그래, 이제 알겠어. 둘은 전화로 싸우는 게 아니라 직접 만나는 거야. 작가는 요구하고, 캐릭터는 거절하지. 그러다 어느새 한쪽이 결투 신청을 하는 거야. 둘이 결투를 해. 그리고 등장인물이 작가를 죽이는 거지. 바로 그거야, 다르게 될 수가 없어. 그 가짜 인간이 그토록 얻으려고 했던 여자는, 자기가 결투의 원인인 걸 알고 제 발로 그를 찾아가지. 하지만 이제 그 '인물-남자'는 사랑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돼. 작가가 없으면 그는 아무것도 아니니까. 무(無). 펑크툼(마침표). 그런 결말이—내 생각엔—진짜에 더 가까울 것 같네. 하긴 뭐..."




아무리 메타픽션이라고 해도 결국은 작품 안에 갇히게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