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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의 '셰리'를 떠올리게 하는 사강의 글은, 그 구도의 유사성과 다른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프랑스 여성의 성해방적인 측면에서도 바라볼 수 있게 만든다. '셰리'와 다르게 '브람스'에서는 나이 많은 여성이 애정적 욕망을 감춘채 모성적인 부분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젊은 남성과 교제하는 것이 아닌, 보다 애정에 굶주린 존재이며 욕망을 능동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주체이기도 하다.

이를 만드는 요소는 폴과 비슷한 나이대의 연인인 로제와, 그녀의 39살이라는 나이(스스로의 미래를 선택해야만 하는 시기)일텐데, 이런 점에서 전후 프랑스에서 여성의 성적 욕망의 확대가 발생한 결과를 볼 수도 있다.

다만, 이런 점에도 불구하고 '브람스'는 단순히 여성의 성적 욕망에 대한 통속적인 글로 비춰질 수 있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 콜레트의 '셰리'는 다소 자전적인 글로, 콜레트가 느끼던 자신의 노화에 대한 공포와 자조가 드러나며 욕망이 어떻게 관계를 파괴하는지까지를 그리고 있다면, 사강의 '브람스'는 감성적인 문체로는 써냈으나 그가 묘사하는 폴은 노화에 대한 공포와 자신의 실존을 찾는다기보단, 단순히 연애라는 설렘이 주는 즐거움을 찾고자 하며, 삶에 대한 사유는 다소 희미해진다.

이는 결국 폴의 나이가 그들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때도 타인의 시선이라는 외부적 요인에 흔들리는 것으로 드러나며, 주체적이고자 하나 결국 외부에 흔들리는 폴은 결말부에 이르러 다시 기존의 관계로 회귀함으로서 성해방적인 측면이 무색한 종속적 관계로 끝이나게 된다.

정리하자면, '브람스'는 감성적인 문체로 여성의 연애에 대한 묘사를 풍부히 묘사하는 글이지만, 중노년 여성이 자신의 노화에 느끼는 감정에 있어서나 욕망이 드러내는 파괴력에 있어서 콜레트에 비해 그 고뇌의 묘사가 부족하였고, 이 부분에 있어서 글은 실존적 고민이 아닌 단순한 기존 질서에 대한 종속이자 자그마한 일탈에 가깝게 나타나게 된다는 점에선 아쉬움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