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도 작가가 그토록 빨리는 이유가 뭘까. 물론 장르판이기에 감안해야 될 소지는 있다만 적어도 언급되는만큼 문장력이 걸출한 사람은 아니다. 아무래도 장르적인 테크닉이 들어간 소설들이다보니 캐릭터가 엄청나게 두드러지는 편도 아니다. 철학으로 빨리지만 문학적인 탐구보다는 주제적인 프로파간다에 가까워지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복거일이 ‘탁월한 이야기꾼’이라고 평가하고 김준혁 편집자가 ‘<눈마새>가 지난 20년 간 최고의 판타지 소설’이라고 극찬한 이유는 뭘까
말그대로 이야기의 힘이다. 이영도의 재능은 서사 구조를 짜고 그 안에서 새로워 보이게 이야기를 다루는 솜씨에 집중되어 있다. 그리고 만들어진 이야기에 맞춰 논리적으로 세계를 만들어내는 실력도 탁월하다. 작품들에서 공통적으로 반복되는, 다소 억지로 잘려나간듯한 결말부를 제외한다면 서사적인 완결성과 완성도가 매우 높으며 내내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뒤집어간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작가의 스타일은 대하소설에 최적화되어있다. 이영도의 장점은 예술적인 문장이나 무릎을 치게 만드는 주제의 깊이가 아니라, 수많은 사건과 인물을 엮어나가며 독자의 두뇌를 깨부수는 스토리텔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최근의 이영도는 본인의 그런 장점을 스스로 포기한듯 보인다. <어스탐 경의 임사전언>, 물론 좋은 소설이다. 장르 변용은 능숙하고 특유의 매니악한 유머가 산재해있으며, 메타픽션적인 주제는 꽤나 흥미롭다. 적어도 이 작품은, 한국 판타지 소설계에서는 찾기 힘든 뛰어난 완성도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만족스럽지 않은 건, 결국 이영도 작가의 가장 뛰어난 장점은 거세된 소설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맥시멀리스트의 미니멀리즘은 그 반대만큼이나 낯설게 느껴진다.
여러가지있겠지만 난 독자가 다읽고나면 성장한 고취감인거같음 근데 시대가 냉소가 심하고 나이대도 영향있다보니 그게 잘안나오는거같더라
잘 베껴서가 아닐까?
난 반대로 기존의 장편들이 미니멀하고 어스탐은 이영도식 맥시멀리즘의 극한 같음.
두가지 모두의 의미. 이야기적 스케일로는 미니멀하고 문장과 함의는 맥시멀해짐
눈마새 4권, 피마새 8권을 연속으로 쓰면서 기력이 소진된듯. 지금은 이제 나이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