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와네는 마치 징그러운 짐승이라도 보듯 그녀를 바라 보았다.

목소리가 더 날카로워졌다.


"자넨 내가 자네 그림을 잘 보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나보던데.

미세스 오터에게 불평을 늘어놓고 말이야.

좋아, 보이고 싶은 그림이 있으면 보여줘 보게."


패니 프라이스는 얼굴이 빨개졌다. 병약한 피부 밑의 피가 야릇한 자주빛을 띠는 것 같았다.

말없이 그녀는 주초부터 줄곧 손대 왔던 그림을 손으로 가리켜보였다. 프와네는 자리에 앉았다.


"그래, 자네는 내가 무슨 말을 해주길 바라나?

훌륭한 작품이라고 말해 주길 바라나?

그런데 그렇지 않아.

잘 그렸다고 말해 주길 바라나?

못 그렸어.

장점이 있다고 말해 주길 바라나?

없어.

어디가 잘못됐는지 지적해 주길 바라나?

다 잘못되었어.

이 그림을 어떻게 하라고 말해 주길 바라나?

찢어버려. 자 이젠 됐나?"


프라이스 양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무엇보다 미세스 오터 앞에서 프와네가 그렇게 말하는 것에 그녀는 격분했다.

그녀는 프랑스에 온지 오래되어 프랑스어를 곧잘 알아듣긴 했지만 말은 두 마디 이상을 못했다.


"제가 왜 이런 취급을 당해야 하죠? 제 돈은 남의 돈과 다르나요? 저도 돈 내고 배우는 거예요. 이게 가르치는 거예요?"


미세스 오터가 통역하기를 망설이자 프라이스 양이 엉터리 프랑스어로 이렇게 말했다.


"즈 부 페이어 마프랑드르(저는 돈 내고 배우는 겁니다)"


프와네의 눈이 분노로 확 타올랐다. 그는 냅다 소리를 내지르며 주먹을 휘둘렀다.


"메, 농 드 드외(절대 안 돼), 난 자넬 가르칠 수 없어. 차라리 낙타를 가르치는 게 낫겠다"


그러고는 미세스 오터를 돌아보고 말했다.


"이 아가씨한테 물어봐요, 취미로 그리는지, 아니면 돈벌이를 하려고 그리는지"


"화가로 먹고 살 거 예요." 프라이스 양이 대답했다.


"그렇다면 말해 주지 않을 수 없네. 자넨 지금 시간 낭비하고 있는 거야

자네가 재능을 가졌느냐 안 가졌느냐 하는 건 중요하지 않아.

재능도 요즘 세상엔 별로 통하는 것 같지 않으니까 말이야.

하지만 자넨 이 방면에 눈꼽만치의 적성도 없어. 여기 나온지 얼마나 됐나?

다섯 살 먹은 애도 두 시간을 배우면 자네보다 낫게 그릴 거야.

자네에게 한 가지만 말해 주겠네. 아무짝에도 가망없는 이 짓 집어치워.

자넨 화가보다는 가정부를 하는 것이 먹고 사는 데 나을 거야. 보라구."


그가 목탄을 집어들고 종이에 갖다 대자 목탄이 툭 부러졌다.

입으로 욕설을 웅엉거리며 그는 부러진 조각으로 굵은 선을 죽죽 그어댔다. 휙휙 손을 놀리며 그는 독설을 내뱉았다.


"보라구, 팔의 길이가 서로 다르잖아. 무릎은 어떻고. 이렇게 괴상한 무릎이 어디 있나. 다섯 살짜리 어린애 얘기했나?

이거봐 . 이 여자가 다리로 서 있다고 할 수 있겠나? 그리고 발을 봐."


한 마디 한 마디 할 때마다 성난 목탄 자국을 남겨놓은 바람에 패니 프라이스가 오랫동안 정성을 들였던 그림은

얼마 있지 않아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이 사라져버리고 어지러운 선과 얼룩만이 가득 남았다.







너무나 꿀잼인 것이구요. 즐거운 주말이야 ㅋㅋ 서머짓 몸은 작품 든 것 마다 실망을 시켜주지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