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노인에게 매료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는 분명 넋이 나간 상태로, 칸트 자신조차 풀어낼 수 없을 만큼 복잡하게 꼬여버린 '통각의 뒤엉킴'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 아니 더 정확히 말해 머리 밖으로 쫓겨나 칸트가 말한 이성의 열두 범주 어디에도 발붙이지 못한 이들은 본능적으로 제13의 범주를 찾아들기 마련이다. 그것은 객관적이고 필연적인 사고 체계에 구차하게 덧대어 놓은 '논리의 가건물'과도 같다. 이 열세 번째 범주야말로 온갖 망상과 비논리가 자라나는 토양이라는 점에서, 이 늙은 묘지기는 내가 구상 중인 '환상' 소설 연작에 긴요한 소재가 되어줄 것이다.
시기즈문트 크르지자놉스키 - 이성의 13번째 범주 中
ㅅㅂ 번역 내놔
크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