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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둠스데이 북과 비교를 해서 말할수밖에 없네. 간단히 말해 둠스데이 북보다 훨씬 좋아졌음.


둠스데이 북의 장점은 간결했다. 앞에서 몇백페이지를 써가면서 만들어낸 전체적인 세세한 디테일과 캐릭터에 대한 애착을 이용한 몰입을 이용해서, 마지막에 감정적으로 연속적으로 펀치를 때려박으면서 정신 못 차리게 하는 것. 근데 그것 때문에 발생한 문제도 있었다. 마지막까지 오기 전에 특정한 반전 하나를 두고 끝없이 밝혀질까? 말까? 하면서 정답을 알고 있는 인물을 계속 기절시키고, 주인공중 하나는 위화감을 느끼면서도 그걸 구체화하지 못한다. 그걸 사백 페이지 넘게 하고 있는걸 보면 마지막의 장점을 느끼기 전까지 너무 빡쳐서 견딜수가 없을 정도. 심지어 그 반전은 별로 대단하지도 않아서 백 페이지 시점에서 대부분 다 눈치 채고 만다.


이번에도 그런 경향성이 없는건 아님. 대충 초반부에 누구나 눈치챌만한걸 못 눈치채고 괴로워하는 주인공들을 보면 내가 더 괴로워지니까. 하지만 전체적인 글의 페이스나 흐름이 훨씬 좋아졌고, 대단원의 사건까지 가는 서브 단계들이 계속 발생한다. 반전 역시 기존에 비해서 한두방 더 트위스트를 주면서 훨씬 마지막에 만족도가 높았음. 전체적으로 둠스데이북보다 더 가볍고 즐겁고, 코미디도 많은 이야기인데 글의 짜임새는 훨씬 좋아졌다고 느낌.


여전히 코니 윌리스식 수다는 여전해서 말이 많은데, 그 수다가 만들어내는, 맥락이 두세개씩 있는 대화가 마구 뒤섞이면서 정신없는 분위기를 만드는거라던가,  "골치아픈 부녀회장" 스타일 캐릭터를 잘 구성하는건 이 사람이 최고인거 같음.


아무튼 만족스러운 책이였다. 코니 윌리스는 단편집이 아니라면 이 책을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