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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판사에게 육신이 안아줘요 당해서 죽었지만
사상적으로 판사의 패배 같음.

판사는 모든것은 나의 허락없인 존재할수 없다며
지나가다 보는 유적, 생물들을 기록 후 없애버림.

전쟁은 신이다라는 사상이 합쳐져서 판사는 인간 문명 이전부터 존재해온 폭력과 전쟁의 질서 그자체를 상징함.
판사에게 정의란 폭력으로 이겨서 살아남는 자가 정의임.
법과 문명은 약자들이 강자를 억제하기 위해 만든 나약하고 위선적인 규제일 뿐이라고 여김.


그래서 흑인 잭슨이 백인 잭슨의 목을 따는걸 보고 인종차별이라는 기존 인간 관습을 쳐내 폭력의 질서를 실현했다고 유독 흑인 잭슨을 챙기는 모습을 볼 수 있음.


판사는 글랜턴 부대가 인디언한테 썰릴 때도 희열을 느꼈을거임. 야만인이라고 부르며 무시하며 방심하던 위선자들이 폭력의 법칙에 휩쓸려나갔기 때문에.


그런데 소년만이 유일하게 판사에게 넘어오지 않은 존재임.
작중 소년은 학살에 직접 가담하지 않고 소년이 폭력을 쓰는 건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서만 제한적으로 씀. 판사에게 소년은 자기 철학 신념을 방해하는 걸림돌이라 그를 굴복시키고 싶어함.


부대 전멸 후 소년이 토드빈, 전직신부와 떠돌아다닐 때부터 판사의 추격이 시작됨. 판사는 토드빈의 모자를 구매함으로써 그의 영혼을 판사에게 종속시킴. 판사를 죽이러 간줄 알았던 브라운도 그에게 총과 옷을 팔아 종속됨. 이 둘이 나중에 사형수로 교수형 당하는건 판사의 수첩에 기록당한 뒤 파괴된 것이랑 똑같음.


그러나 소년은 총을 사겠다는 판사의 제안을 거절하고 총 한자루를 쥐고 전직신부와 황무지를 떠돔. 판사는 언제든 소년을 죽일 수 있는데도 안죽이고 그에게 항복을 요구함. 이대로 육체를 죽이는건 판사의 신념이 꺾이는 짓이기 때문에 소년을 감옥에서도 꺼내주고 상처도 치료해줌.


수 십년의 시간이 흘러 술집에서 만난 소년과 판사. 판사는 여전히 소년에게 항복을 강요하지만 소년은 판사와 춤추기를 거부하며 저항함. 동시에 술집에서 춤을추다 총을 맞고 죽은 곰처럼 소년은 판사에게 안김당하여 죽음.


판사는 소년을 안음으로써 자신에게 흡수한듯 하지만, 기쁜듯 발광의 춤을 추는 판사는 오히려 그가 패배했다는 느낌이 듬. 과시는 곧 결핍의 행위이듯이 과장되게 춤을 추면서 판사는 절대 자지않는다, 판사는 죽지 않는다고 여러번 강조하는게 오히려 그가 소년의 인간성에 패배했기 때문에 과시하는 것 같음. 소년도 폭력을 피하지 못했기에 목숨을 잃었지만, 그의 순수함과 인간성은 폭력도 파괴하지 못했음.



매카시 작품은 국경3부작만 전에 읽었었는데, 국경은 말, 동행, 소녀, 국경너머 미국 등 마음을 둘 수 있는 피난처가 있었지만 핏빛 자오선은 어느 세계든 도망가지 못하는 죽음만 가득한 절망적인 분위기였음.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 안톤쉬거가 운명적인 죽음을 상징한다면 판사는 인류 태초부터 함께해온 폭력과 전쟁을 의인화 한듯함. 그래서 절대 죽지도 않고, 대머리에 몸에 털하나 없고 피부가 창백한 아기같은데도 키가 2미터 넘는 거구의 판사는 순수하면서도 강력한 폭력을 시각화 한 캐릭터임.

여러 상징적인 장면들이 많아서 해석하며 읽는 재미도 좋았고
주제를 극대화하기 위한 사소한 디테일 설정이 인상적임.

폭력묘사가 자세하니까 영상물로 보는 것보다 더 역겹고 힘들었는데 매카시 특유의 건조하고 허무한 문체가 마음에 들었음.

그래서 매카시 다른 작품들 먼저 읽고 읽으면 좋을거 같더라 다른 작품들이랑도 비교가 저절로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