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소설 앞부분에서


여자가 봉창 두드리듯

"꿈을 꿨어." 할 때는


'잉?... 이게 도대 뭔 내용?' 하며


책을 일단 넘겨봤음.


뭐 나름 국내에서 유명한 소설가의 작품이니까.


그런데 뭔가 여자가 광기에 사로잡힌다고 해야 되나


그러면서 그 부분을 묘사하는 1부


그리고 처제와 형부의 욕망을 그린 2부


이 부분을 보면 뭐랄까


그 전시회장 가면 입체적으로 막 움직이는 그림들 있잖냐


뭐랄까 그런 게 연상되더라.



내가 예전에도 글을 썼지만


작품을 여인으로 비유하자면


이청준의 눈길은, 순백의 원피스를 입은 사슴 눈망울을 지닌 청순가련형 여인이 떠오르고

임철우의 직선과 가스를 읽으면, 검붉은 드레스를 입고 처녀의 피가 흐르는 화려한 궁전에서

뇌쇄적 매력을 발산하는 여왕(마녀)이 떠올랐는데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읽고 나니


굉장히 입체적인, 3차원으로 프린팅된 형형색색의 빨주노초파란보 별의별 색이 다 들어간

옷을 입은 힙한 느낌의 여자가 떠오른다. 그런데 눈빛은 뭔가 초점이 흐리고, 퇴폐적인 느낌을 풍기는.



여하간 문인들의 작품을 읽을 때면 각 작품마다 뭔가 떠오르는 색상이라든가 이미지라든가 그런 게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