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소설 앞부분에서
여자가 봉창 두드리듯
"꿈을 꿨어." 할 때는
'잉?... 이게 도대 뭔 내용?' 하며
책을 일단 넘겨봤음.
뭐 나름 국내에서 유명한 소설가의 작품이니까.
그런데 뭔가 여자가 광기에 사로잡힌다고 해야 되나
그러면서 그 부분을 묘사하는 1부
그리고 처제와 형부의 욕망을 그린 2부
이 부분을 보면 뭐랄까
그 전시회장 가면 입체적으로 막 움직이는 그림들 있잖냐
뭐랄까 그런 게 연상되더라.
내가 예전에도 글을 썼지만
작품을 여인으로 비유하자면
이청준의 눈길은, 순백의 원피스를 입은 사슴 눈망울을 지닌 청순가련형 여인이 떠오르고
임철우의 직선과 가스를 읽으면, 검붉은 드레스를 입고 처녀의 피가 흐르는 화려한 궁전에서
뇌쇄적 매력을 발산하는 여왕(마녀)이 떠올랐는데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읽고 나니
굉장히 입체적인, 3차원으로 프린팅된 형형색색의 빨주노초파란보 별의별 색이 다 들어간
옷을 입은 힙한 느낌의 여자가 떠오른다. 그런데 눈빛은 뭔가 초점이 흐리고, 퇴폐적인 느낌을 풍기는.
여하간 문인들의 작품을 읽을 때면 각 작품마다 뭔가 떠오르는 색상이라든가 이미지라든가 그런 게 있더라.
여하간 나는 한강 채식주의자 재밌게 읽었어. 다만 뭔가 설정 자체가, 그러니까 나무가 되길 원하는 여인이라고 해야 되나? 음.. 스토리 자체는 뭔가 좀 내 취향에 맞지는 않았지만 그 이야기를 '오감'을 이용해 입체적으로, 감각적으로 풀어나가는 그 세련된 문장들은 정말 예술적이더라.
난 2015년 이상문학상 받은 김숨 뿌리이야기 & 왼손잡이 여인을 먼저 읽고 이후에 (맨부커 상 받았다길래) 채식주의자를 읽어서 그런지 아무래도 채식주의자가 하위호환으로 느껴졌음 물론 저작년도로 따지면 채식주의자가 먼저지만 아무튼 개인적인 감상은 그랬음 ㅋㅋ 근데 보통 김숨보다는 한강을 더 쳐주는 분위기더라 ㅋㅋㅋ
나도 국수랑 뿌리이야기 재밌게 읽었는데 김숨이 현대사를 소설로 풀려고 들면서 창의성이 급격히 떨어진 느낌. 뿌리이야기랑 한 명이 소재가 굉장히 비슷한데 한 명이 후기작임에도 더 경직된 느낌이랄까. - dc App
나중에 김숨 작품도 한 번 읽어보지ㅎ
소설을 여인으로 이미지화하는 거 독특하네
잼남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