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묘한 초상화를 보자.
어딘가 병적이게 느껴지지 않은가? 무엇보다 오른쪽 아래 깨알같이 장문의 글자가 써져있는 걸 볼 수 있다.
단순히 화가의 서명이라고 보기엔, 무척이나 길게 보이는데, 대체 무엇일까?
혹시.....모더니즘의 시대에 한 작가가 숨겨놓은 다빈치 코드가 아닐까?
오늘 이야기할 스타니스와프 이그나치 비트키에비치, 혹은 애칭이자 필명으로 '비트케이'는 곰브로비치 이야기를 할 때 잠깐 얼굴을 비추었지만,
폴란드 문학의 모더니즘 3총사 중 그 첫번째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1885년에 태어난 그는 오늘날은 부조리극과 부조리 문학의 선구자로 평가받으며, 그 동안 영미권에서도 여러 작품이 꾸준히 번역되었고, 올해 말, 그의 희곡 전집 번역이 나올 예정이다.
그의 희곡이 국내에도 공연이 된 적이 있고, 영미권에도 활발하게 소개되는 만큼, 조만간 그의 희곡집이나 소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간에, 작가들이야 워낙에 괴짜들이지만, 우리의 비트키에비치 또한 특이한 구석이 있었다.
그가 젊을 당시, 1차대전이 일어났을 때의 일이다.
폴란드는 아직 없었으므로, 그는 러시아 국적이었고, 독일의 침공으로부터 폴란드 민족을 지킨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입대를 한다.
그러나 1915년, 험난한 전장에서 그는 부상을 입고, 야전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정신을 차린 그를 의사양반이 맞이해주었다.
"으으...여기가 어디요?"
"아, 안심하세요. 상처가 너무 심해서, 모르핀을 좀 썼어요."
"모...뭐요? 모르핀이라고요?"
"아, 진정하세요, 흥분하면 큰일납니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수술이어려웠어요."
"자, 잠시만요, 의사양반! 내가 모르핀을 맞았다, 그 말이요? 내게 마약을 놨다, 그 말인가?"
"이보세요! 지금은 1차대전 중이에요. 병사한테 약 놔주는 건 당연해요. 그래도 중독될 만큼은 아니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저....의사양반."
"또 왜 그러세요?"
"개쩌는데 한 대만 더 놔주세요."
"........"
약의 참맛을 처음 깨달은 비트키에비치는 전쟁이 끝난 후에도 끝없이 약을 찾게 된다.
물론 그가 단순한 약쟁이인 것은 아니었다. 그는 약을 통하여 예술의 길이라도 찾았는지, 자신의 창작의 원동력으로 약을 이용하기 시작하였다.
가끔은 너무 많이 맞은 듯하지만.
"영감이 샘솟는다! 아! 모르핀! 코카인! 에테르! 쑝쑝 간다!"
그는 순수한 형식의 예술을 주장하며, 극작가이자 화가, 소설가, 사진가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이를 위하여 약을 찾았는데, 무슨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는 약의 힘을 기반으로 선구적인 글들을 쓰기 시작한다.
물론 큰 성공을 거두진 못한다. 사실 망했지만, 그럼에도 그는 예술을 멈추지 않는다.
물론 약도 멈추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제 맨처음 언급했던 저 '다빈치 코드'가 무엇인지 알 것 같지 않은가?
그의 그림들마다 늘 공통적으로 꽤나 긴 문자열이 적혀있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비트키에비치는 그림을 그리는 동안 이용했던 약물의 종류를 친절하게 그 그림에다가 기록해놓았다.
한 마디로 복용한 마약 목록이다, 저거.
(카페인이나 니코틴처럼 담배나 커피까지 적어놓았지만, 오늘날 감방가기 딱 좋은 것들까지 같이 적어놨으니까 문제다)
그는 다양하게 마약 칵테일을 즐겼는데, 멕시코산 환각 선인장인 페오테까지 즐겼다.
그리고 작가답게, 자신의 마약 감상문까지 산문으로 적어놔서 오늘날까지 전해진다.
"신선한 뉴비...크르를 못 참겠다."
시대에서 인정받지 못했지만, 그는 자라나는 후배 작가들과도 교류를 계속한다.
앞서 말했던 대로 브루노 슐츠는 그와 친분이 있었고,
브루노 슐츠를 통하여 곰브로비치와 만나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폴란드의 모더니즘은 '그새끼들'의 등판으로 망해버린다.
1939년, 나치가 폴란드를 침공하였다.
이에 비트키에비치는 우선 동부 폴란드로 피난행렬과 함께 도망가, 상황을 지켜보기로 한다.
하지만 동쪽에서 소련마저 침공했다는 소식을 듣고 만다.
공교롭게도 비트키에비치는 유대인이었다.
나치나, 소련이나, 유대인이 살아남기란 힘들었고, 비트키에비치는 절망한다.
그래서 최후를 선택하기로 마음 먹는다.
"최후의 약.....그건 바로 나 자신이 약이 되는 것이다."
그는 애인과 함께 동반자살을 하기로 결심했다.
애인은 실패하였지만, 비트키에비치는 자신이 애용하던 약을 치사량까지 과다복용한 후, 손목까지 그어서 생을 마감한다.
그가 도와주던 브루노 슐츠도 몇 년 후, 게토에서 총살당하고, 곰브로비치 또한 생활고를 겪었지만,
비트케이를 비롯한 폴란드 모더니스트들은 다시 재발굴되며 오늘날까지 그 유산이 이어진다.
그러니 가끔은 폴란드 문학에도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피츠제럴드 쓰기 너무 귀찮다.
모더니스트의 기묘한 모험
- 20세기 최고 시인 예이츠의 환상록과 자서전 읽으쉴?
- <율리시스>는 어떻게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책이 되었는가?
폴란드도 주옥 같은 문학의 나라지 쿠오바디스 인형 심보르스카 폴란드언어가 그렇게 시 쓰는데 좋은 언어라던데 폴란드 가즈아
약쟁이쉐리...
너무 힙한 놈이라 추천만 오르고 댓글은 없너 ㅋㅋㅋㅋㅋ
저 시대에는 약물이 불법이 아니었음. 셜록 홈즈 중에 아편굴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 올더스 헉슬리도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의사 앞에서 약을 했음. 진짜로 문제가 많은 약쟁이 작가로는 윌리엄 버로즈와 필립 K. 딕을 따를 자가 없음. 윌리엄 버로즈 [네이키드 런치], [정크], 필립 K. 딕 [스캐너 다클리]는 약물 체험담을 문학으로 승화시킨 작품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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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너무 힙하다아
이거 약빨고 쓰는 거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