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르소가 하는 거 보면 까라면 까는 애(ex. 결혼하자니까 하고, 편지쓰라니까 쓰고)잖아 그러면 뫼르소는 반항하는 사람이 아니지 않나..?
[일반] 이방인이 잘 이해가 안 가네..
익명(112.172)
2026-01-03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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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르소가 무미건조한 사람임 나를 사랑해?라고 하면 사랑을 하고 말고는 중요한 게 아니라 하고 어머니가 죽었는데 딱히 감정이 없고 슬퍼하는 사람을 목격할 뿐이고 예사스러운 사람이 아닌 지점에서 오는 이질감이 있지
본인 삶에 대해서도 무관심한 인물이라 해석하던데
이세상은 어떤 의미도 주지 않는 세상이고 뫼르소의 행동에도 아무 의미가 없음. 그런데 의미를 찾으려고 하는 인간과세상의 간극에서 부조리가 발생함. 이방인에서 보면 아랍인을 쏘거나 어머니 장례식장에서 안울거나 한건 아무 의미도 없는데 법정에선 이걸 싸패라고 의미를 만들어서 몰아가며 부조리가 생김. 그런데 카뮈는 여기서 자살이나 회피가 아니라 돌을 굴리는 시지프스처럼 당당히 맞서는 것이 인간다운 반항이라 함
뫼르소가 어떤 관점에 따라 이해할 수 있는 인물이라기보단 철학의 형상화에 가까운 존재라서 그럼 역으로 뫼르소의 그런 '하자니까 하는' 태도 자체가 뫼르소 본인이 세상 만사를 무의미하게 받아들인단 뜻임
개인적으로 작가가 생각하는 '반항하는 인간'은 '세상의 무의미함을 인식했음에도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함 약간 모래바람 존나 불고 태양 존나 쬐는 미친 사막에서 두 다리로 딛고 서 있는 사람 같은 느낌? 판사가 나와서 아랍인을 쏴죽인 행위에 대해 의미 부여를 하려고 들어도 '그냥 햇살이 눈부셔서 죽였어요' 하는 장면과 신부가 와서 '죽기 전에 참회하고 가십쇼' 하니까 벌컥 화내면서 무의미를 역설하는 장면은 반항하는 인간(무의미를 인정함)과 현실(무의미한 세상에서 계속 의미를 부여하려고 함)의 대립이고
@ㅇㅇ(115.23) 뫼르소는 내부적 조건은 충족했지만(스스로 세상 만사가 무의미함을 인식하고 있음) 외부적 조건은 충족하지 못한(사회적 위치가 있고, 무의미를 인식하는 대신 의미를 찾으려는 사람들-사회-에 둘러싸여 살고 있음) 상황이었음 근데 이제 사형수가 돼서 사회로부터 완전히 격리되고 죽음이 목전까지 찾아와서 뭘 하든 진짜 의미가 없는 인간이 됐음 뫼르소가 사형 직전에 임종을 앞둔 어머니가 새 삶을 시작해보려 했던 이유를 이해하게 되는 장면은 시발 모르겠다
@ㅇㅇ(115.23) 시지프 신화 말미에 작가가 자신의 조건을 완전히 충족하는 케이스로 사형수, 시지프를 듦 둘 다 가장 직접적으로 무의미를 체감할 수 있는 조건에 놓인(뒤짐 확정, 평생 의미 없는 돌 굴리기를 해야 함) 인간들임 = 가장 직접적으로 무의미에, 부조리와 대면하고 그에 '반항'할 수 있는 인간들 삶의 유일한 의미는 그런 무의미와 맞설 때만 피어난다는 게 작가의 메시지라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