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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조금이라도 역사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애니깽'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 등에 관한 내용을 들어 봤을 것이다. 근현대사 시간이나 역사 시간에는 정말 짧막하게만 언급하고 지나가는 내용인데, 사실 이들이야말로 그 시대 가장 불행한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기울어가는 자신들의 조국을 뒤로하고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떠났지만 사실 떠나지 않느니만 못했던..
가뜩이나 불행한 시대에서, 그 불행을 피하려 했지만 더 지독한 불행을 마주하게 된 인물들에게 큰 마음의 짐을 가지며 안타까운 심정이 들었다.
제일 안타까운 인물은 '연수' 가 아니었나 싶다. 황실의 후예로 태어났지만 조선의 전통적 여성이 아닌 새로운 시대의 신여성이 되고 싶었던 연수.. 아버지의 멕시코 행 결정에 오히려 그녀는 좋아했다. 만민이 평등하다는 그곳에서 자신도 교육받을 기회가 있을 것이고,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으리라 생각하였다. 하지만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건 지옥같은 현실이었다. 그곳은 차라리 조선만도 못한 곳이었다. 교육은 커녕, 당장 하루벌어 하루 먹고 사는 생존의 문제가, 그 전에 황실의 자손은 조선에도 상상도 못했을, 당면하게 되었다. 더욱이 그녀의 성적 매력에 대한 뭇 여성들의 질투, 그리고 그녀의 성적 매력을 이용해 돈과 자신의 출세에 이용하려는 남동생. 그리고 간신히 만난 첫사랑과의 강제적인 이별과 임신. 그로인한 자신을 원하는 남성에 대한 어쩔 수 없는 굴종까지.. 후에 내용에서 그녀는 멕시코 중국인 상인들에게도 계속적으로 성적 치욕을 당한다.
연수는 그 당시 조선 여성들을 상징하는 인물이 아니었을까. 조선시대에 받아온 성적 억압을 극복하고자 하나 되려 시대에 역풍에 휩쓸려 오히려 조선시대보다도 더 유린당하고 말았던 일제 시대의 수많은 여성들을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나머지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그 속의 인물들 모두가 무력한 상황이다. 하지만 처절하다. 그 무력한 상황속에서도 처절하게 살아남고자 한다. 하지만 그들의 처절함의 귀결은 결국은 무력함이다. 재력도 없고 더욱이 그들을 지켜줄 나라도 잃어버린 그들이 이역만리 멕시코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생존하고자 아득바득 버텼지만, 결국은 다 죽어버리거나 마약 중독자가 되거나 어렸을 적 지녔던 꿈을 잃고 험한 일을 하게 된다. 결말이 허무하다는 사람들이 있지만 난 알맞은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꿈 같은 것이다. 꿈속에서는 손닿을 거리에 있는 무언가를 얻으려 계속 처절하게 손을 뻗지만 결국 얻지 못한다. 그리고 꿈에서 깬다. 그럴 때 참 허무하다. 마찬가지다. 검은 꽃의 인물들도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발버둥치지만, 얻을 수 있는 건 없었다. 조선으로 돌아가거나 한몫 잡으려던 그들의 꿈은 결국 이룰 수 없는, 정말 꿈 같은 것이었다. 그 시대 사람들 대부분이 이랬을 것이다. 그것을 현실성 있게 잘 마무리 지었다고 생각한다.
리뷰 좋네. 마지막 단락 읽으니, 작가가 왜 마무리를 그렇게 했는지 이해가 간다.
그래서 내가 진즉에 말했잖아 모모는 무지개라고~
김영하 잘 쓰냐? 김영하 리뷰 많이 보이네
시대에 휩쓸려 사는 인물들을 신파적이지않게 그린점이 취향저격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