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나도 홍명희를 탑으로 빠는 인간 중 하나지만
임꺽정 하나만으로 고트 취급하는 사람이 많은건 꽤 신기한 현상으로 느껴짐
단편 고트가 김승옥인데 (동의함) 이사람도 몇년 못 쓰고 절필했고.
그냥 우리나라 문학계가 존나 삭막 황량한듯
꾸준히 밭 가는 사람 많은데 번쩍 불 밝히고 퇴장한 사람 두 명 쉬이 못 이기는 걸 보면
일단 나도 홍명희를 탑으로 빠는 인간 중 하나지만
임꺽정 하나만으로 고트 취급하는 사람이 많은건 꽤 신기한 현상으로 느껴짐
단편 고트가 김승옥인데 (동의함) 이사람도 몇년 못 쓰고 절필했고.
그냥 우리나라 문학계가 존나 삭막 황량한듯
꾸준히 밭 가는 사람 많은데 번쩍 불 밝히고 퇴장한 사람 두 명 쉬이 못 이기는 걸 보면
임꺽정 최대 문제는 미완성이라는 거인듯. 살아숨쉬는 당대 조선어(?)의 다채로운 사용과 문장 구성이 마치 글 자체가 살아있는 것처럼 뻗어나감. 여기에 당대의 다채로운 생활상도 생생하게 묘사돼 역사소설이 지녀야 할 미시적 역사상도 가장 잘 구현된 소설 중 하나라고 생각함. 이것만으로도 GOAT 수준이긴 한데 미완성이라 장편역사소설에 필수적인 역사철학적 회고와 전망 기능이 너무 약하다는 게 흠임. 이거 안되면 팍 소설의 깊이가 얕아지지.
미완성이 아쉽긴 하지만 카프카 성도 미완성이지만 초걸작임. 끝나지 않는 세계도 세계라는 걸 인정하면 임꺽정은 충분히 세계명작이라 할만함
ㅇㅇ 그래서 벽초 아들 홍석중이 어찌어찌 완성했다는데 그거 꼭 보고싶다
ㄹㅇ 대를 이어 맺은 엔딩은 그거대로 또 의미가 있을 듯
솔직히 말해서 존잼이긴 한데 근현대 소설이라기보다는 춘향전이나 구운몽 같은 고전소설 느낌의 작품이라 완성도 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못 주겠음. 춘향전이랑 동시대에 집필됐다면 당연히 엄청나겠지만 이게 1930년대 작품이니까. 인물들이 엄청나게 다채롭긴 한데 새로우냐 하면 그건 또 아니거든. 그래도 존잼 하나로 모든 게 용서되는 건 맞음. 그리고 이 정도면 신문연재 작품 중에선 끝판왕 급인 건 사실이고
배경만 조선이지 실제로 홍명희가 가장 영향받은 작가는 발자크 인간극인인데 뭔 소리냐. 개화기 이후로 서양문학 대거 유입되고 당시 프랑스 사회를 문학작품으로 영원히 새겨놓으려고 했던 발자크의 야심에 감명받은 홍명희가 일제시대라는 냉혹한 급류 속에서 영원히 사라질지도 모를 조선의 문화와 언어를 봉인하려고 시도한 역작임.
ㄹㅇ 유독 한국의 작가나 예술가들은 월드클라스급 재능이 드문드문 나오긴하는데 작업을 길게 유지하기는 어려웠던 거 같음. 급변하는 역사 속에서 작품에만 집중하는 환경을 갖기가 어려웠던 거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