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이 지닌 가장 놀라운 면은 마음 속에 떠오르는
마음 속에 떠오르는 어떤 감정도 다양한 방법으로-
저마다 다 다르게, 또 때로는 아주 모순된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로르카, [인상과 풍경] 서문. 엄지영 옮김.
서문에 대한 메모.
[푸르고 푸르러 세상 밝지 않은 곳이 없다]
-행복이 곁에 있거나 기쁨이 넘칠 때 마음은 그늘
없이 밝다. 내 마음은 세상에 비춰진 빛과 같다. 내
마음은 하늘이다. 높고 넓은 곳에서 행복을 느낀다.
[푸르고 푸르러 세상 밝지 않은 곳이 없다, 내 마음 상관없이]
-새삼 잔혹한 일은 내가 이렇게 슬프면서 절망에 신음
할 때조차 세상은 잘만 돌아간다는 거다. 지하철은 시간
에 맞춰 움직이고 버스는 어제와 변함없이 같은 노선을 돈다.
눈부신 태양은 세계와 동화 되지 못 하는 내 마음을 가차 없이
드러내며 이곳에 속해 있지 않다는 이질감이 들게 한다.
같은 표현일지라도 심상에 따라 느낌은 달라진다. 가령 전에
언급했던 예이츠의 [비잔티움 항행]에서 젊은 시인이 새와
고등어 떼, 남녀가 어울리는 모양, 약동하는 여름날을 썻다면,
진부하나 젊음을 예찬하는 시가 된다. 노인이 그러하게 썼기에
느낌은 상반되어 자연에서 배제된, 늙은이가 느끼는 소외로
감상하게 된다.
말을 덧붙여, 독자는 상반된 두 문장을 읽고서 전자로부터는
'기쁘다' 라는 단순히 언어적 만족에 그치는 게 아니라 자기 마음
을 직관 할 수 있는 명료성을 얻게 될 것이다.
슬픔에 겨운 자여, 저 문장은 독자가 느끼는 아픔이 유일한
것이 아님을 일깨운다. 세계는 냉정하지만 그런 기분을 가진
사람이 나 말고 더 있음을 알면 고립감은 덜 할 것이다.
속내를 알 수 없는 바깥 사람들이 실은 나와 같은 아픔, 절망을
겪거나 견디며 살아감을 알게 된다면 깊은 동질감을 느낄 것이다.
당신이 지나오며 저지른 잘못이나 실수는 사실 별거 아닐 수도 있다.
시는 시인의 마음으로 가는 통로이다. 마음을 들여다 볼수록 독자는
자기 아픔이 세상 속에 숨겨져 있음을 알게 된다. 동질감이야말로
공감대를 이루는 기초이다.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들이 실은 같은
아픔과 고민을 안고 살아감을 느낀다면 그들과 어울려 이 세계를
수긍하며 많은 성취를 바라게 되고, 또 이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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