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나는 갑자기 내가 혼자가 되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강하게 직감했다. 아무도 만나고 싶지가 않았다. 그전까지는 평생 동안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었다. 사교가로서는 평범한 수준이었지만 나 자신을, 내 생각을, 내 운명을 내가 부딪치는 모든 계층과 동일시하려는 경향이 평균 이상으로 강했던 탓이었다. 나는 늘 남을 구1원하거나 남에게 구2원받고 있었으며, 워털루 전투 때 웰링턴 공작이 느꼈을 법한 감정들을 하루 아침동안에 모두 겪곤 했다. 내가 살던 세계는 이해할 수 없는 적들과 남에게 양보할 수 없는 친구 및 후원자들로 가득 찬 곳이었다.
나는 내가 오래전부터 사람과 사물들을 좋아하지 않았으면서도 어설프게 좋아하는 척해 왔음을 알게 되었다. 가장 가까운 이들에 대한 사랑마저도 사랑하려는 시도가 되어버렸다는 사실, 편집자나 담배 장수나 친구의 자녀와의 허물없는 관계조차도 그래야만 한다고 기억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채 한 달이 가기 전에 나는 라디오 소리, 잡지 광고, 철로의 쇳소리, 시골의 쥐 죽은 듯한 정적을 혐오하게 되었고, 인간의 상냥함을 경멸하게 되었으며 곧이어 (마음속으로라도) 냉혹함에 불만을 품게 되었고, 잠이 오지 않는 밤을 싫어하게 되었으며, 밤을 향해 가고 있다는 이유로 낮을 싫어하게 되었다. 나는 이제 심장이 있는 쪽으로 누워서 잤다. 내가 심장을 빨리 피로하게 만들수록 축복받은 악몽의 시간이 아주 조금이라도 더 빨리 오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악몽은 마치 카타르시스처럼 내가 새날을 더 잘 맞이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었다.
—에세이 부서져내리다(Crack-up)
진짜는 진짜를 알아본다고 한동안 알콜중독에 시달렸던 들뢰즈가 고평가한 중독자 3인방(라우리, 피츠제럴드, 버로스)이 공유한 멜랑콜리, 변이, 자기인식 삼원구도가 스근하게 녹아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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