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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표백> 읽은 소감
이 소설을 읽고 있는(있었던) 2015년 3월 15일 아시아경제의 지연진 기자는 "癌 사회경제비용 14조원 ... 자살은 '6조'"라는 기사를 썼다.
관련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자살마저도 사회경제를 위한 '비용'으로 인식된다. 더구나 기사는 '생산성 높은 젊은층의 자살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표백>이 말하는 바는 이렇게 입증되었다. 개인은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부품일뿐이다.
자살하려는 자가 자신이 사회경제에 미칠 부담을 고려해서 자살을 그만두어야 하는가?
오히려 젊은층이 자살을 선택하는 것은 사회경제에 미칠 비용 부담을 극대화함으로써 '완성된 사회'에 대하여 그들이 택할 수 있는 최고의 저항 수단을 선택하는 셈이 된다.
장강명 작품 중에는 그의 '청춘 3부작'이라 할 수 있는 <표백>, <열광금지, 에바로드>, <한국이 싫어서>가 좋았다.
기자출신이어서 그런지 이런 류의 글에 강한 것 같고, 잘 맞는 것 같다.
본인은 카프카를 약간 동경하는 것 같은데 <뤼미에르 피플> 같은 스타일의 글은 나하고 잘 맞지 않았다. 나는 카프카하고도 잘 맞지 않았다.
<댓글부대>는 그냥 재미있었다. 그냥 재미있어서 만족했다. 나는 소설의 가장 원초적인 기능은 '즐거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재미나면 일단 만족한다.
<우리의 소원은 전쟁>은 읽을만 하기는 했는데 아주 재미있지도 않았고, 청춘 3부작과 같은 사회성도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우리의 소원은 전쟁>은 삼국지의 현대판을 읽는 기분도 살짝 들었다.
허구와 현실의 사이에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다음 글은 좀 더 새로운 방향으로 진일보 할 것 같다.
장강명 소설의 특징 중 하나는, 책 제일 뒷편에 글을 쓰는 과정에 대해서 서술해준다는 점이다.
글을 쓰면서 참고했던 다른 책, 인터넷 사이트(나무위키 많이 보는 듯), 들었던 음악, 인터뷰 등 글 쓰는 과정에 대한 내용을 기술한다.
보통 소설은 하나의 픽션으로 현실과 별개의 세계를 구축하는데, 그것은 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이 베일에 싸여 있는 까닭이라고 생각한다.
즉, 작품의 탄생 과정이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그 작품이 하나의 세계로 존재했던 것처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장강명은 기자로서의 직업정신이 발현된 것인지 마치 취재과정을 서술하듯 작품의 탄생 과정을 서술한다.
특히 사회성 짙은 작품일 때 더욱 그러하다.
이를 통하여 허구의 세계인 소설이 딛고 서 있는 현실의 세계가 어떤 것이며, 현실과 픽션이 어느 정도의 차이를 가지고 있는지 드러낸다.
글의 탄생 과정에 대해서 작가들이 인터뷰 등을 통해서 밝히는 일은 있지만, 장강명처럼 글이 끝나자마자 맨 뒤에 글의 탄생 과정을 밝히고 있는 작가는 많지 않다. (내가 알기로는 장강명 뿐인데, 다른 작가도 이렇게 하는 사람이 있으면 알려주기를 바래요)
장강명의 글이 몰입감이 좋은 이유는 우리가 이미 완전히 몰입해서 살고 있는 세계를 치밀한 조사를 통해 상당부분을 현실감 있게 소설로 옮겨 놓기 때문인 것 같다.
물론 그의 가독성 좋은 문체도 단단히 한 몫하고 있다.
지금 한창 많이 쓰는 작가인만큼 더 신나게 많이 써서 글 많이 나오면 좋겠다.
다음 작품 기다리는 중입니다, 작가님.
혹시 독서갤러리 오시면 답글 좀~ ㅋ
디시에서도 구석탱이 초마이너 변방갤인 독갤에서 작가님을 찾으면ㅋㅋㅋ
장강명은 왠지 올것 같다..ㅋㅋ
와서 자기 이름 검색해볼듯..ㅋㅋㅋ
나야 좋아?
장강명 작가의 진수는 <클론 프로젝트>, <호모 도미난스>라고 봐요. 그의 진짜 본령은 대학생 신분으로 월간 SF 웹잔을 만들고 운영했었던 모습에 있습니다
표백 괜찮지. 초반부의 추리 요소가 뒤로 가면서 흐지부지 되어서 그렇지 좋은 작품임. 더 이상 어떤 위대한 일도 할 수 없는 세대라는 지적이 되게 와닿았다. 물론 지금은 상황이 표백 나왔을 때보다 더 안 좋은 것 같지만. 당시 젊은 세대가 자살 선언을 통해서라도 반항하고자 했다면, 지금은 이반 데니소비치처럼 하루하루 사는 것 자체에만 급급한 거 같음.
'장'이라는 사람 장강명 본인이라고 믿겠다. 반가워요 작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