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백한 불꽃을 예로 들자면

1. 셰이드가 쓴 999행짜리 시의 층위가 있고 2. 편집자 킨보트가 좆대로 쓴 주석의 층위가 있고, 3. 그 둘 사이를 오가는 독자의 층위가 있음

근데 롤리타에서도 비슷한 구조가 나옴


사람들이 롤리타 첫 문장 하면 내 삶의 빛 내 몸의 불 이거라고 생각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책의 완전 첫 문장은 아님

롤리타의 첫 문장은 이거임


"『롤리타: 어느 백인 홀아비의 고백』. 이것은 내가 받은 기묘한 원고의 제목과 부제이며, 이 글은 그 원고에 붙이는 머리말이다."


롤리타에 실린 가상의 머리말에 의하면 H.H.의 변호사가 존 레이 박사에게 H.H.가 쓴 원고를 보냈고, 존 레이는 문법적 오류와 세부사항들, 그리고 H.H.의 가명인 '험버트 험버트'와 돌로레스의 성 '헤이즈'를 지은 다음 출간함. 

그 외에는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았기에 책 중간중간에 친애하는 배심원 여러분 하면서 험버트가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구절이 그대로 실린 거라고 생각함.


즉 롤리타는 다음과 같은 층위로 구성되어 있음

1. H.H.가 감옥에서 쓴 원고 『롤리타: 어느 백인 홀아비의 고백』

2. 그 원고를 존 레이 박사가 편집한 『롤리타』

3. 독자들이 맞이하는 『롤리타』


이거 참 포모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