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니즘 작가들을 모더니스트라고 부르겠지만, 그렇다면 대체 '모더니즘'이란 것은 정확히 무엇일까?


'모더니즘'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작가나 그들의 기술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 이는 극히 부분에 불과하다.


사실 낭만주의나 자연주의처럼, 적어도 어떤 그럴싸한 공통된 믿음 아래 모인 집단으로서의 사조와는 달리,


모더니즘, 그리고 이후에 나올 포스트모더니즘은 엉성하게 묶어놓은, 어쩌면 시대적으로 구분한 것에 가까울지도 모를 유사-사조에 가깝다.



물론 이들 대부분은 예술가들이 그러하듯 '새로운 것'을 추구하였지만, 그 방식이나 믿음은 서로 달랐고, 때론 서로가 서로의 적이기도 하였다.


애당초 모더니즘의 하위 그룹들로 분류되는 미래주의나 후기상징주의, 데카당, 다다, 초현실주의, 표현주의, 이미지즘, 아크메이즘, 신고전주의 등을 봐도 짐작할 수 있겠지만,


정말로 엉성하게, 그냥 후대에 와서 '모더니즘'으로 뭉뚱그리는 경향이 강하다.

(물론 이는 포스트모던에 와선 더더욱 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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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박물관을 죽였다. 오늘은 미술관을 죽여주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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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거 맞다, 푸슈킨의 목을 쳐야, 러시아 문학이 산다...!!"



20세기가 시작되고 나서, 가장 먼저 집단적으로 나타난 이탈리아의 미래주의자들은 과거의 모든 것을 불태우고, 현대적인 것, 기계적이고 자동차적이며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자 선언했다.


여기에 영향을 받은 후발 주자인 마야코프스키를 비롯한 러시아 미래주의와 아방가르드 또한 푸슈킨을 부정하며, 새로운 러시아 문학을 선언했고,

인공언어까지 사용하며 시를 쓰려고 하는 등, 여러모로 실험의 극단까지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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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머니! 망측하게 저게 뭐야!"


이와 반대로, T.S. 엘리엇 같은 신고전주의자들은 오히려 과거의 것을 다시 회복시키려고 했다.


특히나 T.S. 엘리엇은 셰익스피어 외의 당시에 잊혀진 엘리자베스 시대의 명작들을 재발굴하였다.

<황무지>에도 엘리엇 본인이 재조명한 이들의 희곡을 인용하기도 한 것처럼, 엘리엇은 과거를 모조리 태워버리자는 미래주의자들을 본다면, 경기를 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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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새롭게 하라>고 했지만, 나도 잊혀진 걸 다시 복권시키면서, 새롭게 하기도 함"


에즈라 파운드 같은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파운드가 시에서 특이할 만한 점은 '두운법alliteration'을 영미시에 복귀시킨 점이다.


간단하게, 운율이 앞쪽에 주는 방법으로, 일반적으로 약-강-약-강, 이렇게 쓰인다면, 강-약-강-약 식으로 단어 발음에서 처음이 강조된다.


일반적으로 앵글로색슨 문학, 즉 고대영어에서 많이 쓰였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잘 안 쓰이던 걸, 파운드가 복권시킨 이들 중 하나였다.


물론 이런 사례는 충분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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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라드 맨리 홉킨스


제라드 맨리 홉킨스는 괴상한, 말 그대로 듣도보도 못한 방식의 운율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였고,

시기적으론 후기 빅토리아 때 시인이지만, 모더니스트들에게 조명되면서 모더니즘의 선구자로 추앙받았다.

사실 시기 자체도 어떻게든 포함시킬 수 있기야 하지만, 아무튼-


"와 신부님, 대체 어디서 그런 걸 생각했어요? 완전 미래적이네ㄷㄷㄷㄷㄷ"


"옛날꺼 재탕한 건데? 내 시는 복고풍임."


"네?"


"??? 뭐? 왜?"


사실 홉킨스는 그냥 과거, 대충 중세나 그 이전 영시에서 쓰이는 운율을 다시 쓴 것에 가까웠지만,


아무튼 이렇게 '전통'과 '과거'를 대하는 방식만으로도 '모더니스트'라 불리는 자들은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더군다나 때론 자신이 모더니스트라는 걸 부정하는 이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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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휴, 요즘 젊은 것들 설치는 거 보면 무섭던데. 나 같은 낭만주의자는 무서워서 살 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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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드세요, 예이츠 씨. 당신은 낭만주의자가 아니라, 모더니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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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



예이츠처럼, 평생동안 자신이 마지막 낭만주의자라고 주장했지만, 오늘날은 그냥 모더니스트로 분류되는 이들도 상당하다.



이처럼, 그냥 대충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중반까지 그 시기에 살던 수많은 작가들을 두리뭉실하게 '모더니스트'라 칭했다고 보는 것이 속편할 것이다.

간혹, 정말 이 사람도 모더니즘 문학이야? 라고 생각하지만, 모더니즘인 경우도 있으니까.


사람들은 누구나 틀딱으로 불리기를 원치 않았으므로, 내가 최신 유행이란 걸 강조하기 위해 이 시대에서 누구나 자신이 '모던'하다고 주장하였지만, 어쩌다가 이것이 이 시대를 상징하는 사조가 된 것처럼.


당장 모더니즘하면 대표적으로 나오는 <의식의 흐름> 기법조차 비슷한 시기의 여러 작가들로부터 동시다발적으로, 제각기 나온 것에 가깝다.

그리고 사실 누가 제대로, 완성도 있게 썼냐로 높게 평가받지, 문학은 원조 맛집 찾는 것이 아니라, 그냥 아무튼 다들 선구자들임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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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 리차드슨 - 조이스나 울프보다 먼저 '의식의 흐름' 기법을 씀. 요즘 서서히 복권중)


"의식의 흐름 기법, 내가 원조 아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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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내가 원조인데요? 내가 볼 때 조이스가 나 따라했던데?"

(에두아르 뒤자르댕 - 대충 의식의 흐름 기법의 선구자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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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조 아님?"


(헨리 제임스 -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의 중간에 걸쳐있는, 모더니스트 화석 학번.)


심지어 <모더니즘>에 들어가기도 하지만, 홍철 없는 홍철팀도 있다.


대표적으로 중남미에서 일어났던 <모데르니시모> 운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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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벤 다리오


"내가 중남미와 남미에서 '모데르니시모' 운동을 이끌긴 했는데,

'모더니즘'이랑 스펠링만 같지, 이쪽은 남미판 상징주의와 낭만주의에 가까움.

너희가 생각하는 모더니즘 같은 건 우리 다음 세대에 나옴 ㅋ "



거듭 강조했듯, '시대'로 퉁치는 것이 편한 점은, 사실 사람이 다 그렇듯, 모더니즘에 속한다고 딱 모더니즘만 썼다! 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당장 헨리 제임스만 하더라도, 엄밀히 구별하기 힘들며 그 중간에 걸쳐있었다.


이는 모더니즘을 이은 포스트모더니즘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모더니즘 이후'란 표현처럼, 모더니즘 선배 작가들에 대한 비판을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는 이미 모더니스트들 사이에서도 있어왔고,


무엇보다 그냥 오래 살며 양다리 걸친 이들도 많다. 아니면, 후발주자로 태어나 둘 다 겪어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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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러시아어로 쓴 소설들은 모더니즘 문학으로 치는데, 영어로 쓰니까 포스트모던됨."





그러니까 때론 <모더니즘>에 편견을 가지기 보다는, 조금 관점을 바꾸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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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으로의 긴 여로>는 다들 좋아하지 않나? 사실 나도 모더니스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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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유진 오닐, 조지 오웰, 체호프 같은 작가들은 사실 오늘날도 대중적으로도 인기가 많다.

카프카를 싫어하는 독서인은 드물다.


너....사실 모더니즘을 좋아하는 거 아니야?



아무튼 모더니스트들은 이제 사라지고, 그들이 남긴 것만을 우리는 읽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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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고 하지만, 가끔 알리 스미스처럼 타임머신을 타고 온 화석들도 존재한다.


현재도 활발하게 글을 쓰는 영국 스코틀랜드 중견작가지만, '모더니스트'라고 평가받고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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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니스트의 기묘한 모험


- 20세기 최고 시인 예이츠의 환상록과 자서전 읽으쉴?

- 프루스트와 조이스의 자존심 강한 제자 대결

- <율리시스>는 어떻게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책이 되었는가?

- 냉혹한 이탈리아의 마피아 작가

- 폴란드식 기묘한 모더니즘 작명법

- 조이스의 기묘한 유언

-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

- 유교 탈레반은 파시즘을 꿈꾸는가? (1), (2)

- 뿌슝빠슝 안아키를 하던 극작가가 있다?!

- 위대한 피츠제럴드 (1), (2)

- 아일랜드인들의 아름다운 전통이란?

- 본인 오늘 마초 되는 상상함

- 사람에겐 얼마만큼의 약이 필요한가?

- 냉혹한 남아공의 파시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