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역에서 내린 순간 난 어쩔 줄 몰라 하다가 그냥 되돌아오고 말았네. 날씨도 더웠던 데다 모처럼 도시 사람같이 차려입은 내 모양새가 영 어색했어. 게다가 나무를 키우고 곡식을 수확하는 시골의 느린 생활 리듬에 익숙해져 있던 촌놈 감각에는 모든 게 현기증이 날 정도로 너무 빨리 돌아가는 것 같았거든. 나는 곧장 유턴했어. 이유는? 뻔하지, 이 친구야. 옛집을 찾아간다 해도 엄마와 나, 우리를 맞아줄 건 죽음뿐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 거야. 죽음과 더불어 바다와 불의도 우릴 맞아주겠구나, 싶더군. ..."
확실히 극초반엔 <이방인>을 기본 바탕으로 구석구석에 설정을 덧붙이느라 결국 이방인의 명성에 의존하는 마이너카피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초반부로 넘어가니까 아랍인 = 피해자 의식에 빠지지 않고 오히려 알제리라는 공간과 삶 자체에 대한 통찰이 엿보이는 글로 바뀌어 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비판적인 의식도 돋보이고...
뫼르소 이야기가 주로 작동하지만 또 맥거핀이기도 해서, 평범한 해안 휴양지처럼 묘사된 알제리가 사실은 삶의 애수가 담긴 공간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데에 더 초점을 맞춘 작품 같음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1240245.html
안 그래도 오늘 이 책 리뷰 올라왔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