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단상이나 고찰을 산문으로 적어낼 때 형식에 대한 제약이 없어 글이 쉽게도 써지고 수려하게도 써지지만 소설이라면 얘기가 달라짐 문장의 구조가 주로 묘사나 서술로 이루어져 있고, 그러다 보니 글은 어느 정도 객관성을 유지해야 됨(작가가 감정에 치우쳐져 글에 설득력을 잃으면 안 된다는 것.) 그럼 자연스럽게 글은 제약이 강하게 걸리게 되고 생각한 것을 문장으로 적어내는 작업은 굉장히 어려워지는 것 같음 산문을 적을 때 쓰는 단어나 문장을 소설에서 쓰는 순간 바로 탈락이랄까 겉멋만 가득찬 글이 되어버리는 느낌이지
이 말을 하는 이유가 김승옥, 피츠제럴드, 다자이, 미시마가 그런 문장들을 쓰는데 천재성에 벽이 느껴짐 산문에서 쓸 법한 용어나 단어들을 쓰는데 전혀 어색하지 않으면서도 소설의 형식에서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 문장 구조들을 따르고 있는 게 진짜 말이 안 됨 경외감밖에 안 듦
특히 국어라는 게 유독 좀 복잡한 언어라 생각하는데 그 점에서 지금도 전무후무한 최고의 언어 기교를 보여준 김승옥은 진짜 신임 이 사람 뛰어넘는 문장력을 아직도 못 찾겠음
그나마 오? 싶었던 게 김애란이었는데
초기작은 진짜 대단했는데 뒤로 갈수록 힘 빠지는 느낌이긴 하더라
기준영 작가 글 좋았던 것 있는지 궁금
그 제약이 소설을 산문보다 위대하게 만든다고 생각함. 그리고 쿤데라 같은 형식(?)은 그런 제약을 덜 받기도 하고. 할튼 작가가 이용하기 나름인듯
너 글쟁이구나?
이게 1류 비평가여도 창작가가 되기 어려운 이유지.
추리소설에서는 그래서 일부러 객관성 없는 서술을 함으로써 미스리딩을 유도하는 경우도 있음
소설이 대표적인 산문문학인데 무슨 말임?
작가-나레이터-화자 간의 거리감이 존재하는 산문만이 소설로 기능함. 따라서 에세이라도, 작가가 기술하는 자신의 경험과 거리감을 일정하게 유지하면 소설처럼 읽히는것
화자와의 거리두기가 제일 어려움. 애초에 거리 안 두고서 자전적 소설이나 에세이 소설을 쓰는 작가들도 있지만. 그 사람들 나름대로 돌파구를 찾은거겠지. 암튼 일반적으로는 확실히 작가가 화자와 거리를 둬야 하는데 그게 제일 어려운듯
그걸 제약이라고 한다면 그 제약이 없는 형식은 시밖에 없어보임.. 글은 자기 이야기를 쓰는 것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독자도 설득시켜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함. 그건 규약이 아니라 이야기라는 형식 자체의 틀이라고 보는 게 낫겠네. 그래서 개연성이나 핍진성이 중요하고 논리적, 구조적인 전개도 중요하고.. 내용에 따라서는 여러가지 의견을 담을 경우에는 그 의견들이 몽상이 아니라 사실적이어야 하고,,
에세이도 비슷한 결이기는 하지만 굳이 설득시킬 필요는 없고 자기 이야기 생각 주절주절 써놓고 흥미 있는 놈은 봐라고 해도 괜찮은 듯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