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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로 삼체 1, 2부에 대한 스포일러
막 읽어서 두서없는 감상이야
우선 류츠신의 삼체를 읽고 가장 영향력이 많이 느껴졌던 작품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였어.
우주사회학이라는 개념도 그렇고, 면벽자들이 하나둘씩 좌절하는 모습이 파운데이션 시리즈에서 예언으로부터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는 인물상과 비슷하더라고.
무엇보다도 SF는 기술과 인간에 관한 이야기라는 명제(아시모프가 남긴 말로 기억하는데 출처를 찾을 수가 없네)에 너무 부합한 내용이어서 파운데이션 시리즈를 향한 오마주가 보였어.
1, 2부의 분위기가 다른지라 우열을 논하기는 어렵지만 2부가 취향에 딱 맞았어.
1부는 설정이 매력적이었고 2부는 설정을 써먹는 방식이 기발하더라고. 물론 1부없이는 그 센세이션도 성립할 수 없었겠지만
1부에서 약간 아쉬웠던 점이라고 하면 예원제와 구.원(왜 금지어인거지?)파가 삼체문명에 대한 막연한 낙관을 품는 게 공감이 되지 않았어.
아마 이건 문혁 시기에 대한 중국인과 외국인의 시각차가 원인이 아닐까?
당시를 잘 아는 류츠신 입장에서는 문화대혁명이라는 사건만으로 예원제가 인류에 대한 희망을 져버리는 게 납득이 되지만, 외부자의 입장에서는 감성적으로 잘 와닿지 않는 사건이니까.
대신 지자라는 개념이나 지자가 기초과학을 사보타주하는 방식은 무지 충격적이었어.
기초과학을 살려줘...
또 삼체라는 물리학적인 개념이 문명에게 있어 압도적인 폭력으로 작용하는 것도 매력적이었어.
언제 모두 탈수 준비!를 해야할지 모른다니...
2부에서는 면벽자라는 개념이 재밌더라고.
지구에 있는 슈퍼컴퓨터의 메모리를 읽고 인류사의 모든 기록물을 엿보는 지자이지만, 한길 사람 속은 모르는거야.
어둠의 숲이란 주제의식에 딱 들어맞아서 감탄사가 절로 나올 지경이야.
파벽자라는 안티테제도 흥미진진했어.
속이는 사람과 속임수를 해결하는 사람이라니, 낭만이 있단 말이지...
특히나 이 면벽이라는 단어가 감성을 제대로 꿰뚫는 듯해.
예로부터 면벽 수행은 스스로의 내면으로 침잠하는 과정이었잖아?
주인공 뤄지에게 있어 이보다 정확한 명칭이 있을까?
연인조차 자신의 내면에서 찾은 사람이니 말이야.
이건 주관적인 왜곡이 들어간 감상이지만 백석 시인의 《흰 바람벽이 있어》가 떠올랐어.
여기에서 벽은 외부와의 소통을 막는 장해물이자 심상을 투영하는 스크린으로 작동해.
면벽자들이 면벽 때문에 다른 사람과 소통하지 못해 반쯤 미쳐버린 게 떠올라서 재밌네.
이 불완전한 소통의 개념이야말로 삼체 2부의 주제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
인간은 이 결함 때문에 타인에게 진심을 전하지 못하고, 타인의 진심을 믿지도 못하니까.
그리고 동시에 이 결함을 이용해서 타인에게 자신의 진심을 속여.
2부에선 수많은 모략꾼들이 나와. 면벽자, 파벽자, 패배주의자, 함장, 그리고 보통 사람들까지...
이 점이 작품 내에서 인간과 삼체인의 궁극적인 차이가 아닐까?
결국 지자가 말했던 것처럼 삼체인은 '또 속임수에 패해'버렸으니까.
마지막의 마지막에 뤄지가 모두를 속여서 계획을 성공시켰을 때는 정말로 감탄했어.
다만 내가 잠결에 소설을 읽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네.
지자는 어떻게 뤄지의 중요성을 깨달은걸까?
인류는 왜 뤄지를 면벽자로 지정했고?
왜 지자는 별도로 뤄지의 파벽자를 정하지 않았지? 뤄지 스스로도 계획을 몰라서?
아무튼, 삼체 1, 2부 무지무지 재밌었어.
중국 SF는 처음인데 이국적인 느낌이 새롭네!
적당히 정리하고 3부도 시도해봐야지!
감상 잘읽었다냥~~
3부의 싸움 방식(?)은 더 기괴... 아니 기발함. 36계 줄행랑이라고나 할까...
예원제의 삼체문명에 대한 낙관이라기보다는 현실에 대한 비관이 더 컸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음 문혁으로 아빠가 죽고 자기는 고문당한 뒤에 노역중이었으니까
지자가 뤄지의 중요성을 깨달은 이유는 예원제가 뤄지에게 우주사회학에 관해서 나눴던 대화 때문임 2권 제일 앞부분에 나옴 인류가 뤄지를 면벽자로 지정한 이유는 삼체문명이 직접적으로 죽이려 한 첫번째 사람이라 저새끼 뭔가 있나보다 하는 단순한 이유
2부는 진짜 재밌었는데 3부는 이야기가 엄청 확장되서 2부처럼 치밀한 맛은 좀 떨어지긴 하더라 그래도 재밌었음
삼체로 중국이 돟아짐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