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관심 없는 사람들 눈에는 그냥 좀 재밌게 읽히는 소설책 정도로 읽힐 지도 모름. 물론 내가 평생 읽어본 책이 적어서 유독 그 책이 인상깊었을 수도 있음.
아무튼 내가 해당 책에서 주목한 점은 '역사는 반드시 진보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음.
당시 나를 비롯한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앞으로 역사는 끝없이 진보할 거라고 당연하게 믿고 살아감. 어쩌면 아예 평생동안 그에 대해 의심조차 안해본 사람들도 많을 거임.
왜냐하면 지난 몇천년간 인류 역사를 되돌아보면 실제로 그래왔기 때문임. 노예제가 폐지되고, 농업의 발달로 아사율은 줄어들며, 교육과 복지, 민주주의가 확대되고, 산업 혁명으로 생활 수준도 향상되어왔음.
그리고 인간은 전에도 그랬으면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믿는 경향이 있음. 마치 우리가 평생 하루도 빠짐없이 해가 동에서 떠 서에서 지는 걸 보며, 내일 아침 해가 뜨지 않을지 불안해하지 않는 것과 같음.
물론 '소설 속에선 못할 게 뭐있음?', '오세아니아보다 북한이 더 끔찍한데?' 하고 따질 수도 있음.
그러나 요점은 첫째로 현실성이고, 둘째로 필연성임.
최대한 끔찍하게 묘사하려면 막연히 외계인들이 UFO 타고 지구 점령해서 인간들 고문한다는 식으로 설정하면 쉬움.
반면 1984 속 골드스타인의 책에선 2차대전이 끝나고 전세계의 생산력이 물질적 평등이 가능해질 수준에 이르자,
지배층이 계급 유지를 위하여 잉여 생산물을 소모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전쟁을 일으키고 가난과 무지를 고착화함으로써
현재 어떻게 이런 끔찍한 세계가 도래할 수밖에 없었는지 매우 체계적인 인과관계를 통해 그럴듯하게 설명함.
북한이나 소말리아는 현실성 있고 (왜냐하면 실존하니깐), 동시에 끔찍하지만, 필연적인 성격은 적음. 역사도 거시적인 흐름이 존재하는데, 해당 국가들은 그러한 동력에 충실하다기보단 오히려 거기에서 우연히 튀어나온 작은 일탈에 불과함. 지난 세계 역사를 보더라도 일시적으론 특정 지역에서 후퇴하는 경우가 흔히 존재해왔음.
그런데 책 제목이 1984라서 더 허구처럼 느껴지는 거 같음. 이제 42년이나 지났는데 아무 일 없으니깐. 그런데 기간은 틀렸더라도 여전히 실현 가능성은 변함 없다고 나는 생각함. 84년 이전에 읽은 독자들은 ㄹㅇ 소름 돋았을듯.
아무튼 그 책이 내가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음. 문명은 어떻게 형성되고, 사회는 어떤 구조로 조직되고, 어떤 원리와 법칙으로 발전하며, 앞으로 인류는 어떻게 살아갈지 등등이 관심사가 됨. 왜냐하면 그걸 알아야 디스토피아를 막을 수 있으니깐.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과의 길을 선택하기도 했음. 왜냐하면 이제 세계의 미래를 좌우하는 것은 법과 정치가 아니라 과학과 기술이라고 보기 때문임.
특히 AI가 중요한데, 왜냐하면 여태 업데이트라는 건 인간 지능의 산물인 발명품의 업데이트였지, 그걸 만드는 인간은 항상 똑같았음.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은 일을 하는 인간의 성능 자체가 업데이트 되는 거라 기존의 것과는 다름.
지금 문제는 어른이 되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해야할지를 모르겠음. 학자가 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도 일론머스크같은 기업인이 되고 싶음. 그런데 성공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음. 무엇보다 내가 사업가로서의 자질이 있는지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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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까지 써놨는데 왜 나이를 굳이 묻는 거임? - dc App
저도 1984를 읽고 한 개인이 통제된 사회나 체제에 저항하다가 무너지거나, 이러한 사회를 나타내는 디스토피아 장르에 관심을 지니게되었습니다. 1984, 정말 재미있는 책입니다. - dc 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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