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의 테마들(유로존 재정위기, 거버넌스 담론, 금융위기의 여파)을 지평삼아 브렉시트와 트럼프 1기로 응축되기 직전을 포착한 텍스트인데...
여전히 현재적인 이야기라는게 묘하네
슈트렉의 논의가 예언적이고 생생하다는 감탄보다는, 차라리 세계가 이미 낡아버린 채 질질 끌려온 것 같은 쓴 맛
후임인 베케르트는 비교적 동시대적 테마들(기후위기, 정치적 상상력, 금융자본주의의 시간성, 인지자본주의)을 다루던데, 슈트렉을 읽고나니 전임자의 잔혹한 진단을 뼈대삼아 살점을 덧붙인다는 인상
요컨대 오늘날 세계는 정치적으로 부패해가는 시체가 되었지만, 여전히 우리가 미래를 상상하고 베팅하기 때문에 경제적 수혈로 반강제적으로 연명하며, 그 사이 우리는 의미와 기대의 가속 속에서 점점 더 퇴행적인 형태의 정치적 흥분에 중독된다는 것
연명치료에 의해 목숨만 붙은 상태로 경련과 발작만 늘어가는 병자로서 세계..
슈트렉정도 되니까 저정도 정리해주는거임. 그리고 10년전 테마들을 지평으로 삼은게 아니라 전후 자본주의 연구해온 경험 다 농축된거야. 베커트는 슈트렉이랑 좀 달라. 댓글이라 길게는 못 적겠다. 여튼 좀 다름.
둘다 단행본 하나씩 먹어본게 전부긴 한데 솔직히 아도르노 읽을 때보다 더 싸해짐 베케르트는 상상된 미래가 좀 궁금하던데..
2차대전 이후 80년이 지났으니 슬슬 사이클이 온 거 같아 무서움. 현재로선 핵 공멸 때문에 서로 눈치 게임하고 있는 상황인데, 1차대전의 도화선이었던 황태자 암살 같은 어처구니 없는 뇌관이라도 터졌다간 모두 그대로 휩쓸려 들어 갈 거 같은 팽팽한 분위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