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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상학이란 무엇인지 모른다. 혹자는 소크라테스의 삶을 그려내며 이에 논평을 내린다면 그것이 일종의 현상학적 기술이라 말한다. 하지만 나는 그것만으로는, 즉 예시적 정의만 보고서는 알 수가 없는 문외한이자 무지한이다. 나는 소크라테스보다는 에우튀프론에 가까운 것이다.
나는 시란 무엇인지 모른다. 시란 무얼 위해 존재하며 어떤 이미지를 가져야 하며 무슨 목적을 가지는가는 내 관심사가 아니다. 이 방면에 관해서 나는 문외한보다는 무뢰한에 가깝다.
나는 페소아가 누군지 모른다. 그가, 아니 그들이 무얼 위해 나뉘어졌고 그들의 시나 철학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른다. 하물며 그가 쓴 담배가게에서 그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정확히 반영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나는 그에게서 다른 인물을 보지 못한다. 나는 블룸이 본 휘트먼을 그에게서 보지 못한다.
나는 이처럼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지도 못한다. 그러나 내 삶의 찌그러진 거울로 본 인상만은 느낄 수 있다. 내가 그의 담배 가게를 읽고 남기는 이 감상도 그 파편에 불과하다.
플라톤의 파이돈에서 소크라테스는 죽기 전에 시들을 남긴다. 이에 제자들이 물으니 신이 오래전부터 시를 쓰라 명했는데 자신은 이를 위해 철학(철학은 가장 위대한 시가니까.)을 했는데, 실은 이것이 문자 그대로의 의미가 아닐까 하여 남겼다는 것이다. 여기서 그가 말했듯 철학은 가장 위대한 시가라면, 즉 그것이 시와 대비되는 가장 우월한 것이라면 추론이 아닌 기술을 남기는 현상학이란 무엇인가? 형상과학에 가까운 그것은 무릇 시적 측면을 드러낸다. 그것은 일종의 산문시다(물론 이는 초월론적 현상학을 유념한 것은 아니다.). 무릇 시가 현상학적 측면을 드러낸다면, 철학이 가장 위대한 시라는 것은 어찌 보면 일종의 모순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모순이 발생하는 것은 상관이 없는 그것들을 억지로 붙이려다 보니 그런 것 같다. 그러나 페소아도 이와 비슷한 짓을 한다. 이 플라톤적 이상을 내보이며 화자는 초콜릿 이상의 형이상학은 없다고 말한다. 은박지 속 순수한 달콤함보다 형이상학은 가치가 낮은 것이다. 우울한 자들의 아편 같은 형이상학은 아이의 혀를 달래줄 초콜릿과 동일한 것. 물론 이에 관해 엄밀히 말하자면 사유와 다른 일종의 감각에 가깝다. 그러나 이것이 플라톤과 다른 이유는 그것이 시이기에 허용된다. 마치 플라톤이 만들어낸 소피스트 대회가 시대적으론 말이 되지 않음에도 그것이 희곡의 형태, 즉 문학의 요소로 있기에 용납되듯이 말이다. 시란 그런 것이다. 이런 인상적 고독은 그의 다른 면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모든 것이 될 수 있었음을 고백하면서 동시에 이런 꿈을 품는 것만으로는 불가함을 말한다. 세상은 정복하는 자들을 위한 것. 히틀러, 무솔리니, 스탈린? 여하튼 그는 이상 속에 빠진 자신을 고백한다. 아니 어쩌면 그런 아우구스티누스 이미지에 빠져 있는 걸 즐기는 걸지도?
불안. 나 자신이란 무엇인가? 변화하는 시대(20세기, 그러나 현재이기도 하다!) 속에서 정체된 자신의 물음. 가면을 쓴 그의 고백은 어쩌면 자신의 쓸모를 입증하려는 것인가? 그러나 이조차도 가면인가? 그러다 그는 현실감에 뒤덮여 정반대의 것들을 쓴다. 이게 그의 진짜 모습인가? 나는 확신이 없다. 아니 어쩌면 내가 진짜라는 허상을 뒤쫓은 것일 수도.
그는 작별을 고하며 떠난다. "안녕 에스테베스!" 결국 불안의 해소되지 않았다. 그 무엇도 그가 진정으로 고백하는 것인지 모른다. 그의 가면 속 모습이 무엇인지 난 모른다. 그러나 가면조차 그를 구성하는 한 요소일 따름이다. 페소아와 페소아들. 그의 인격들이 그가 아니던가? 그는 그래도 한 육신을 타고났다. 하나의 인격 속에 파생된 존재들이다. 그것들을 따로 구분하며 부정할 필요는 없다. 시는 삶의 긍정, 혹은 회피 속에 끝난다. 내가 앞서 이 감상이 파편이라 한 이유다. 이것들에는 일목요연한 주장이 없다. 파편들만 뒤섞일 뿐이다. 이것이 지극히 킨보트적 요소란 걸 난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은 거대한 해석 속 하나일 뿐. 페소아와 그의 인격들과 마찬가지다. 오히려 이 파편들 속에 조립되어 페소아는, 이 시는 존재할지도 모른다.
이거 월독 되기는 하려나... 너무 조현병 환자 글 같은데
페소아는 신이야
초콜릿
두번째 문단까진 페소아가 쓴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