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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보기관 출신들이 쓴 책들을 연달아 읽고 있는데
수집 능력이야 영화처럼 다큐멘터리처럼 대단들 하지만
그 정보를 해석하고 체계화하고 응축, 표현하는 능력은
정말 다들 다르구나 싶다
어떤 종류의 정보가 되었든
그것을 내 맴대로 소비하는 게 좋다면 뭐 알아서 할 일이지만
그 기준을 표준 삼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같은 현상을 보아도 누군가는 더 깊고
더 정확하며 유용한 해석을 추출해낸다
정보 해석 능력에도 레이어는 존재하며
궁극적으로 자신이 그 정보로 무얼할 것이냐 또한
최종 해석의 퀄리티에 달려있다.
달리말해 급은 존재한다
신뢰성을 검증 할 수 없고 정보량도 턱 없이 적으며
진위도 불분명한 최하급의 정보가 있는가 하면
한마디 말에 불과하지만 검증은 사무적 과정에 불과한
초고급 정보도 있을 것이다.
쓰레기통에서 똥 팬티를 뒤져가며 찾아낸
어떤 자금의 구체적 위치와 액수 등의 정보도 있다.
그걸로 무엇을 할 것이냐?
여기서 해석과 표현 능력이 개입한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 능력이 작동한다.
같은 cia 출신들이지만
누군가는 첩보 세계의 영웅담과 고뇌들, 노고를
감동적인 회고의 형식으로 담아낸다.
누군가는 자신의 백그라운드를 은근히 내세우며
자신이 제공하는 정보의 신뢰성을 높이려 한다.
누군가는 단순한 예시와 국제적 사건을 극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엮어 자신이 알려주고자 하는 내용을 기가 막히게 전달한다.
같은 첩보전이지만
누군가는 상대의 회사를 직접 무너뜨리려하고
누군가는 공매도 포지션을 잡는다
같은 프레젠테이션을 보고도
누군가는 계획이 있기는 있구나 라고 넘어가지만
누군가는 그 기업이 숨기고 있는 내부 방향 자체를 파악해낸다
수집부터 정리, 해석, 결론의 도출까지
첩보의 세계에선 정보의 형태와 위치가 모두 다양하다.
정보를 사용하는 목적과 방향 역시 다양하다.
첩보의 세계가 차가운 이유는
그 정보 하나에 개인 혹은 조직의 생사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첩보원의 역할을 할리우드 액션 배우쯤으로 생각했던
어느 첩보원 후보는
정보를 직접 가져올 수 있다고 떠들더니
친구에게 부탁해서 손상된 문서를 가져왔다.
거기다 자신이 스파이로 일한다는 사실을
24명에게 떠들고 다녔다.
그는 탈락이다.
제로섬 게임을 하는 자에게 정보를 주어선 안 된다
논 제로섬 게임을 이어가는 동지에겐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상대가 어떤 게임을 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며
어느 쪽이든 정보의 퀄리티는 중요하다.
문학이라는 필드에서는 사정이 좀 다를까?
책을 읽고 무엇을 경험했는지는
예술의 경험, 해석의 다양성이라는 미명 하에
모두 정당화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 정보로 무얼 할 것이냐보다도
어느 해석이 맞느냐에 열을 올린다.
이렇다 할 정보들이 오가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결국 자기 해석이 정당성을 잃는 이유는
최종 해석의 퀄리티가 낮고
그 목적 또한 불분명, 혹은 불순하기 때문이다.
나는 어땠을까?
작년엔 거의 유기했지만 나도 감상문을 꼬박꼬박 쓰곤 했다.
이왕 책을 읽은 거 유용한 가치를 남겨보고 싶었다
그걸 공유하면 좋을 것 같아 갤에도 많이 올렸다
그래도 우선은 나 스스로에게 도움이 줄 목적이 컷다
내 빈약한 표현력이 싫어 풍부함을 가지고 싶었고
책을 알팍한 레이어에서만 소비하기는 싫다는 생각도 있었다.
요즘은 감상문보다는
개인적인 메모와 일지, 단상들을 더 많이 쓰고 있는데
정보의 기반이 턱 없이 낮은 생각들이 쌓이는가 하면
사소한 정보들만으로 유용한 가치가 도출되기도 한다
쏟아내듯 쓰기도 하고 쥐어짜며 쓰거나
주섬주섬 주워모아가며 쓰기도 한다
그런데 그게 실생활에 도움이 되었느냐하면 아니올시다여서
더 최근에는 내 일과 연계되는 쪽으로 정보를 생산하고 있다.
기록하는 것은 생각보다 더 다양한 방식으로 도움이 되더라.
돈 많은 한량이 되고 싶은 밤이다.
첩보원들도 근로자여서 돈 막 엄청 만지고 그러지는 않더라
결국 돈 만지는 건 정보를 아는 사람이 아니라
정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더라
정보 기관 출신들이
클라이언트, 고객이라는 표현을 은연 중에 강조하던데
다 이유가 있는 거 였음
이런 것들 대다수가 미국에서 전후에 나온 경우가 많지연. 특히 대인 정보에 대해서는 특히나... 사상전에서의 공격과 방어(면역)이라거나... 전시나 전시 이후 생소한 배급식품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먹게 할 수 있는 방법이라거나...
정보전은 알면 알수록 무섭고 재밌다 책 ㅊㅊ좀
"정보의 수요자가 가장 많은 돈 번다" 이 대목에서 문득 떠올랐는데 모리스 창이 TSMC 회장으로 있을 때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중국의 견제 때문에 대만이 참석 가능한 국제 외교 무대가 APEC등 몇 안되는데 모리스 창을 자기 대신 보내서 각종 고급 정보를 귀동냥하고 중요한 인물들과 네트워킹하게 배려했고 각 나라 반도체 관련 전략이라던지 국제 금융에서 어떤 회사, 나라가 거액의 자산 투자를 하기 위해 자금을 대출, 융통하려고 하나 들을 수 있었다고 함 이후 TSMC내 반도체 산업과 전혀 상관 없는 정보기관 출신 즉 국제 정치외교 지정학 전문가들 대거 채용했다고 TSMC관련 대만 잡지 인터뷰를 모아 책으로 낸 것에서 읽은 기억이 남
초콜릿 회사 썰만 해도 경쟁업체가 초콜릿 제조 기계 주문했던 흔적으로 첩보전을 하고 부동산 업체 썰에서도 융통 자금 부족 신호를 찾아내서 공매도 쳤다고 함 전세계 산업 생태계가 거의 한 몸처럼 연결되어 있는 지금에선 진짜 피튀기는 전쟁일거고 우리 같은 개인은 오픈 소스를 종합 해석해서 흐름 읽는게 진짜 중요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