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주의 내용을 확인하시려면 스크롤 해주세요.

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만두이미지

독갤 여러분 라노벨이라 싫어할 수도 있는데... 한번 라노벨도 책이니 나름 분석해보는 글 들고와봤어요....

라노벨이라고 다 이상하게만 보기보다는 하나의 장르 실험장으로서의 기능을 봐주삼 레딧에 올리기 전에 초안이라 영미권 독자들이 읽기에 초점이 맞추어져있지만 한번 올려봄 ㅋㅋ


많관부


라이트노벨에 대한 인식은 생각보다 좋지 않습니다 그로 인해 라노벨의 sf 변천사를 논한다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실 분들도 있을겁니다

그리고 라노벨은 현재에 와서는 일본에서도 비중이 많이 줄어든 장르고 웹소설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는 걸 생각해보면 굳이 이 사장되어가는 장르에 대해 논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의문이 드실 분들도 분명 있을겁니다

하지만 초창기 라노벨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sf적이었으며 sf적 요소와 일본 애니의 요소들이 섞인 일종의 장르 실험장이었습니다

또한 톰 크루즈 주연으로 알려진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원작 소설이 바로 라노벨 all you need is kill이죠.

그리고 마르두크 스크램블과 학살기관은 일본 sf대상을 수상하거나 필립 딕 상 특별상을 탈 정도로 고평가를 받았습니다.

이처럼 라노벨을 단순히 가벼운 모에풍 펄프픽션으로 무시하기에는 일본 sf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생각보다 크고 과거 펄프픽션으로 무시받았던 여러 sf소설들이 지금에 와서는 장르의 고전으로 사랑받듯이 라이트 노벨 또한 훗날 새로운 고전처럼 될지도 모르죠.

이제부터 라이트 노벨 그중에서도 특히 sf 라노벨에 대한 역사와 앞으로의 흐름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며 새로운 작품들에 대해 알아가고 혹시나 과거에 가졌을지도 모르는 편견을 없애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기원하드 sf와 미소녀의 결합 더티페어

애니 초시공 요새 마크로스를 만든 것으로 유명한 sf 창작 집단 스튜디오 누에는 1979년 더티페어라는 소설을 내놓습니다

표지부터 애니풍 일러스트를 달고 나왔던 이 소설은 가벼운 문체 그리고 모에풍 캐릭터들을 보여주는 현대 라노벨의 원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심리 sf 소설 도구라 마구라(1935)를 라노벨의 원형으로 보는 일본의 전문가들도 있으나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더티페어는 아이돌과 같은 캐릭터 모에 요소로 무장했으나 그 전에 여러 과학적 설정은 기존 sf의 요소들을 차용했습니다

기계의 반란워프우주선 등 여러 sf적요소가 상당히 치밀하게 나옴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더티페어의 애니판 1화의 2분 34초를 보면 스타트렉 tos의 주연 캐릭터들의 이름과 배역이 적혀있는 재밌는 이스터에그를 볼수 있는데 이는 더티페어가 서구권의 sf에 큰 영향을 받았음을 알수 있는 이스터에그입니다.

참고로 스타트렉 tng의 시즌 2 8화에선 이 이스터에그에 대한 스타트렉 제작진의 화답으로 더티페어의 주인공인 케이와 유리의 이름이 잠시 지나갑니다대륙을 초월한 SF팬들의 소통이라볼 수 있지요.

정리하자면 더티페어는 기존의 서구권 sf에 일본의 모에요소를 더한 새로운 유형의 sf였습니다

 

그리고 79년부터 더티페어가 나온 후 약 10여년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영향을 받은 세카이계 SF 작들이 등장합니다.

 

2: 내면으로의 침잠에반게리온과 그의 후예들 부기팝은 웃지않는다와 이리야의 하늘, UFO의 여름

90년대 중반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영향으로 우주를 바라보던 시선이 우주에서 청춘의 내면으로 이동하게됩니다사실 에반게리온의 영향뿐만 아니라 당시 90년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라 불리는 경기침체와 고베 대지진옴진리교 테러 등은 사람들의 시선을 우주에서 내면의 어두움으로 전환시켰습니다.


세계의 위기(비일상)과 10대의 고민(일상)을 병치시키는 세카이계 감성이 탄생한거죠그리고 이를 대표하는 라이트 노벨로는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와 이리야의 하늘, UFO의 여름이 있습니다.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는 학교라는 일상을 배경으로 외계인과 실험체의 등장그리고 부기팝이라는 비일상적인 존재를 병치시켜 10대의 내면을 바라보았습니다. SF가 단순히 기술을 보여주는게 아니라 불안한 심리를 묘사하는 도구로 쓰이기 시작한 거죠이리야의 하늘 UFO의 여름도 마찬가지입니다이 소설은 언뜻 보기엔 소년과 소녀의 여름 로멘스처럼 보이지만 그 사이에 군사SF, 비극적 서사라는 비일상이 섞여져있습니다이처럼 기존의 서양 SF의 영향을 받아 거기에 모에를 더한 더티페어에서 내면의 어두움불안을 다루는 부기팝으로 라이트노벨의 흐름은 변화한 것입니다그리고 이러한 흐름은 또다른 수작 SF들을 만들어냅니다.


3. 액션과 철학그리고 SF의 결합 풀 메탈 패닉키노의 여행


풀 메탈 패닉과 키노의 여행은 앞서 말한 두 흐름의 화합적 결합이 일어난 케이스입니다풀메탈 패닉은 더티페어의 밀리터리메카닉 고증과 부기팝의 보이 미츠 걸 서사가 결합되었죠그리고 전장이라는 비일상과 학교라는 일상을 주인공 소스케와 히로인 카나메는 계속해서 왕복합니다.


그리고 키노의 여행은 부기팝의 건조한 관찰자 시점을 키노라는 여행자를 통해 사회학적 SF 우화로 확장했습니다작중에서 여행자키노가 여행하는 나라는 사람을 죽이는 게 합법인 나라출산과 노동 그리고 생존이 국가에 의해 통제되는 나라 등 여러 사회학적으로 많은 질문을 던지는 나라들을 여행하죠.


4. 문학적 SF를 다룬 이단아들마르두크 스크램블과 이토 케이카쿠의 소설들

이 소설들은 라노벨 레이블에서 나온 소설들이지만 서구권 하드 SF, 사이버펑크와 맞먹는 깊이와 주제들을 보여주었습니다모에 트렌드 속에서도 묵직한 주제 의식을 다룬 게 특징이죠마르두크 스크램블은 사이버펑크 세계관에서 펼쳐지는 차가운 복수극으로 범죄와 부패가 만연하고 인간 개조불법 도박 등이 만연한 세계를 배경으로 합니다또 그 암울한 세계에서 시스템의 개입 정도복수의 의미등을 탐구하죠.


다음은 이토 케이카쿠의 소설들입니다서구권에서 이토 케이카쿠는 본격 SF로 분류되나 하지만 그의 뿌리는 오타쿠 문화와 라이트 노벨에 있습니다사실 되게 애매한 케이스인데 일본과 한국에서도 그를 어떻게 분류할지에 대해 많은 의견이 있습니다대표적으로 학살기관의 실사영화를 기획중인 (저의 국가)한국의 감독 박찬욱은 이토 케이카쿠의 소설 학살기관을 일본의 라이트 노벨이라고 칭했습니다하지만 제가 정확히 찾아보니 이토 케이카쿠의 소설들은 엄밀히 따지면 라이트 노벨 전용 레이블이 아닌일본의 정통 SF 전문 출판사인 '하야카와 문고'에서 출간되었습니다그래서 서구권에서는 그를 'Japanese Science Fiction' 작가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를 라이트 노벨의 정신적 후계자로 봅니다. 그의 작품은 게임과 애니메이션이라는 서브컬처의 토양 위에서 자라났으며, 라이트 노벨 세대의 감수성을 가장 세련된 문학적 언어로 번역해낸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그의 초기작 메탈기어 솔리드 건즈 오브 더 패트리어트는 메탈 기어 솔리드 게임을 원작으로 합니다. 형식은 문학이지만, 그 영혼(Soul)은 우리가 사랑했던 서브컬처와 맞닿아 있는 것이죠. 또한 그의 작품들은 극장판 애니메이션 형식으로 모두 애니화가 되었습니다. 정확하게는 라이트 노벨이 아니나 빙과,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와 같은 라이트 문예와 비슷한 라이트 노벨 인접군 쯤 된다고 볼 수 있겠네요.


5. 은하영웅전설의 후예들 성계의 문장과 우주 제일의 무책임 남자

90년대 후반라이트 노벨이 소년소녀의 내면에 집중하고 있을 때한편에서는 여전히 묵직한 우주 함대전을 꿈꾸는 작가들이 있었습니다그리고 이 소설들은 과거의 명작 은하영웅전설의 영향을 받았지요은하영웅전설 또한 엄밀히 따지면 라이트 노벨이 아니나 일본에서는 라노벨의 원형이라고 평가받는 작품입니다은영전의 스페이스 오페라 설정과 거대한 세계관에 큰 영향을 받은 라이트 노벨들을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1996년 출판된 성계의 문장은 당시 라이트 노벨이 내면을 향해갈 때 우주를 배경으로 거대한 세계관과 치밀한 설정을 보여줬습니다특히 이 작품에서는 아브어라는 인공어가 나오는데 이 언어는 오로지 이 작품을 위해 만들어진 언어로 상당히 치밀한 설정을 작가가 추구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심지어 아브어는 작품의 권말부록으로 문법 사전이 실려있을 정도로 치밀했는데 이는 이 작품이 언어학적 SF로서의 면모도 가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책임 함장 테일러라는 이름으로 애니화가 된 우주 제일의 무책임 함장은 은영전의 세계관을 노골적일 정도로 패러디한 소설입니다유쾌한 패러디에서 시작했으나 뒤로 갈수록 테일러라는 양 웬리보다 더 게으른 함장을 통해 정치와 리더쉽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졌지요.


이렇게 1부이고 2부도 올릴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