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해도는 시간을 되돌린다. 돌려지는 시간은 후회의 크기와 비례한다.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 채 무한하게 시간을 되돌리고, 죽고 또 고통 속으로 돌아가는 삶은 축복이라기보단 저주에 가깝다. 해도는 사랑을 주기 이전에 사랑을 발명해 내야 한다.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책에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 책의 3분의 1 지점까지도 그러한 요소는 나오지 않았기도 했고, 이묵돌 작가의 다른 모든 책은 일부러 SF 장르를 선택한 <카누를 타고 파라다이스에 갈 때>를 제외하면 판타지를 다룬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에게 그러한 자질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시간을 돌린다는 판타지적인 요소가 극의 중심으로 이끌지만, 그것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더욱 절절하게 전달하기 위한 수단이다. 이 책은 [해도가 사랑을 발명해 내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랑이 모든 것을 초월한 사랑이란 것까지도.
능력을 가지게 된 처음의 해도는 능력을 최대한 이용해 세계 최대의 회사를 일구고, 순종적이며 완벽한 아내를 만나는 등 완벽한 삶을 만들기도 하지만, 두어 번 더 반복하고는 시간을 향한 복수심에 방탕한 삶을 살아가기도 하고, 피폐한 채로 늙어 죽을 때까지 미친 듯이 공부만 하는 삶을 살기도 한다.
철학적 사유는 결국 죽음을 염두에 두기에 하게 되는 것들이다. 해도는 죽음으로부터 철저히 배제되었기에 그러한 삶에서도 끝없는 외로움을 느낀다. 또 미친 듯이 바다로 몸을 던지기도 한다. 셀 수 없이 많은 시간을. 보다 못한 신(으로 해석되는 존재)이 해도 앞에 등장해 '이제 적당히 할 때쯤 되지 않았냐'고 말하기까지 할 만큼 영원에 가까운 시간을 바다에 몸을 던지는 데에 쓴다. 해도는 이 과정에서 그녀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어떤 삶에선 온전한 사랑을 주는 법을 배우고, 마지막 삶에선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된다.
이묵돌 작가가 결핍과 사랑을 다루는 방식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았으면 한다. 분량이 712쪽이나 되는 아주 두꺼운 책이지만 3일 만에 다 읽어낼 만큼 몰입감이 컸다.
"당신은 죽도록 사랑을 해본 적이 있는가?"
문체 ㅈㅅ 메모장에 걍 개인적으로 쓰는거라
글고 한 20분 전쯤 올렸었는데 오타 수정할라다 실수로 삭제 눌러서 재업함
암튼 재밌으니까 꼭 봐보삼!!!!
댓글 0